• 최종편집 2025-04-18(금)
 
장병옥 장로.JPG
  아~ 파란 물 넘실대며 굽이쳐 흐르던 강. 한 폭의 비단을 깔아 놓은 듯 화려하고 수려하여 그 이름을 금강이라 했던가. 아니면 4월의 아름다운 봄 햇살에 넘실넘실 춤추는 물결이 눈에 부셔 금강이라 하였던가. 출렁이는 금빛 물결에 쳐다보는 이들의 눈이 부시지 않았다면 금강이라는 이름은 아마 거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남한 4대강중의 하나인 금강 물은 맑고 수려하였다. 충청남북도를 거쳐 군산 만에 이르기까지 395km를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4월의 하늘아래 금빛처럼 반짝거렸다.
 내가 태어나 자랐던 시골 초가집에서 바라다 보였던 금강, 이른 봄 파릇파릇 어여쁜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에 강가로 가면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푸르고 맑은 물이 좋아 실컷 뛰어 놀았다. 그것도 모자라 첨벙 첨벙 하늘 높이 뛰어 오르는 숭어 떼, 밀물에서 즐겁게 놀다 썰물 때면 물속으로 가야 하는데 노는 재미에 푹 빠져 강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메기 붕어 떼들이 조그만 웅덩이에 갇혀 여기저기 남아 있다가 아이들에게 잡혀 죽는 줄 알고 머리를 처박고 숨어 있는 광경은 어린마음이지만 재미가 있어 헤헤거리며 깔깔 대기에 충분하였다. 어디 그뿐이랴 이제는 저 멀리 순천만 갈대밭까지 가야만 천연 자원처럼 볼 수 있는 꽃게와 참게들이 상큼한 풀을 뜯어 먹다 집게발을 치어들고 위협을 하노라면 게에게 어린 손가락이 물려 아파 눈물이 나도 한두 놈을 잡아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무척이나 신나고 재미있었다. 이런 재미가 어린 우리에게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보리, 밀, 이삭이 무르익은 여름날 힘든 타작 일을 하다 목이 마를 때 어른들은 서슴없이 강으로 달려가 물속에 몸을 담그고 휘휘 손으로 서너 번 젓은 다음 벌컥벌컥 물을 마셔도 그 물이 얼마나 깨끗했던지 병나지 않은 금강이었다.
 그 찬란한 물결, 빛나는 물결을 다시 보고 싶어 얼마 전 찾아가보니 그 강은 이제 예전의 강이 아니었다. 빛나는 한 폭의 비단물결, 하늘로 솟구치던 숭어들이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푸르고 맑은 물속에서 둥실둥실 떠가는 흰 구름이 거울같이 들여다보여 신기루에 빠진 듯 바라보았던 맑은 물은 어디로 가고 이상하게 칙칙한 물이 모여 슬프게 울고 있었다. 당신이 그렇게 그리워하던 금강은 이미 죽었노라고 통곡하고 있었다. 아! 이렇게 변해 버린 금강의 처참한 모습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불도저로 밀어놓은 강둑에 앉아 넋을 잃은 사람처럼 주저앉은 나에게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가 있었으니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이 동산에 할일 많아 사방에 일군을 부르네 곧 이날에 일하려고 누가 대답을 할까 일하러가세 일하러가 삼천리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 강산에 일하러 가세’ 민족 운동가 남궁억 선생이 지은 찬송 시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의 노래대로 우리조국 대한민국은 예부터 화려하고 수려한 금수강산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도 아름답고 수려한 자연의 모습을 망가뜨리고 파헤쳐서 예전 모습을 볼 수 없는 곳이 너무 많아졌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아름답고 고귀한 자연을 지키지 못하고 훼손하여 이제는 마실 물마저 걱정하고 살아야 하는 슬픈 시대가 온 것이다. 아름답고 수려한 계곡, 금빛처럼 맑은 물, 손으로 떠 마시던 산 계곡에 어김없이 공장이 서있고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는 물의 근원을 싹쓸이 오염시키고 있으니 이 어디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이렇게 훼손되고 파괴되는 금수강산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믿는 자들이 정치의 주요한 요직에 많이 앉아있다. 자연 만물이 훼손 되는 것을 보고 있지 말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선물을 보존하는데 앞장서야한다. 그리고 믿음의 자녀들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량을 줄이고, 길가에 버려진 휴지 한 조각 내가 먼저 줍는 정신이 하나님이 주신 이 세상을 사랑하고, 믿음의 선배 남궁억 선생이 지은 노래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는 찬송을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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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산] 금수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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