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에 비친 한국교회 자아상
위선자(가짜 지도자, 성직자)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고 하셨다. 위선자란 가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세상에 위선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현실은 한마디로 만신창이다. 핵 분열하듯 분열형태로 교단이나 연합기관들이 넘쳐 이름도 외우기 힘들 지경이다. 이미 장로교단은 100여개가 넘는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故 한경직 목사가 세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이다. 그런데 어느 날 연합기관이 사분오열하면서 서로 감투나 명예를 가지려 싸우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창립총회를 가진 (가칭)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연)는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을 통합하는 연합 기구로, 이번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9월 총회에서의 인준 여부가 주목된다. 만일 인준이 되면 46개 교단 중심으로 한 한기연은 한기총과 통합만이 남았다.
지난 2000년에 한국예수교개혁협회라는 순수 평신도 그룹이 이 땅의 교회 개혁을 위해 만든 단체에서 회장으로 활동 한 故 이창승 장로(부산성동교회 원로)는 그의 저서 <한국교회 개혁되고 있는가?>에서 “돈에 환장한 목사, 명예에 혼 나간 목사, 색에 더러워진 목사, 이 자들이 성직자 또는 주의 종이라는 명문으로 설치고 구정물로 흐리면 있으니, 가짜가 판을 치고 가짜 한국교회로 전락 시키지 않았던가?”고 했다. 1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 딱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의 모습이다. 한국교회에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대나라 이사야 선지자는 “어찌하여 너희는 더 맞을 일만 하느냐? 어찌하여 여전히 배반을 일삼느냐? 머리는 온통 상처투성이고 속은 온통 골병이 들었으며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성한 데가 없이 상처 난 곳과 매 맞은 곳과 또 새로 맞아 생긴 상처뿐인데도 그것을 짜내지도 못하고 싸매지도 못하였구나?” 라고 탄식했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나음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예수님은 가짜들을 보시고 “회칠 한 무덤“이라고 하셨다. 오늘날 교회를 괴상하게 지어 팔아 돈벌이 하는 자나 교회를 개척한다고 교인을 이용하거나 더 나은 곳으로 이전한다는 명목으로 교회를 부동산 전매로 공공연하게 매매 광고를 하는 악덕 부동산 브로커 같은 가짜가 누비고, 그러면서 성의라는 가운을 걸치고 목에다 각색의 후드를 두르고 앞섶에 성구를 수놓아 입고는 거룩한 주의 사자라고 근엄하게 행동하며 심지어는 금 십자가까지 차고 너풀거리는 자들이 가짜가 아니겠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박사가운을 지어 입고 과시하는 가짜 목사가 한국교회에 주름 잡고 있으니 예수님이 한국교회에 오시게 되는 날, 이들을 보시시고 가운을 화려하게 입었다고 진짜라며 거룩한 주의 종이라고 반겨주실까? 성직자인 티를 내며 추앙 받기를 원하는가?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교역자들이 권위적이고 교인들 위에서 군림하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 학벌에 상관없이 조용히 교회 양떼를 위해 강대상에 엎드려 기도하고 전도하고 심방하던 목회자들이 더 존경받고, 고급승용차를 타고 폼만 잡는 교만한 목사들을 오히려 경멸한다는 것쯤은 알아야 할텐데...
마치 구약시대로 돌아가 자신을 제사장으로 착각하고 기고만장하는 목사들을 걱정하는 평신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최근 유명 청소년 사역자가 청소년을 성추행한 사건과 부산에서 지역 아동 센터를 사모와 운영하는 목사가 아동들을 성추행해 4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언론 보도에 교계는 충격이었다. 어린 양과 같은 교인 한사람, 한사람을 귀하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 하여 내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수님은 “내가 올 때 참 믿음을 보겠는가?”라고 하셨다. 가짜가 판을 치는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을 한들 꿈쩍이나 하겠는가? 오히려 “너나 잘해”라고 외면하지 않으면 천만 다행일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한국 기독교에 주는 의미는 한국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고 갱신하는 계기로 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념을 위한 기념이 아니라 500년 전 문제 의식을 살려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타개하고 기념해야 한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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