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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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 이황은 부부 갈등을 겪는 제자에게 ‘부부간에 도리를 지키는 것은 힘들지만 이것이 가정 행복의 근본이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한다. 이황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선조 임금의 부름을 받음은 물론 학문으로도 세상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행복한 사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평소 이황의 인품을 믿었던 스승이 자신의 딸을 거두어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그 딸은 어릴 때 사화를 겪은 충격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였다. 이황은 스승의 청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여 어린아이처럼 철없는 아내의 행동을 감싸 주며 평생 남편의 도리를 다하며 살았다. 평소 부부가 서로 이해하며 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아는 이황은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은 제자가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제자에게 편지를 써 주며 말했다.
“편지를 여기서도 말고 집에 들어가서도 말고, 집에 도착하면 사립문 앞에서 읽게.”
  제자는 왜 그러냐고 묻고 싶었지만 스승의 명이라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길을 떠났다. 그리고 스승의 말대로 집 사립문 앞에 도착해서 스승이 써 준 편지를 뜯었다. 그 내용은 사립문 앞에서 편지를 읽으라고 한 이유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한 설명이었다.
  “사립문은 가정과 세상의 경계 지점이네. 가정은 세상의 가치가 적용되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네. 집 밖에서 있었던 울분과 괴로움은 집안으로 들이지 말고 사립문 앞에서 마음을 정화하고 들어가야 하네. 이것이 사립문 앞에서 편지를 읽으라고 한 이유이네. ……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시작되네.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또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이이므로 늘 손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예를 다하게. 그럼 모든 문제를 극복하고 평생 이해하며 살 수 있을 것이네.”
한 순간의 분노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한다. 세계최고의 여자골퍼 캐리 웹이 자신의 어이없는 플레이에 화가 난 나머지 골프채로 모래를 내리쳤다가 2벌 타를 먹고 우승을 놓친 일이 있었다. 결국 1타차로 준우승, 우승 상금까지 놓치고 말았다. 그 흥분의 대가는 무려 5천4백만 원이나 되었다.
과연 나는 내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마음을 다스리는 그 자리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한다. 가정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순식간에 가족들을 전염시켜 고통스럽게 만들고야 만다. 집에 들어서기 전에 그 쓰레기통에 사회에서의 절망, 한숨, 욕망을 모두 뱉어 버리고 집안으로 들어갈 때 가정은 행복해 진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일하러 가기 위한 준비는 철저히 하는데 가정의 행복이 시작되는 퇴근 시간을 준비하는 데는 무신경하다. 가족이 행복하지 않고서는 절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가족에게 불행 바이러스 대신 행복 바이러스를 심으려면 퇴근하여 대문을 열기 전 속세의 모든 걱정과 분노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밝고 환한 얼굴로 집에 들어서 보면 어떨까?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분이 있었다. 영업부 세일즈맨으로 시작해 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떻게 세일즈맨으로 입사해서 사장이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성공의 비밀은 가정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도 집에 들어서자마자 잔소리를 하던 전형적인 남편이었지만 어느 순간 가정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고, 그래야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 한 가지를 지켰는데, 일을 마치고 들어서는 집 앞에서 크게 한숨을 쉬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오늘 마지막 고객을 만나러 왔다.”
어떻습니까? 
“나는 오늘 마지막 고객을 만나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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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칼럼] 집 문 앞에 있어야 할 쓰레기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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