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성호 목사, 이하 부기총)가 부산중구청, 부산시 지원과 자체모금을 통해, 부산시 중구 광복로에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트리문화축제를 8년 전부터 개최해 오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트리축제는 예산과 규모가 괄목한 성장을 이뤄낸 것도 사실이다. 지역교회의 관심과 후원, 시와 구청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그 결과 부산시 대표적인 겨울축제라는 위상도 확립했으며, 세계축제협회 선정 TV 프로모션부문 최우수 축제, 유엔해비타트 산하 아시아도시연구소 선정한 2014 아시아 도시경관상도 수상한 바 있다. 작년 트리축제를 다녀간 인원만 800만명이다.
하지만 왠지 찜찜함을 감출 수 없다. 눈으로 보이는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분명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트리축제를 관련한 각종 ‘설’들과 ‘오해’들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인사들에 대해 부기총이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지만, 이 또한 말뿐이었다. 오히려 오해가 오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부기총 법인 이사회에서 이사회의 예산 집행 승인도 안 한 재정 2억 원 금액을 미리 집행한 것과 회계가 중국에 재료 구입차 2차례나 갔다 온 사실 때문에 오해를 불러 일으켜 대표회장과 회계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시와 구청은 법인을 믿고 예산을 배정하는데, 법인의 허락도 없는 예산 집행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또 과거 전례가 없는 회계의 중국행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회계 장로의 신앙과 인품을 신뢰한다고 해도 개인이 하고 있는 사업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좀 더 신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부기총은 3차례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마다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지만, 조사위원회가 특별한 조사결과나 관련자를 징계하지 않았다. “앞으로 주의 할 것”이라는 바람 정도로 조사위 결론을 내어 놓고 해체했다. 부기총 자체에서도 대응 방안 마련도 하지 못하고 있다. 법인 이사회에서 재정보험 가입을 결의했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법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부기총이 트리축제에만 모든 전력을 쏟고 있어, 시국이나 이단 문제등 부기총이 대처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전 구원파 박옥수가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대형 집회를 4일 동안 개최했지만, 여기에 대한 부기총의 대응은 전무했다. 박옥수 측은 매회 200여 명의 새 신자들이 출석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루에 두 번, 4일동안 총 1,600여 명이 이단 집회에 현혹돼 다녀왔다는 결론이다. 부산의 대표기관이라는 부기총이 일선교회에 주의나 당부를 요청하고, 이단 관련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했더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대한민국이 큰 위기속에 서 있다.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고, 미국대선의 영향과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그리고 국제정세의 영향으로 경제는 더 힘들어져 가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시위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부기총은 그 흔한 시국선언은 고사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제 트리축제를 내려 놓았으면 한다. 과거 부기총이 만든 성시화운동본부도 독립 이후 더 큰 발전을 이뤄냈다. 트리축제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부기총이 내려 놓아야 한다. 아니면 부기총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나 21세기문화포럼에 맡기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부기총은 부산지역 1,800여 교회의 대표기관이다. 지역 교회를 위해 존재하고, 지역 교회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작고 어려운 교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단들로부터 교회를 지키는 방패막이가 되어야 하는 게 부기총의 참 모습일 것이다. 부기총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교회를 지키고 대변하는 모습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
신이건 사장
ⓒ 한국기독신문 & kcnp.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