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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저녁 수요예배시간, 좌석 500여석이 빈틈없이 가득 메워졌다. 45년 전 설립된 성안교회의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윤장운 목사는 2년 전, 예장고신 총회에 총대로 참석했다가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그 자리에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다. 장시간의 뇌수술을 거쳤고 이후 휠체어를 의지하게 됐다.

오래 일어서 있지는 못해도 말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어, 이날 사모의 부축을 받으면서 회중 앞에 나섰다. 김경헌 목사(개금교회)의 사회로 드려진 예배는 신학 동기인 신상현 전 총회장이 ‘참 목자’(행20:17~27, 31)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신 목사는 “사역할 때가 있으면 물려날 때가 있는 것이 목회자다. 윤 목사를 생각할 때 불현듯 선한 싸움을 싸워 믿음을 지켰던 사도 바울의 목회 사역과도 닮았다고 느꼈다”며 “후학들을 평소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하고 섬겨온 아름다운 리더십의 목회자”라고 말했다.
예장고신 김상석 부총회장도 이날 축사를 통해 “후배와 선배 사이의 여론을 들어 보니 두루 칭찬과 존경을 받는 선한 목회자로 일컬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윤 목사는 개금교회(故 김종삼 목사 시무 당시) 부목사로 사역을 하다가 32년 전 성안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당시 교인 수는 150여 명이었으나, 현재 2000여 명이 넘는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윤장운 목사의 사역에 마침표를 찍는 이날 그동안 부목사와 전도사로 성안교회에서 사역했던 60여 명의 목회자 부부가 나와 ‘하나님의 은혜’라는 특송을 불러 많은 교인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정성으로 모아 준비한 금반지를 윤 목사 부부의 손가락에 각각 끼워 주었다.

이날 윤장운 목사 밑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던 강동명 목사(김해중앙교회)와 조서구 목사(부산북교회 은퇴목사), 김현규 목사(부암제일교회), 우남복 목사(전 서부산노회장) 등이 윤 목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윤 목사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여러 동역자들과 당회원 그리고 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윤 목사는 은퇴위로금 중 5억 원을 교회와 후학을 위한 기금으로 전달했다. 냇물이 강물을 만나 새롭게 바다를 향해 흘러가듯이 윤장운 목사의 은퇴예배는 제2의 항해를 알리는 감동을 주었다. 윤장운 목사는 후임으로 청빙된 정태수 목사(43세) 부부와 인사를 나누며 교회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는 마이크를 후임목사에게 넘겼다.

평소 총회 정치에 초연하게 오직 교회만 섬겨온 그가 휠체어에 의지한채 정든 교회를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신이건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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