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6(수)
 
 여중생 딸을 빗자루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11개월가량 시신을 집에 방치한 범인이 친부로 밝혀지면서 대한민국이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 엽기적인 참극을 벌인 친부 이모씨(47)가 현직 목사이자 모 교단 신학대 교수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부천소사경찰서는 이씨가 지난해 3월 17일, 가출한 딸 이양을 빗자루와 빨래 건조대 막대로 5시간 동안 폭행한 사실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딸이 사망한지 보름가량 뒤인 3월 31일에 가출신고를 했다. 경찰은 사망한 이양의 친구와의 면담과정에서 “작년 3월 15일쯤 이양을 만났을 때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고, 2016년 2월 2일 이씨의 집에서 이불에 덮여 있는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양은 반백골화 상태였다.
 이씨는 딸의 시신을 장기간 집에 방치한 이유와 관련해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딸의 시신이 전혀 관리되지 않았고 방향제와 양초, 습기제거제 등을 발견했다면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비판과 형량을 낮추기 위한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유학파 출신인 이씨는 최근까지 모 신학대학교의 겸임교수로 재직했으며, 부천시 소사구의 개척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유학 중 암 투병을 하던 부인과 사별 후 귀국해 백씨와 재혼 했다. 경찰은 이씨와 계모인 백씨 뿐 아니라 백씨의 동생(이양의 새 이모) 또한 폭행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회 재정 횡령, 성범죄, 칼부림, 도박사건 등 목회자들의 도를 넘는 행위들이 연신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기독교에 대한 비난과 적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목회자의 윤리의식에 대한 지적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교회가 세속화되면서 목회자의 인성과 영성, 인격보다 목사의 학위나 학벌이 자격조건으로 내세워져 영성과 윤리의식 없는 목사를 양산하고 말았으며, 지나치게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병폐를 다시 한 번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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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 살해, 시신 11개월 방치한 친부가 현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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