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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오징어게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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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황동혁
출연 : 성기훈(이정재),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이명기(임시완), 강노을(박규영), 김준희(조
유리), 황준호(위하준), 장금자(강애심),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은 영화를 따라간다. 인기 있는 영화일수록 그 반향은 크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현실을 잘 반영한다. 달리 말하면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감독이 영화의 스크린에 펼쳐 놓은 어떤 장면, 스토리, 가치관은 즉시 모방 효과를 낳는다는 데 있다. 한 때 조폭 시리즈 영화들이 인기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 즈음을 지나면서 청소년들의 입이 거칠어 졌다. 욕설이 난무했다. 우스개소리로 욕을 빼면 말이 안되는 지경이 되었다. 일본 학원 폭력물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던 시점에 학원 폭력도 더해졌다. 이른바 왕따 현상, 학원 폭력이 훨씬 증가했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여 그 반향이 크면현실은 그 영화를 따라간다.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 게임이 드디어 대결말을 장식했다. 시즌 1에서 엄청난 글로벌 흥행을 이룬 뒤 시리즈 2와 3을 제작하여 개봉했다. 오징어 게임은 일종의 신드롬을 낳았다.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찍은 것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놀이를 따라하고 관련 상품도 메가 히트를 쳤다.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오징어 게임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이런 저런 이유로 빚을 진 사람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상금에 눈이 멀어 게임장에 들어왔다. 456명의 참가자들, 게임을 해서 최종 승자가 되면 456억의 상금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첫 게임을 하고 난 뒤 참가자들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게임에 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설마 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
왔다. 게임에 탈락하면 죽는다. 공포와 전율이 이들을 사로잡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고 했다. 프론트 맨은 한 가지 탈출구를 제시한다. 참가자들이 투표를 통해 게임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게임 정지를 결정하면 현재의 상금을 나눠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충격이다. 게임을 계속 하자는 편이 더 많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심리가 담겨 있다. 우선 내가 어떤 게임이든지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이 깔려 있고, 또 하나 다른 사람을 죽여서라도 돈을 차지하겠다는 욕망이 내포되어 있다. 잔혹한 부조리극이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거대한 부조리다. 이기적 욕망이 싸움을 낳고 전쟁을 낳고 제국을 낳았다. 제국은 이런 인간 심리를 선동한 독재자가 독차지하는 구조다. 대부분은 희생의 제물이 되고 비참한 삶을 영위했지만, 그들은 나도 언젠가 제국의 최상위 포식자가 될 것이라는 착각과 내 자녀가 사다리의 맨 윗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자기기만을 해 왔다. 이런 자기 기만과 거대한 착각 속에서 죽고 죽이는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이 이어져 왔다. 결국 극소수외에 다 죽고 마는 게임인데도 깨닫지를 못한다.
오징어 게임은 작금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신자유주의라는 물결 속에서 일어난 금융자본주의의 욕망을 펼쳐 보인다. 누구든지 게임에서 최후 승자가 되면 슈퍼 리치가 될 수 있다는 신화가 판을 치고 있다. 그런 신화의 주인공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대학의 롤모델이 되고 사회의 영웅이 된다. 잘 생각해 보면 전 세계에서 겨우 몇 명 뿐인데, 나도 그 사람이 될 것이라 착각을 한다. 토마 피케티의 잘 정리된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부의 50%이상을 전 세계 인구의 단 1%가 차지하고 있는데 말이다. 99%의 사람은 이 거대한 게임의 법칙에서 탈락하고 1%의 부자들을 위해 부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욕망의 매카니즘은 끝이 나지 않는다. 나도 1%의 마법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감독은 예언자적 인물을 다시 게임판에 넣었다. 성기훈이다. 그는 지난 게임의 최후 승자가 되어 막대한 부를 획득했지만, 그 돈이 누군가의 피의 대가라는 것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친구가 죽었고, 이런 저런 사연의 사람들이 죽은 대가를 도무지 누릴 수 없었다. 그는 이 게임을 중지시키려 한다. 다시 게임판에 들어간 성기훈은 지속적으로 말한다. “이러다 다 죽습니다” “이제 게임을 멈추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죽이고 돈을 차지할 것이라 하지만 자신이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성기훈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 놓을 각오가 되어 있다. 비록 자신이 죽을지라도 이 게임을 멈추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족하다고 여긴다.
성기훈은 예언자의 목소리다. 일찍이 월터 브루그만이 말한 예언자적 상상력의 사람이다. 브루그만은 앗수르, 바벨론, 이집트 제국의 각축장 한 가운데서 외쳤던 예언자 이사야를 소개한다. “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며, 독사 굴에 어린아이가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세상 ” 은 예언자가 소망하는 곳이다. 제국에 던지는 폭탄 선언이자 대안 세상에 대한 청사진이다. 맞다.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생각에서 시작된다. 오징에 게임에서 프론트맨 황인호가 당황해 하는 지점은 성기훈의 선지자적 면이다. 그곳에서 거대한 게임판의 균열이 일어난다.
아울러 성기훈의 진정성에 감동한 소수의 무리들이 대안이다. 비록 자신은 인생에 실패했지만 태어날 아기는 새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소망하며 희생을 각오하는 김준희, 자식 교육에 실패해서 끔찍한 게임판에 들어왔으나 각성한 장금자, 게임진행요원으로 들어왔으나 거대한 구조에 맞서는 강노을 등이다. 성기훈의 예언자적 목소리에 반응한 사람들이다. 역사
는 이런 소수의 각성자들에 의해 진보해왔다. 흑인노예의 인권을 대변했던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생각에 동의하고 도왔던 ‘클래펌’ 공동체, 존 울먼 목사의 사상에 동의하고 해방 노예들을 북쪽으로 데려다 준 ‘지하철도’ 조직원들, 이런 사람들의 헌신으로 역사는 발전해 왔다.
이제 우리들이 움직일 때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에 일희일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감독이 던진 구조적 문제에 응답할 때다. 칸트가 일찍이 말한 바 “머리 위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우리의 마음에 살아있는 도덕 법칙” 에 응답할 때다. 나 혼자의 욕망에 끌려 사는 삶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헌신이다. ‘다 죽을 것이냐? 다 살아남을 것이냐?’ 그것은 나의 각성과 의지에 있다. 오징어 게임을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돌려주자. 해 지면 훌훌 털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동심의 세계를 물려주자.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체 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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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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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비유에 담긴 하나님 나라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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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에 담긴 급진적 의미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나라를 간절히 기다렸다. 하지만 그들은 점점 더 하나님 나라에서 배제된 채 척박하고 불안한 현실을 목도할 뿐이다. 그러나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그들이 익히 듣던 하나님 나라와 달랐다.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그 새로움과 놀라움은 현재와 다른 삶을 상상하고 희망하게 했다.”
비유의 주제는 하나님 나라
김길구 오늘 우리가 다룰 주제는 예수님의 비유를 다룬 김호경 교수의 《예수가 하려던 말》들 입니다. 공관복음서에 있는 예수님 말씀의 ⅓가량이 비유로 되어 있고, 그 메시지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비유parables가 적게는 30개 많게는 60개로 학자들에 따라서 달리 보고 있는데, 본서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19개의 비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현호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하여 저자는 ‘예수 당시 사람들이 뒷목을 잡을 만큼 놀랐던 이야기에 나는 왜 놀랄 수 없는가?’란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이유를 해석의 왜곡에서 찾고 있어요. 2천 년 전 1C 팔레스타인 지역의 일상에 빗대어 한 낯선 이야기들을 오늘 우리가 100% 공감하기는 불가능하겠죠. 저자는 그 시공간의 간극을 성서학적, 철학적 사색을 통하여 메꿔주고 있습니다.
류지원 또 하나의 특징은 철학적 사유인데, 19개 비유를 설명하면서 한 비유에 한 개념씩 현대철학자들의 통찰과 연결함으로써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는데요. 일부만 소개해도 앙가주망, 리좀, 아비투스, 르상티앙 등 철학 개념과 키에르케고르, 장 폴 사르트르, 칸트, 레비나스, 푸코, 질 들뢰즈 니체 등이 망라되어 있어 좋았어요.
김길구 비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예수가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할 때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는 하였지만, ‘하나님 나라’의 뜻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에둘러 그것도 상징과 비유를 들어 모호성과 다중성을 띤 채 듣는 이들이 그것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이 불가피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김현호 하나님 나라는 예민한 말이예요. 로마 황제의 나라와 대치되는 개념이죠. 더 놀라운 것은 여기 서있는 사람 중에는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고 했으니까요.
류지원 책에서 말하는 비유 속의 복음의 급진성이란 힘없고 소외된 절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기존의 상식과 질서와 상투성에 익숙한 사회 관념의 변혁과 일상의 세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사회 질서의 도래를 꿈꾸는 통쾌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열리다-에포케
김길구 마13:45~46에 나오는 ‘진주를 구하는 상인’의 비유의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 책에는 19개의 비유 중 첫 번째 비유입니다.“하나님 나라는 좋은 진주를 구하는 상인과 같다. 그가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산다”는 내용입니다. 저자는 우선 인용한 비유를 성서학적으로 분석하여 재구성하고, 이를 현대철학자들의 개념들로 확대하여 비유에 나타난 함의를 살펴본 뒤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어요.
류지원 “때가 찼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는 (막1:15) 말씀에서 하나님의 통치는 절대적인 하나님의 주권으로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고 다만 우리가 해야할 것은 회개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겠다는 방향전환 곧 ‘돌이킴’인데 철학자 후셀이 말하는 에포케(Epoche)로 정지, 중지, 중단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자신이 옳다고 여겨 온 일과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판단중지는 새로운 대상에 접근하기 위한 첫걸음을 말합니다. 회개가 익숙함으로부터의 돌이킴이라면 복음을 믿어라는 선언은 방향전환의 목표이며, 에포케를 통해서 새롭게 대면하는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김현호 비유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를 정의 하면서 “정치적이고 영적이며 실존적인 사건으로 단순한 내세의 왕국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 삶의 질서가 전복되고, 가난한 자가 복되고, 권력이 재편되는 혁명이다. 하지만 이 혁명은 칼이 아닌 진리로, 억압이 아닌 해방으로, 억지가 아닌 은유로 완성된다.”는 대목이 와 닿습니다.
■주체로 행하다 - 앙가주망
류지원 마25:14~30에 나오는 유명한 달란트 비유의 예를 들어보죠.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 능력에 맞게 각각 5달란트, 2달란트, 한 달란트씩을 주고 떠났는데, 오랜 뒤에 돌아와서 결산해 보니 5달란트 받은 종은 5달란트를 남기고, 2달란트 받은 종은 2달란트를 남겨서 칭찬을 받고,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땅에 숨겨두고 한 푼도 남기지 못했다고 하자 있는 것 조차 빼앗기고 어두운 데로 쫓겨났다는 얘기입니다.
김현호 달란트는 적은 돈이 아니예요. 1달란트가 대략 6,000 데나리온에 해당되고, 한 데나리온은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니 한 달란트는 노동자가 대략 17년간 받을 품삯이니 거액으로, 주인은 종들을 재산목록으로 알던 시대에 상상이상의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저자는 주인이 그들에게 기대한 것은 앙가주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길구 앙가주망(Engagement)은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자주 사용했던 용어로 직접 사회에 참여, 즉 앙가제(s'engager)하여 조금씩 세계를 변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선택의 폭, 행위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이 책에서는 주체적으로 관계된 일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이는 그의 자유에 대한 이해와 관련이 있는 개념입니다. 주인은 그 큰돈을 주면서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 돈을 쓸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주었을 뿐입니다. 1달란트 가진 종은 그 큰돈을 사용하는 하는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는 아무것도 하지않았고 그러므로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자신의 자유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대가였습니다.
■새로운 꿈을 꾸다 - 르상티망
김길구 마 20:1~16의 포도원 품꾼 비유입니다. 주인은 인력시장에 이른 아침과 오전 9시, 그리고 정오인 12시, 오후 3시에 나가 하루 품삯인 1데나리온의 조건으로 일꾼을 데려와 일을 시키고, 마칠시간이 다 되어가는 오후 5시에도 나가보니 일자리를 못 구해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동일한 조건으로 일을 시킨 뒤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계약한대로 임금을 1데나리온씩 똑같이 나누어주었다는 얘기이지요.
김현호 이른 아침에 채용된 일꾼과 오후 5시에 채용된 사람이 같은 임금을 받으니 더 많은 시간을 일한 사람들이 원망하자 주인은 “내가 선함으로 네가 나를 악하게 보느냐”며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류지원 저자는 여기서 니체의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약한 입장의 사람이 강자에 대해 갖는 질투, 원한, 열등감 등의 감정인 시기심을 르상티망(ressentiment)이라고 하였는데, 그 예로 로마의 가치를 뒤집기 위해서 ‘신’이라는 개념으로 정반대의 가치를 만들어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그리스도교와 팔복의 전도된 가치관을 들었어요. 마치 이숍우화의 신포도와 같은 방어기제가 작동했다는 거예요.
김길구 저자는 약자의 논리인 니체의 주장대로 르상티망으로 인해 그리스도교적 특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온 품꾼과 늦게 온 품꾼 모두가 주인에게만 종속되며, 주인의 자유는 포도원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공동체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르상티망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다음은 마셜 존슨 저, 차준희 교수 번역의 《고대 문학의 렌즈로 보는 성경》으로 이레서원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정리 김길구】
김호경의
《 예수가 하려는 말들 》
예수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일상의 소재로 누구나 알아듣게 우화적인 비유로 심오한 진리를 설파하셨기 때문이다.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교훈들 중 35%가 비유의 말씀으로 그 핵심의 주제는 ‘하나님 나라’였다. 이스라엘이 왕과 나라를 잃고 당시 최강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던 절망의 시기에 예수는 비유를 들어 ‘황제의 나라’가 아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익숙한 일상의 얘기를 빗댄 그의 가르침에 군중들은 열광으로 화답하였다.
2천년 전의 시공간의 간극을 저자의 성서학적, 철학적 지식과 더불어 그의 쾌도난마식 글쓰기는 비유가 가진 본래의 역동성을 되찾아 주며 즐거운 독서로 안내해 주고 있다.
◇ 저자소개
김호경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장로회신학교에서 신약학 교수로 가르쳤다.
◇ 저 서 ∥
《예수의 식탁 이야기》, 《여자, 성서 밖으로 나오다》, 《예수가 상상한 그리스도》, 《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 역서로는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신학-정치학》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예수의 비유》 요아킴 예레미아스 / 분도출판사 / 1974
《예수님의 식탁 이야기》 김호경 / 두란노 / 2024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님의 비유》 케네스 E 베일리 / 이레서원 / 2017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 대산초당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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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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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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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을 설명하지 않는다.
이단을 진단하는 핵심 코드를 알려준다.
“나날이 진화하는 K-이단의 최신 트렌트는 무엇인가?”
“한류를 업고 세계로 진출한 K-이단의 미혹 코드는 무엇인가?”
“타 이단교리와 섞여진, 이단 교리의 핵심 코드는 무엇인가?”
“타 이단을 밴치마킹한 이단 교리는 어떻게 진화되어 가는가?”
포스트 코로나 세상은 ‘복음 전도’와 함께 ‘복음 분별’이 동시에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단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환경과 코로나 이후 본격화한 온라인 공간을 넘나들며 하이브리드 이단으로 정착한 모양새이다.
교회 밖에서는, 노략질을 일삼는 가짜 이단이 진짜 교회처럼 양의 옷을 입은 선한 이웃으로 코스프레한 후, 자원봉사활동에 주력하며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교회 안에서는, 신앙 연륜이 있는 교인들은 물론이고 나름 성경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많다고 하는 신앙인들마저 이단의 미혹에 빠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 이단들은 사회적 순기능을 노출하는 포교전략과 한류(K-Trend)로 무장한 채,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가히 ‘한국 이단 팬데믹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형세이다.
이러한 때 이단의 핵심코드를 명확히 잡아내는 이 책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단을 진단하고 파악할 수 있는 명확한 눈을 갖게 해준다.
<저자소개>
한국 이단 연구의 선구자이자 월간 「현대종교」 설립자인 故 탁명환 소장의 장남으로, 이단 신도의 피습을 받아 소천한 선친의 뒤를 이어 이단 예방 및 대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신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신학석사, 한국교회사), 미국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GTU(Joint M.Div./M.A., 역사신학)에서 공부했으며,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St. Michael’s College에서 교회사 전공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교수로 재직하면서, 월간 「현대종교」 이사장 겸 편집장 및 부산성시화 이단상담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이단』, 『교회와 이단』, 『이단 OUT』(이상 두란노), 『이단이 알고 싶다』(넥서스CROSS),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현대종교), 『가스라이팅 이단』(산), Family- Centered Belief and Practice in 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and the Unification Church(Peter Lang Publishing, Inc.), 『찬송으로 듣는 교회사 이야기』(대한기독교서회), 『부산의 첫 선교사들』(한국장로교출판사), 『다르게 다가서는 역사』(예영커뮤니케이션) 등이 있다.
출판사 : 한국장로교출판사
정가 16,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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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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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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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리스토퍼 매쿼리
출연 : 톰 크루즈(에단 헌트), 헤일리 앳웰(그레이스), 이사이 모랄레스(가브리엘), 사이먼 페그
(벤지 던), 폼 클레멘티프(패리스)
얼마 전 지인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일식 전문점이었는데 주방장이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분이라 한다. 이 집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챗 gpt’가 알려줬다고 한다. 이번 여행의 비행기표, 숙소, 맛집 등을 챗 gpt에게 물어서 예약을 했다고 한다. 언젠가 친구가 말했다. “여호수아서를 강의하고 싶은데 요약해서 ppt로 만들어 줘.”라고 명령했더니 순식간에 강
의안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최근 목회자 모임에서 특별 강의를 의뢰했다. 연세대 신대원 교수님이 강의한 제목은 ‘인공지능이 종교 활동을 할 수 있을까?’였다. 교수님은 최근 서구 학자들의 연구를 중심으로 멀잖은 시간 안에 인공지능 자체가 종교를 창시할 수도 있고 종교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하셨다. 영화가 현실이 될까?
톰 크루즈가 제작하고 주인공을 맡은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은 이런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시리즈 첫 편이 1996년에 방영되었고 이번은 8번째로써 약 30년을 이어온 영화다. 7번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에서 영화는 인공지능 엔티티(Entity)의 존재를 알렸다. 미국 주도로 만든 인공지능 엔티티는 스스로 진화하여 세상의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류를 전멸시킬 계획을 세웠다. 엔티티가 세운 계획은 주요 핵 보유국의 전산망을 해킹하여 거짓으로 핵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인지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상대 국가가 핵 미사일발사로 인지하여 역시 핵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류는 파멸이다.
물론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최정예 요원인 에단 헌트는 이 계획을 무산시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은밀히 움직인다. 전편 데드 레커닝에서 에단 헌트가 배운 것 하나가 있다면, 엔티티를 이기기 위해서는 엔티티처럼 사고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인공지능이 유도하는대로 움직였다가는 실패하고 만다. 엔티티는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가브리엘이라는 요원을 쇠
뇌하여 에단 헌트를 제거하려 한다. 가브리엘은 스스로 엔티티의 사도로 부르며 자신이 전 세계를 장악할 수 있다고 여긴다.
가브리엘을 추격하기 위해 베니스로 잠입했던 에단 헌트는 오히려 사랑하는 여인 일사의 죽음을 목격한다. 에단 헌트가 거짓 정보에 빠져 헤매는 틈을 통해 가브리엘이 일사를 제거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에단 헌트는 잠적한다. 더 이상 작전을 지속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급박하게 진행되는 엔티티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미 정보국
은 에단 헌트를 다시 소환한다. 그에게 불가능한 임무를 수여한다. 엔티티를 제지하기 위해서는 오래 전 침몰한 러시아 핵 잠수함 세바스토폴 호의 심장부에 있는 소스 코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단 헌트는 그레이스, 벤지, 패리스 등과 함께 다시 한 번 불가능한 임무에 헌신한다.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에단 헌트는 자신의 과거와 조우한다. 일례로 세바스토폴 호의 침몰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베링해역의 한 전파 기지에 갔을 때 그 기지를 30년 동안 지키던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30여년 전 에단 헌트가 CIA 기지에서 정보를 빼 올 때 중앙통제실을 지키던 윌리엄 던로였다. 그는 그 날 에단 헌트가 빼 간 정보를 지키지 못한 이유로 오
지로 좌천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미안해 하는 요원들에게 윌리암은 이렇게 말한다. “오히려 잘 된 일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정말 중요한 임무를 도울 수 있게 되었잖아요.”
순간 에단 헌트는 깨닫는다. 자신의 선택과 임무, 또는 자신 때문에 불가피하게 희생되어야했던 사람들조차 거대한 미션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나의 모든 책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선택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나 환경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훗날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몫이라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일찍이 톨스토이가 깨달았던 것과 유사하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단편에서 이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시몬이라는 구두수선공을 통해 사람은 내일 일에 대한 운명을 미리 아는 것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함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를 이룬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내가 선을 택하고
내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할 때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되고 상처가 될지 모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역시 그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위해서 빌라도라는 총독이 필요했던 것처럼.
어쨌든 영화의 제목처럼 에단 헌트와 그를 돕는 벤지, 그레이스, 패리스 등은 불가능한 미션으로 보이는 일을 차근차금 수행해 간다. 우선 베링해 심해에 침몰한 세바스토폴호의 중앙제어장치에서 소스 코드를 얻어낸 뒤, 루터가 만든 특수 장치에 엔티티를 불러들이는 일이 남았다. 콩코의 정보 저장 장치에 이른 요원들은 가짜 코드를 엔티티에게 흘려 엔티티가 특수 잘
장치로 들어오게 유도한 뒤 제거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 찰나와 같은 순간에 이 일을 완수해야 한다. 하지만 엔티티도 만만치 않다. 엔티티를 콘트롤 할 수 있다고 믿은 가브리엘은 잠복하고 있다가 루터가 만든 소스 입력 장치를 빼앗아 미리 준비해 놓은 경비행기로 달아난다. 에단 헌트는 가브리엘의 비행기를 쫓아가고, 벤지와 그레이스는 루터의 저장 장치를 준
비한다. 한편 엔티티는 거짓 정보를 각국의 전산망에 심어서 핵 미사일 발사 장치를 준비하게 한다. 미국 대통령 참모실에서도 이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한 채 핵 미사일 발사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과연 에단 헌트가 엔티티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전에 엔티티가 핵 미사일을 발사하게 할 것인가?
이제 영화의 주요 주제를 생각해 보자. 우선 영화는 오늘날 현실이 된 인공지능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인간은 편리를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챗 GPT 뿐 아니라 각종 생성형 인공지능을 앞 다투어 개발하여 상용화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 새로운 시장에 전력을 다해 경쟁중이다. 이런 시류에 맞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실생활에 사용
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인류를 장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주는 정보와 자료에 의존하고 있으니. 하지만 인공지능이 주는 자료는 기존의 자료를 정리, 요약해서 제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가끔 거짓 정보나 틀린 정보를 내 놓기도 한다. 이 점을 잘 인지해야 한다. 영화는 인류가 인공지능 같은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
하는 것을 경고한다.
또 한가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영화에서 결국 인류를 구하는 것은 에단 헌트다. 주지하듯 에단 헌트 역을 맡은 톰 크루즈는 사이언톨로지 신자로 알려져 있다. 일종의 과학종교라 할 수 있다. 우주는 메스트(Mest)로부터 왔고 그것으로부터 물질, 에너지, 공간, 시간이 만들어 졌으며, 인간은 우주영혼 테탄의 도움을 받아 온전한 영혼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일종의 과학종교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에단 헌트가 말하는 대사 중 “신의 뜻에 반하여, 우리는 스스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영화는 철저히 인간 스스로가 인류의 구원자임을 말한다. 엔티티는 전능자로 묘사되며 보이지 않지만 모든 곳에 존재하며 인류를 장악하고 있다. 에단 헌트는 이에 맞서 싸운다.
우리는 이런 주제를 잘 파악하면서 우리의 구원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영화에서 엔티티라 불리는 전능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자는 하나님이시며 그 분은 영화가 묘사하듯 인류의 파멸을 원하시지 않고 대신 인류의 구원을 원하신다. 죄는 인간이 스스로 결정한 결과이며 하나님은 구원자 예수님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류를 회복시키신다. 종교 개혁자 루터는 일찍이 예수님의 구원의 방식을 설명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주입’(injection)을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우리에게 주입되면 우리는 살아난다. 마치 병균에 전염되어 죽어가는 사람이 백신 접종을 통해 회복되듯이 인간은 죄의 전염에서 은혜의 전염으로 다시 소생한다. 인류 역시 마찬가지다.
에단 헌트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의 희생으로 은혜가 주어졌고 인류에게 인젝션되었다. 그 은혜가 우리를 살리며 사회를 회복하며 세상을 구원한다. 죄의 오염을 해결할 불가능한 미션은 은혜의 전파다. 은혜를 전파하는 요원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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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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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새로움, 미술과 창조적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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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미술이야기 Ⅱ
<7인의 컬렉션>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콤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유명한 첫 소절이다. 우상숭배와 정치적인 이유로 재단화와 성상 등 기독교 작품들을 멀리했던 개신교회가
그 잃어버린 유산을 찾아 나섰다. 교회 성장에만 몰두 미술과 조형물이 주는 유익함 마저 버렸다는 반성에서다. 그동안 기독교 미술에 대한 변변한 이론서 하나 없던 140여 년의 우리 개신교계도 늦은 감이 있으나 한국미술인협회를 중심으로 2021년 《기독교미술이야기Ⅰ-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2023년 《7인의 컬렉션》을 펴낸 것이다. 소개된 미술과 신학 그리고 역사를 관통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통하여 무뎌진 미적, 영적 감수성을 깨워 세상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저자소개 ∥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 라영환, 서성록 외 5인
▶ 라영환 교수: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이론분과 위원장을 역임하며 기독교 미술문화의 발전과 기독교인으로서 문화적 소명을 성취해 나가도록 지원하는 사역에 열심이다.
- 저서∥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반 고흐 꿈을 그리다》, 《개혁주의 조직신학개론》 등이 있다.
▶ 서성록 교수: 안동대학교 명예교수로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드웨스트 대학 기독교교육학과에서 「칼빈주의 예술론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예술론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과 정부 미술은행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저서∥ 《한국현대회화의 발자취》, 《동서양 미술의 지평》, 《미술관에서 만난 하나님》, 《박수근》, 《렘브란트》, 《거룩한 상상력》, 《미술의 터치다운》, 《예술과 영성》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기독교 미술 이야기 - 여섯 개의 시선》 라영환 외 / 와웸퍼블 / 2021
《미술사의 신학》 ①,② / 신사빈 / W미디어 / 2021
《세상인문학적인 미술사》 이준형 / 비욘드 날리지 / 2023
기독교인문학<58>
새로움, 미술과 창조적 영성
- 아름다움을 넘어 생명과 소망으로 -
기독교 미술의 역할
“크리스천 예술가들은 예술적 작업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 예술은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이다. 브랜드와 채플린이 말한 바와 같이 기독교 미술의 역할은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잊어버린 질문을 일깨우는 데 있다.”-라영환의 <예술과 세계관> 중(中)에서-
기독교와 문화예술
김길구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화를 보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입장을 알아보지요. 우선 윌리엄 드라이셔의 주장부터 말해 볼게요. 개신교 신학자인 그는 개신교 전통이 잃어버린 ‘시각적 신앙’의 회복을 주장하며 예술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창조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인간은 시각적 존재이며, 예술을 통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현호 가톨릭 신학자로 20C 가장 영향력있는 미학적 신학자인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하나님의 영광은 단지 이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통해 감성적으로 인식된다며, 전통적인 신학은 참(眞), 선(善)에 집중했지만 아름다움은 소외되어 왔다는 입장입니다.
류지원 칼 바르트는 하나님의 계시는 문화나 인간 이성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며, 예술조차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고 강조했어요. 문화를 논하면 빠지지 않는 문화신학자 폴 틸리히도 빠질 수 없겠죠. 종교는 문화의 본질이고,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문화 안에는 궁극적 실재에 대한 갈망이 깃들어 있으며, 문화 자체가 신앙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열다
김길구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전편인 「여섯 개의 시선」 중 라영환 교수가 발표한 첫 번째 주제는 《17C 네덜란드 예술, 종교개혁의 적용과 열매》에 대한 얘기입니다. 개혁교회 네덜란드의 역사를 통해 종교개혁이 성상파괴운동으로 위기에 처한 네덜란드 화가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김현호 교회의 제단화를 비롯한 성상파괴운동으로 최대의 고객인 교회를 잃게 되자 그 대안으로 네덜란드 화가들은 풍경화와 풍속화에 눈을 돌려, 당시 세계 최강의 해군력으로 세계 식민지개척에 성공하여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 부르주아 시민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미술의 대중화에 성공함으로써 작지만 더 큰 시장을 얻어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맞게 됩니다.
류지원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시장 이전에 종교개혁, 특히 예술가들의 재능을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보는 직업적 소명설과 세속적 금욕주의를 주장하는 칼빈주의의 신앙관이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거예요.
김길구 네덜란드 화가들이 발견한 것은 일상성(日常性)이었습니다. 종교적 이미지가 사라진 자리에 일상의 이미지가 자리 잡게 된 거예요. 그들이 바라본 곳은 하나님이 부르신 소명의 현장이었어요.
류지원 성과 속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거부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다 거룩한 일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따라서 노동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고 게으름과 태만은 죄라고 본 것이죠. 종교적 금욕이 세속적 금욕으로 바뀐 거예요.
김현호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은 종교가 아닌 삶의 개혁, 더 나아가 세계관의 개혁으로 신학자들이 낳았던 종교개혁이라는 알을 적극적으로 품었던 일반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한국 기독교미술의 역사
김길구 다음은 서상록 교수의 《한국기독교미술의 형성과 전개》인데요, 태동기(일제강점기 ~1950년대 중반까지)의 중요한 작가로는 1924년에 「부활 후」로 조선미전에 3위 입상한 화선(畵仙)으로 불렸던 인물화의 대가 이당 김은호입니다. 이 작품은 첫 개신교 작품으로 민족 부활의 여망을 담아 제작했는데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사진으로만 남아 있어요.
김현호 이당이 배출한 제자 중 무언과 불청의 장애를 가진 운보 김기창을 뺄 수는 없겠죠. 그는 전란 중에 제작한 「예수생애」 30점은 조선시대 풍으로 토착화시켰어요. 이런 시도는 「천로역정」 속 삽화 42점을 그린 기산 김근준과 월전 장우성 등도 있었는데 게일 같은 선교사들도 자국의 문화를 배려해 장려할 정도로 초기 미술계는 혼합주의 논란 없이 한국의 문화를 수용하였다니 오늘날과 비교가 됩니다.
류지원 형성기(1960~70년대)의 작가로는 김기창, 김학수, 안동숙 등 익숙한 이름들이 활동하였고, 황유업과 두각을 나타낸 미석 박수근 등이 시대의 애환과 서민의 삶을 기독교 신앙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제작한 시기입니다. 부흥회와 사경회 등으로 교세가 확장되자 목사이기도 했던 이연호가 주동이 되어 1966년 ‘한국미술인협회’가 창립되었고, 초기에는 신·구교가 전시회도 함께하다 1969년부터는 따로 하게 되었어요.
김길구 도약기(1980년대)는 기독교 전래 100주년이 있는 시기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많았는데, 그중에도 의미 있는 것은 혜촌 김학수의 「예수의 생애」와 기독교 역사 풍속화 연작 발표, 서봉남의 가로 8m 세로 4m 제작기간 2년 6개월의 역작 「영광」, 그리고 윤영자의 17m의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에 새긴 인물 조각, 김영길의 선교용 회화, 김병종의 수묵으로 된 일련의 수난 연작을 「바보예수」 발표하여 이들의 성과는 그동안 축적된 한국기독교미술가들의 역량을 보여주었으며, 김병종의 경우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순회 전시에서도 큰 호응을 받아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김현호 확산기(1990년대~그 이후)에는 젊은 작가들의 부상과 한국미술인선교회와 아트미션의 창립되었고, 기독교 예술에 관한 번역서들이 집중적으로 출판되어 작가들에게 이론적 토대와 함께 비전을 품는 계기가 되었는데 프란시스 쉐퍼의 「예술과 성경」과 「기독교문화관」, 한스 로크마커의 「현대예술과 문화의 죽음」 등이 그것이다.
류지원 반면 2000년대는 전국에 불어닥친 상업화의 쓰나미가 미술계를 강타하고 옥션, 블루칩, 아트펀드와 아트페어란 신조어들이 횡횡한 시기로 가치의 추락과 비전의 빈곤으로 자본에 의한 미술의 잠식이 가속화 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큰 교회와 단체 중심의 미술선교회들이 조직되면서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시기였습니다.
운보 VS 혜촌
김길구 다음 주제는 장신대 김진명 구약학 교수의 《운보 김기창과 혜촌 김학수의 성경읽기와 그리기》 입니다. 이름 정도는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기독교미술을 대표하는 운보 김기창(1914~2001), 혜촌 김학수(1919~2009) 화백은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고,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연작을 제작했으며, 각각 독특한 화풍과 신학적 해석을 통해 예수의 모습을 한국적 정서와 미학 속에 담아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김현호 제작연도는 운보는 1950~70년대인데, 혜촌은 1983~85년 사이로 도상학적인 비교해 보면 둘 다 한복과 동양인의 옷차림에 화풍은 운보는 수묵 중심의 간결한 선묘사에 민화적 요소를 가미하였고, 제한된 색상과 먹색 중심인 반면 혜촌은 세밀한 채색화에 정교하고 선명한 색 대비가 특징이지요.
류지원 상징요소로는 운보는 한복과 한옥, 두루마기 같은 민족적 상징을 포함하고 있다면, 혜촌은 후광과 연꽃 등 불화적 요소를 풍기는데, 전반적으로 운보는 예수의 인간성과 고난을 내면화하여 표현하여 복음서로 치면 마가복음의 이미지로 한국민중의 고난과 연결된 느낌이라면, 혜촌은 예수의 신성과 영광, 구원의 이미지로 요한복음의 느낌에 예수의 왕권과 구세주의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길구 한 권도 아닌 두 권씩 읽으면서 말하려니 힘들지요? 16개 주제 중 3꼭지만 다뤘네요. 문예비평가 수전손택의 말처럼 감성이 아닌 도식적이고 규범화된 해석은 그림을 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선입견 없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시면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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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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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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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감독 : 봉준호
출연 : 로버트 패틴슨(미키 반스), 나오미 애키(나샤), 스티븐 연(베르토), 마크 러팔로(케네스 마샬)
Q : 영화를 소개해 주시는 영소목 김양현 목사님 나오셨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A : 네 안녕하세요. 영소목 김양현입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이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 때문인데요. 요즈음 가장 뜨거운 영화인 미키 17을 소개하려 합니다.
Q : 미키 17, 저도 꼭 보고 싶은 영화인데요. 사람들의 관심도 많고 또 각자 이야기 거리도 많은 영화더라구요. 사람들마다 할 말이 많던데요.
A : 아무래도 봉준호 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작품으로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으니까요. 한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고, 당연히 이 작품에 세계적 관심이 모여진 것이죠.
Q :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만든 미키 17 , 어떤 영화인가요?
A : 미키 17은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구요. 가까운 미래에 지구가 황폐해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우주선 프로젝트를 시행해요. 이 프로젝트를 맡은 사령관은 마샬이라는 사람이구요. 마크 러팔로가 연기했는데 이 배우는 우리에게 마블의 헐크를 연기한 배우로 잘 알려져 있죠. 암튼 이 우주선에 의도치 않게 우리의 주인공 미키가 승선하게 되는 것이죠.
Q : 미키가 우주선에 승선한다. 그럼 미키는 우주 조종사인가요?
A : 그건 아니구요. 사실 미키는 친구인 베르토와 함께 마카롱 가게를 차렸는데 이 가게가 망하게 되었어요. 문제는 사채를 빌렸다는 점인데 악독 사채업자가 두 사람을 잡아서 협박을 한 거죠. 빚을 제 때 갚지 않으면 지구촌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응징하겠다고. 그래서 두 사람은 지구를 떠나 우주로 도망치려고 이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게 되는데, 미키는 별 재주가 없어서 익스펜더블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어요. 담당자가 세부사항을 잘 읽어보고 지원한 것이냐고 묻자 미키는 상관없다고 해요. 그래서 미키는 바로 승선이 확정되는데 잠시 후 담당자가 미키를 부르더니 이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는데 충격적이었던 거죠.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Q : 충격적인 프로젝트라?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미키가 놀랐을까요?
A : 일종의 복제 프로그램에 지원을 한 것이었어요. 미키의 뇌를 스캔해서 기계에 옮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 복제를 한 것이죠. 그리고 미키는 언제든지 복제를 할 수 있는 것이었구요. 이렇게 한 이유는 이들이 목표로 한 행성에 도착했을 때 그 행성 대기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위험 물질이 있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생물체가 존재할 수도 있잖아요. 미키는 그런 미지의 임무를 수행할 존재였던 거죠. 실제로 미키, 사실은 복제된 미키죠. 미키가 우주선이 운항 중일 때 선체 밖에서 작업을 하는데 이유는 우주 방사선에 얼마나 빨리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렇게 미키가 죽으면 기계는 새로운 미키를 복제해 내는 것이죠. 그렇게 미키 1, 미키 2, 미키 3이 등장하는 거에요.
Q : 아 그러면 제목이 미키 17이니까, 이 주인공은 17번째로 복제된 미키인 셈이네요.
A : 맞습니다. 미키 17, 즉 17번째 복제된 미키는 새로운 행성에 내려서 탐사를 하는 임무를 맡았어요. 탐사 도중 얼음이 깨져서 밑으로 추락하는데, 거기에 이 행성에 이미 살고 있는 생명체가 있었던 것이죠. 거대한 몸뚱아리를 가진 존재였는데 맘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었어요. 당연히 미키는 잡아 먹힐 줄 알았지만 그 생명체들이 오히려 미키를 구해주게 된 것이죠. 우주선 안에서는 당연히 미키 17이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을 복제한 상태이구요. 하지만 미키 17은 구사일생으로 우주선으로 살아 돌아오게 된 것이구요.
Q : 아니 그럼 미키 17과 18 , 두 미키가 공존하게 된 것이잖아요.
A : 맞습니다. 영화의 본격적 스토리는 이 특이한 상황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미키 17과 18, 같은 존재인데 또 다르고, 분명히 복제를 했는데 성향은 전혀 다르고, 또 문제는 미키 17이 나샤라는 요원과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미키 18도 사랑하게 되고, 나샤는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서 혼란과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Q : 할 이야기가 많겠네요. 영화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겠고, 핵심적인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 사실 인간 복제에 대한 기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거든요. 인간 복제가 가능한가? 그렇다면 이것이 허용될 수 있는가? 만약 인간이 복제가 된다면 소위 정신 혹은 영혼도 복제가 되는가? 이런 것은 계속되는 윤리적, 종교적 문제이구요. 일단 봉준호 감독은 몸은 복제될 지라도 영혼이나 생각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영화에서 제기한 것이구요. 왜냐하면 일란성 쌍둥이를 보면 동일한 세포에서 성장했지만 생각이나 태도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그리고 인간복제라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니까 영화에서도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행했고요. 기독 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은 내용이기도 해요.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인데 과연 인간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창조할 수 있는가? 인간이 인간의 창조자가 될 수 있는가? 영혼은 복제가 되는가? 이런 논의가 뜨거운 주제이기도 하구요.
Q : 윤리적으로 신학적으로 논쟁거리가 많은 영화겠네요. 또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사령관 마샬에 대해서 말들을 많이 하더군요. 특정 정치인을 패러디 한 것 아니냐구요?
A : 이 문제에 대해서는 봉준호 감독이 밝혔는데요. 영화가 2022년에 완성되었고 최근에 개봉한 것이니까,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정치적 상황이 이 주인공과 오버랩 된 것이라구요. 미국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을 패러디 했다고 하고, 한국 사람들은 한국 대통령이라고 하고,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대통령이라 하고, 한 마디로 전 세계적 정치 상황이 안 좋은 것이라 해야 겠죠.
Q : 이 영화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즉 경제적 시각으로 이야기도 많이 하는 것 같던데요?
A : 미키는 어떻게 보면 극한 직업의 노동자라 할 수 있죠. 자영업을 하다 빚더미에 앉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지원을 했는데 실험용 소모품 정도로 취급 당하죠. 미키는 고유한 이름 대신 숫자로 불렸으니까요. 미키 1, 2, 3 이런 식으로요.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졌구요.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네 삶을 풍자한 것이라 보여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조직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대량해고 등으로 사라지기도 하구요. 인간 존재가 부정당하는 현실인 것이죠.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사실 미키는 이름이 불려줘요. 미키 반스라는 이름요. 이름이 불려진다는 것은 존재를 인정 받는 것이죠. 유명한 시인의 경구처럼 ‘그가 내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던 것이죠.
Q : 이름을 불러주는 공동체, 중요할 것 같아요.
A : 제가 자주 이야기하는 점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이름을 자주 불렀으면 좋겠다고 늘 말해요. 무슨 무슨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이렇게 직분으로 부르는 일이 다반사인데, 직분 대신 이름으로 부르면 좋겠어요. 직분으로 우리가 부르면 교회가 무슨 조직 같이 느껴져요. 하지만 서로 이름을 불러 주면 형제, 자매 같은 공동체가 되거든요. 교회는 그런 곳이니까요.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예수 가족 같은 공동체, 그런 교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Q : 좋은 제안입니다. 오늘은 최근 화제작 미키 17을 소개했습니다.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들도 함께 감상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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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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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죽음은 고통스럽지만 복 있는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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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죽음사회 너머》
- 거룩한 노년을 위한 생사학 -
죽음은 인간이 대처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이나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말하기를 불편해한다. 그래서 회피하고 부정하며 금기시한다. 저자는 죽음을 부추기는 위험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죽음은 회피할수록 역설적으로 생명이 감춰지고 죽음의 문화가 확산된다며 죽음을 피하지 말고 바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내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가꾼다는 뜻이고, 죽음이 끝이 아닌 삶의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문이므로 준비된 죽음으로 존엄성을 지키며 아름다운 삶을 마무리할 것을 권면한다. 대학원에서 생사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생사교육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결론은 ‘죽음은 결국 생명의 열매를 맺기 위한 토양’이라는 것.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 하고픈 이들에게 드리는 기독교 생사학 매뉴얼.
◇ 저자소개 ∥ 김 성 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 미국 미시오 신학교(구 비블리컬 신학교)에서 선교적 교회론으로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이민목회를 하였고, 귀국하여 나들목교회와 광주소명교회에서 사역했다. 현재는 한림대학교 대학원에서 생사학 박사 과정에 있으며 생사교육문화연구소의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안식》 /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 복있는 사람 / 2007
《나이듦의 신학》 / 폴 스티븐스 / CUP / 2018
《죽음과 부활의 신학》 / 김균진 / 새물결플러스 / 2015
《현대생사학 개론》 / 찰스 A 외 / 박문사 / 2018
기독교인문학 〈57〉
죽음은 고통스럽지만 복 있는 관문
- 죽음을 기억하라! -
죽음을 직면하라
“이제 죽음을 편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불편한 대상을 피할수록 진실은 멀어진다. 우리는 죽음을 직면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죽음의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죽음을 모른 채 생명을 제대로 누릴 수 없고 영원한 생명인 부활을 소망할 수 없다.”
'죽음'은 금기어?
김길구 며칠 전 휴대폰에 부고가 떴어요. 작년에 뵈었던 박만교수가 안타깝게도 소천하셨다는 거예요. 66세의 아까운 나이에… 순간 은퇴 후의 취미생활을 위해 배우고 있다며 연구실 한편에 세워둔 클래식과 일렉트릭 기타를 번갈아 치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저며왔어요. 이처럼 죽음은 우리 곁을 서성이고 있는데 늘 잊고 살아요. 박만교수의 마지막 저서가 되겠네요. 고인을 추모하면서 《인생의 질문 신앙의 답변》 중에 죽음에 관한 얘기 중 생각나는 대목이 있다면?
류지원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를 인용한 대목인데, 죽음은 보편적이지만 서구 기독교 문명 속에서 죽음에 임하는 태도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변해왔단 거예요. 중세 초기에는 공동체의 품에서 ‘우리의 죽음’으로 함께 했다면 중세 말기에는 공동체 의식의 약화로 ‘나의 죽음’으로 바뀌더니, 바로크 시대에는 ‘멀고도 가까운 죽음’으로 점차 객관화하고, 낭만주의 시대로 와서는 ‘타인의 죽음’으로 타자화하더니, 현대사회에 와서는 죽음이 ‘아주 낯설고 두려운 것’으로 최대한 숨기고 금기시해야 할 ‘반대물’로 전화해 왔다는 거지요.
죽음학, 생사학의 발자취
김현호 저자는 ‘생사교육문화연구소’ 소장인 김정민 목사입니다. 우리에겐 생소한 생사학(生死學)은 처음에는 죽음학(Tanatology)으로 시작했는데 1903년 메치니코프가 노인학을 연구하면서 처음 사용했다고 해요. 그러다 1963년에 미네스타 대학교에서 최초의 정규과목을 개설한 후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었는데, 아시아에서는 죽음에 대한 기피 때문인지 생사(生死學), 또는 사생학으로 재정의하여, 한국에는 1997년 한림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죽음교육 과정을 개설하였고, 2004년에 ‘생사학연구소’를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해요.
류지원 우리는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기대하고 살지만 OECD 자살률 1위에서 보듯이 노인들의 질병, 빈곤, 돌봄문제를 비롯한 연명치료, 존엄사, 고독사 등 주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요. 삶의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프로그램은 필요합니다. 급속한 노령화를 맞고 있는 교회는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죽음의 지배아래 있는 인간
김길구 불편한 진실은 우리 모두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지만, 죽음을 잊고 살아간다는 거예요. ‘거룩한 노년을 위한 기독교 생사학’이라는 부제가 말하듯, 이 책은 기독교적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라고 할 수 있어요.
김현호 고대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죠. ‘메멘토 모리!’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너무 우쭐대지 마라.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의미인데, 생명이며 부활의 종교인 기독교는 죽음이 종착지가 아닌 영원의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기에 사는 동안 삶의 의미를 찾아 최선을 다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류지원 그렇죠. 기독교에서의 죽음은 죄에 대한 형벌로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는 것과 이 죽음의 권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극복되었으며 사후 다른 차원의 몸으로 창조주 앞에서 죽음이 지배할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죽음은 부정과 긍정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지요.
늙어 간다는 것
김길구 나이듦에 대하여 얘기해 보죠. 폴 스티븐스는 모세의 서사에서 살아온 날을 ‘세는 것’(시90:12)을 ‘시간의 성화’라고 했어요. 비록 우리의 신체는 날로 노쇠해 가지만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삶의 여정이 값지고 의미 있게 잘살아왔다는 자존감 속에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한’(시편 92편) 삶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지요?
김현호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분류하고, 초기노인은 65-74세, 중기노인은 75-85세, 후기노인을 85세 이상으로 분류하지만,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65세 이상이면 가능한 노인 일자리 200여 명의 평균 연령이 75세가 약간 넘었고, 최고령자는 92세였다고 해요. 노인들의 빈곤 문제도 문제이지만, 대가와 무관하게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존감을 유지하는데 일자리는 꼭 필요합니다.
류지원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기대하며 흔히 ‘9988234!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병원에 입원하고 편안하게 죽는 것이 바람이겠지만, 통계를 보면 평균수명 84세, 건강나이 평균 약 67세로 약 17년 동안 각종 질병으로 골골거리며 살다 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에 맞는 영양과 운동 그리고 마음의 평안이 필요합니다.
김현호 더 치명적인 것은 치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2년도 통계를 보면 치매 환자가 거의 100만 명을 돌파했군요.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1년도 기준 전국 추정 65세 이상 노인 인구 총 857만여 명 중 치매환자는 약 88만 명으로 유병률은 10.33% 노인 10명당 1명은 치매에 걸리고, 점점 증가하다가 80세 이상이 63%였다니 안타깝군요.
자살에 대하여
김길구 자살한 사람이 2023년 통계를 보니 13,978명으로 10만 명당 27.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월 1,000여 명이 사망한 거예요.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 숙명적 자살로 분류한 사회학자 뒤르켐은 ‘자살의 동인이 심리적 조건보다는 사회적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가톨릭보다 경직되어 있는 것 같아요. 1983년 가톨릭에서는 자살을 가리켜 ‘교회가 자비를 베풀어야 할 절망에 빠진 사람의 표지’라고 하여, 목회적 차원에서 자살 유가족들을 위해 장례를 허용한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하죠.
김현호 자살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해요. 책에는 빅터 프랭클의 명저 《죽음의 수용소에서》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으로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여러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죽음의 극한 상황에 직면한 자신을 포함한 수용자들을 관찰한 결과보고서로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비결은 ① 고통 자체는 의미가 없지만, 우리가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과 ② 니체의 말처럼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③ 외적인 상황은 바꿀 수 없어도 인간에게는 어떠한 상황 속에도 자신의 태도와 선택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류지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는 정신과 의사로서 logos+therapy의 합성어인 ‘로고테라피-의미치료’라는 삶의 의미를 찾고 이를 통해 내면적 충족을 이루게 하는 심리기법을 고안하였는데, 의미를 찾는 방법으로는 일이나 예술활동 같은 창조적인 활동을 하라는 것과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 그리고 고통을 견디며 성장하라는 것입니다. 그의 사상은 전후 세대에 큰 호응을 얻었고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그의 저서는 철학적·심리학적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길구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결산’입니다. 저자는 인생여정의 마무리는 네 가지에 초점을 맞추라고 제언합니다. 첫째로 나의 유산과 서사 남기기, 둘째로 화해하기, 셋째로 나의 존엄지키기, 마지막으로 나만의 장례식 계획하기입니다.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죽음이란 하나님의 얼굴을 맞대고 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고통스럽지만 복 있는 관문이다”란 말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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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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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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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로물루스
감독 : 페데 알바레스
출연 : 케일리 스패니(레인 캐러딘), 데이비드 존슨(앤디), 아일린 우, 아치 리노(타일러 해리슨), 스파이크 펀(비요른)
가까운 미래 지구는 황폐되어 더 이상 주거가 불가능하다. 인류는 잭슨이라는 행성으로 이주하였다. 하지만 잭슨 행성 역시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이 좋지 못하다. 또다시 인류는 이바가라는 지구와 흡사한 행성을 찾아냈고, 소위 부유층은 이바가로 이주했다. 이바가 행성은 잭슨에서 약 65광년 거리다. 즉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타도 65년이 걸리는 먼 거리다. 잭슨에서 이바가로 이동하려면 특수 수면장치에 들어가 동면을 해야 한다. 그동안 우주선은 자동항법으로 이동한다.
반면 잭슨은 광산 개발을 위한 광부들과 식량 생산을 위한 노동자들만 남아 있다. 주인공 레인은 잭슨 행성에서 회사가 요구하는 노동조건을 완료했기에 이바가로의 이주를 신청하러 이민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이유없이 거절당한다. 왜 안되냐고 항의하자 잭슨에서의 노동기간을 일방적으로 늘려버렸다. 이제 레인은 죽을 때까지 잭슨에 머물러 살아야 한다. 그녀는 동생 앤디와 함께 숙소로 향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들이 그녀를 아지트로 부른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이바가 이주계획을 설명한다. 물론 불법 이주계획이다. 자신들이 최근 잭슨 행성 대기권 밖에 떠도는 폐 화물선을 찾았는데 아마 거기에 동면장치와 연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그것만 확보하면 갈 수 있다고 레인에게 동참을 제안한다. 그런데 왜 레인에게 제안을 하는가? 실상은 레인의 동생인 앤디 때문이다. 앤디는 소위 인조인간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로봇이다. 화물선 진입을 위해서는 앤디와 같은 로봇의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행은 소형 우주선을 타고 몰래 잭슨 행성을 벗어나 우여곡절 끝에 화물선에 도착한다. 화물선과 도킹한 후 앤디가 앞서 화물선의 해치를 열고 일행은 화물선 안으로 들어간다. 그들의 목적은 동면장치와 연료 확보다. 별 이상 없이 동면장치도 찾고 연료도 찾았다. 이것을 자신들의 우주선으로 옮기면 이바가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연료를 꺼내려 할 때 이상한 인기척을 느낀다.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 이 알 수 없는 정체는 외계 생명체 즉 에이리언이다.
일행이 알게 된 것은 자신들이 찾은 버려진 우주선이 화물선이 아니라 특수 목적을 띈 것이었고, 그 목적은 얼마 전 에이리언과의 대 전투 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수거하여 실험을 하는 것이었다. 실험의 내용은 에이리언의 혈액을 추출하여 인간에게 주입하여 인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인간은 우주여행에 적합하지 않은 신체를 가졌으나 에이리언은 우주 여행에 적합한 신체를 가졌기에 인간신체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으로 강화하는 실험을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에이리언이 깨어났고 오히려 실험실 내 인간을 다 몰살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알을 키우고 있었다. 다행히 선체에는 앤디와 같은 인조인간 과학 로봇 룩이 있었다. 그는 홀로 에이리언과 맞서 싸우다 최후의 수단으로 선체의 온도를 급격히 내려서 에이리언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냉각시켰다. 그런데 레인의 친구들이 우주선에서 동면장치와 연료를 빼내는 과정에서 우주선을 가동시켰고 온도가 상승하자 에이리언들이 깨어난 것이다. 그리고 레인과 동료들은 에이리언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활약을 하는 존재는 앤디다. 앤디는 레인과 친구들과 달리 프로그램된 로봇이라 우주선과 접촉하여 선체 구조를 파악하고 게다가 에이리언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까지 습득한다. 앤디가 설계될 때 그의 일차 목적은 레인을 지키는 것이었다. 레인의 아버지가 앤디를 그렇게 프로그래밍했다. 따라서 이 위기에서 앤디는 오로지 자신이 누나라 부르는 레인을 지키는 것에 집중한다. 하지만 일행이 에이리언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선체에 남아 있던 과학로봇 룩의 칩을 앤디에게 꽂아서 재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고민하던 레인은 친구들의 설득에 허락을 했고, 앤디의 머리에서 기존의 칩을 제거하고 우주선내에 존재하던 룩의 칩을 주입한다. 다시 깨어난 앤디는 더 이상 앤디가 아니라 이젠 웨이랜드 유타니 회사의 충실한 과학 로봇 룩이다. 룩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우주선과 실험체를 지키는 것에 최적화 프로그램되어 있다. 몸은 앤디이지만 정신은 룩이다. 룩은 레인과 친구들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다. 그의 목적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실험체를 지키는 것이다.
돌변한 앤디로 인해 레인은 당황한다. 더 이상 앤디는 자신을 보호해주는 동생같은 로봇이 아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과학로봇 룩이다. 앤디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그의 머리에 인식되어 있는 칩을 제거하는 것 뿐이다. 영화의 종반부는 레인과 앤디의 갈등, 친구들과 에이리언과의 사투가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물론 후반부에 이르러 친구들이 하나씩 에이리언의 공격으로 죽어 나가고 레인이 홀로 남았을 때, 에이리언들이 레인을 공격하러 올 때 앤디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자신이 보고 있는 레인을 지켜야 할 것인지, 레인을 내버려 두고 회사를 위해 에이리언들을 살려두어야 할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이 지점에서 앤디는 온전한 로봇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관객들은 지켜보게 된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앤디는 그의 뇌 속에 인식되어 있는 칩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감독은 앤디가 단순히 칩에 의해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감정과 기억이 그의 뇌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그린다. 자신에게 인식된 프로그램과 잔존해 있던 기억과의 갈등에서 혼란을 느끼던 앤디는 마지막에 레인을 지키는 것으로 결정하게 된다.
인간은 뇌의 지배를 온전히 받는 것인지, 아니면 온 몸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 잘 모르겠다. 만약 인간의 몸에 영화처럼 어떤 프로그램화 된 칩을 인식한다면 그는 로봇처럼 행동할 것인지, 그가 살아온 삶의 기억과 습득된 감정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영화는 그런 의문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최근 로봇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요리를 하는 로봇, 청소를 하는 로봇, 심지어 농구나 축구를 하는 로봇도 개발되어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되면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까? 그는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프로그램이 되었겠지만 과연 그럴까? 아님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에서처럼 인간을 넘어서는 어떤 존재가 될까?
신학적으로도 상당한 질문이 요구된다. 이런 로봇 인간도 인간일까? 인간이 만들어 낸 어떤 존재를 하나님의 창조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의 바벨탑일까? 만약 영화에 등장하는 앤디와 같이 인간과 같은 음식을 먹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기능하는 인조인간이 등장한다면 그는 영혼이 존재할까? 그도 구원의 대상일까? 복제인간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영혼도 복제가 되는 것인가? 생각이나 가치관도 복제가 되는 것인가?
영화에서 앤디는 극적인 순간에 룩이 아니라 앤디의 정체성을 찾게 되고 레인을 지킨다. 신화학자 기어츠의 말을 인용하면,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자 현실을 이끌어가는 매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영화와 같은 현실이 펼쳐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치열하게 신학적으로, 윤리적으로 대비해야 마땅하다. 과학은 신학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신학은 과학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통해 다양한 질문과 토론의 장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p.s. 그런데 대부분의 영화에서 외계인은 왜 꼭 무시무시한 적으로 묘사될까? 왜 인류를 공격하는 존재일까? 외계인은 왜 잘 생기지 않고 이상한 괴물처럼 묘사될까? 칼 세이건은 이렇게 대답했다. “미국은 오래전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여 빼앗은 전력이 있다. 외래인이었던 우리가 본토인을 몰아내고 이 땅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 무시무시한 무력을 사용했다. 따라서 미국인의 잠재의식 속에는 외래인은 무시무시한 존재이자 침략자라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일종의 트라우마다. 따라서 대부분의 외계인 영화에서 침략자요 괴물로 묘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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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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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그리스도와 십자가, 그리고 복음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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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만 《한국개신교근본주의》
윤석열 정권의 느닷없는 계엄선포와 좌절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교세는 줄어들고 있으며, 신뢰도마저 천주교, 불교에 이어 3번째다. 기독교인이란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교회에는 식자와 청·장년층이 사라지고 있으며, 사랑과 용서의 종교라는 기독교가 혐오와 차별, 배제의 진앙지가 되어 민심과 멀어지고 있어 화해자-peacemaker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 되었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저자는 일부 한국개신교 근본주의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하고, 미국과 한국의 근본주의의 역사와 수용과정,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작금의 상황 등을 신학, 윤리,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 시대에 주목해야 할 광야의 소리다!
◇ 저자소개 ∥ 배 덕 만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M.Div,을 졸업하고 Yale Divinity School S.T.M과 Drew University M.Phil, Ph.D에서 수학했다. 전공은 교회사이다. 현재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으로 백향나무교회의 담임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 저서∥
《미국기독교우파의 정치운동》, 《세상을 바꾸는 도전》, 《성령을 받으라》, 《소명》, 《교회사의 숲》을 비롯하여 역서로는 《급진적 기독교》 외 다수가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한국교회, 인문학에서 답을 찾다》 / 배덕만 / 도서출판 대장간 / 2018
《신학과 사회적 상상력》 배덕만 외 /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 2024
《종교 중독과 기독교 파시즘》 / 박성철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20
그리스도와 십자가, 그리고 복음의 자리로
-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상생으로 -
왜곡된 신앙이 교회의 위기 불러
“한국개신교는 그동안 보수정치권에 대한 가장 충성스러운 지원세력으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역사발전에 심각한 걸림돌이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민족적·신앙적 트라우마다.”
위기에 직면한 한국기독교
김길구 이달은 기독교교회사가 배덕만의 〈한국개신교근본주의〉입니다. 130쪽이 안 되는 소책자입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최근 서부지법 사태와 관련, 미국과 한국에서 일부 교회가 어떻게 이데올로기화되고 극우화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다룬 책입니다.
김현호 저자는 미국개신교근본주의의 형성 과정과 한국개신교근본주의의 수용과정, 그리고 한국개신교 근본주의의 특징 등을 신학적, 윤리적, 사회적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습니다. 읽어보니 한국과 미국의 근본주의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류지원 우선 근본주의의 정의부터 하지요. 근대라는 충격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의 옛 종교문화를 보존하려 했던 보수적 기독인들의 저항운동으로 그 운동의 지속적 노력을 검토하는 것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개신교 근본주의
김길구 미국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한(1620) 청교도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정착하다 영국식민지에서 독립하게 되지요.(1776) 이후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과 동부해안지역에 머물던 영토가 서부개척시대 팽창주의 정책으로 불과 100년 만에 북미대륙을 아우르는 기적의 과정을 목도하면서 이 약속의 땅을 주신 것은 기독교와 민주주의에 기초한 하나님나라를 건설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으로 받아들여 세운 나라입니다.
김현호 그런 미국이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는 19C말과 20C초 급격한 사회·문화 변화와 현대과학, 특히 진화론 및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보수적 개신교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동안 보수적 백인기독교인들이 추진해온 ‘기독교적 미국’Christian America 의 가치가 흔들리고, 세계신학계를 주도하던 독일의 성서비평학과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되면서 성서비평학과 생물학적 진화론이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위협하게 됩니다.
류지원 이때 프린스턴 신학교는 스코틀랜드의 상식철학에 근거한 성서무오설을 교리로 완성하고, 영국에서 건너온 존 달비는 세계적 부흥사 무디를 설득하여 성경공부와 부흥운동을 통하여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을 설파하여 미국 복음주의 내에 급속히 퍼지면서 성서무오설, 묵시적 종말론을 대중화할 수 있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게 됩니다.
김길구 1883년부터 캐나다에서 개최된 ‘나이아가라 성서예언대회’와 1910년부터 발행된 학술잡지 「근본적인 것들」The Fundalmentals 같은 출판물을 통해 근본주의 신학이 체계화 되었고, 이를 ‘무디성서학원’을 비롯하여 많은 신학교육기관이 이를 채택함으로써 1910년 미국북장로교회는 총회에서 근본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커집니다.
기독교우파의 출연
류지원 칼 매킨타이어, 밥 존슨 1세가 주도한 근본주의 그룹은 종전의 보수적인 신앙에 반공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결합하여 더욱 전투적인 색체를 띄며 세상에 저항하고, 1970년대부터 다시 미국 기독교의 무대 중앙으로 복귀하기 시작하였는데 베트남 전쟁과 흑인민권운동으로 들끓었던 격동의 60년대에도 침묵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근본주의자들이 1973년 낙태를 허용한 대법원 판결이후 소위 기독교우파란 이름 아래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김현호 이 예기치 못한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은 제리폴웰과 팻 로버트슨이다. 포웰은 ‘도덕적 다수’란 정치로비단체를 만들어 1980년 미국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을 백악관 주인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지요.
김길구 팻 로버트슨은 세계최대의 기독교방송국 CBN과 기독교우파의 대표적 정치단체인 기독교연합의 설립자로 1988년 대선에 직접 출마하기도 했으며, 조지부시 2세의 대통령 당선과 함께 근본주의는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확고한 입지를 가지게 됩니다.
한국개신교 근본주의
류지원 아펜젤러, 언더우드 같은 선교사들은 19C말 미국교회의 ‘종교대각성운동’과 연관된 ‘학생자원운동’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무디의 ‘전천년주의 재림운동’과 그가 이끈 국외선교운동의 영향으로 성경중심적 보수주의 신앙과 근본주의적 신앙을 한국에 이식하게 됩니다.
김현호 신학교육 역시 프린스턴신학교를 비롯한 미국의 근본주의 신학 계통의 교수들과 유학생들에 의하여 전수되어 미국에 의존하게 되었고, 한국 목회자들에게 고등교육을 거부했던 네비우스 정책으로 성서원어나 현대적 의미의 성서신학 같은 교육을 받지 못해 신학적 토대가 빈약했어요.
김길구 1930년대에는 미국 기독교의 신앙교리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번역, 적용하는 과정을 통하여 복음주의가 내재화 되었고, 1934년에 일어난 ‘여권문제사건’과 ‘창세게 모세저작 부인사건’, 그리고 ‘어빙돈 성경주석 사건’ 등을 거치면서 신학의 진보적 경향을 교단적 차원에서 강력히 억제함으로써 근본주의가 더욱 고착됩니다.
한국전쟁과 근본주의
김현호 1920년대부터 한국개신교는 공산주의와 갈등관계에 있다가 해방후 북한이 공산화되면서 유물론적 사고와 반종교적 철학, 북한 지주들의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개혁으로 대다수 기독교인과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됩니다.
류지원 여기에 해방전 한국개신교 인구의 7~80%를 차지하던 서북(평안도와 황해도) 출신들이 대거 남하한 가운데 터진 한국전쟁은 기독교가 반공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하여 전투적이고 맹목적인 신앙적·신학적 색체를 띄게 됩니다.
김길구 한국전쟁부터 1980년까지 한국개신교는 군부독재 치하의 정교유착, WCC를 축으로 한 교단분열, 민중신학을 중심으로 한 진보신학의 출현, 종교다원주의 논쟁, 오순절운동 및 부흥운동 확산 등을 거치면서 근본주의적 특성을 강화합니다.
김길구 그동안 보수든 진보든 반공에는 이견이 없었는데 교계는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인 1988년 KNCC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 선언」으로 분열하게 됩니다. 이 선언이 있고 난 다음 해에 보수층이 결집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결성되고 한국 정치판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됩니다.
근본주의와 극우의 출현
김현호 이후 한기총은 국내외 정치의 민감한 사안, 대선과 사학법개정 등에 적극적으로 반대의 견해를 표명하고 시위를 주도함으로써 보수교회의 정치활동을 주도하고,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 2004년, 2008년에 총선에 참여하였으나 의회진출에는 실패합니다.
류지원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단체인 뉴라이트운동, 서경석 목사를 주축으로 ‘기독교사회책임’이 출범함으로써. 기독교적 뉴라이트 그룹이 형성됩니다. 한국개신교는 당시의 노무현 정권을 친북, 친공, 반미,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2007년 대선에서 장로 이명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여 한국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합니다.
김현호 한 통계에 의하면 한국개신교 교인 중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70~80%, 광화문태극기부대 같은 정치적 극단주의자가 10% 안팎으로 수에 비해 과대평가 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폭력과 혐오, 배제, 차별이 아닌 화해자의 모습으로 복음의 순수성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김길구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는 선긋기를 통한 특정이념의 맹목적인 지지세력이란 정치적 욕망의 덫에서 빠져나와 한국사회의 비판적 예언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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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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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이웃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건강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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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식물원 가드너 이성희 < 정원에서 길을 물었다 >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근무하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보르네오섬의 다국적 기업들의 무분별한 농장개발에 따른 우랑우탄의 수난을 목도하는 등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 생태계의 파괴에 충격을 받고 45세에 미국에 건너가서 뉴욕주립대에 편입 식물과학과 조경개발을 전공하고 지금은 뉴욕수목원의 가드너로 근무 중이다. 이 책은 미국최대의 수목원의 가드너로서 정원을 가꾸며 느꼈던 그동안의 경험담과 교회생활에서 겪은 아픈 상처를 비교하며 느낀 성찰과 치유의 기록이다. 계절 따라 변하는 식물에서 얻은 복음의 의미와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듯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 필요에 적응하는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선교적 사명을 가진 건강한 교회를 제안한다.
◇ 저자소개 ∥
□ 이성희 고려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SK브로드 밴드와 CJ올리브네트워크, 케이아이엔엑스, 티맥스소프트 등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뉴욕식물원 부속 수목원 및 녹지 전체를 담당하는 정원운영센터를 거쳐 식물 생산과 보존을 담당하는 놀런그린하우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 저서∥ 《뉴욕수목원 가드너의 식물과 영성이야기》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월간지 〈복음과 상황〉에 연재한 글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숲의 생활사》 차윤정 / 웅진닷컴 / 2004
《정원의 역사》 페넬로페 홉하우스 외 / 시공사 / 2021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 지성근 / 비전북 / 2022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 은행나무 / 2017
기독교인문학 〈57〉
이웃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건강한 교회
- 정원가꾸기를 통해 본 영성이야기 -
세상에 찌든 이들을 위한 위로
“나는 그가 자연을 말할 때 세상으로 읽었고, 정원을 말할 때 교회로 들었고, 풀과 나무를 말할 때 예수로 들렸고, 이름 없고 목소리 없고 언어도 없는 이들을 말하는 것 같았고, 어느 대목은 그냥 내 얘기로 들렀다.(중략) 이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과 같은 마음으로 식물을 대할 수 없다… 유독 사람들이 만든 것들 속에서 사는 게 고달픈 날이면 ‘여기 좀 보세요’라고 말을 걸어줄 것 같은 책이다.”<박대영 목사 추천사에서>
뉴욕식물원의 가드너
김길구 오늘은 성탄절을 앞두고 가벼운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뉴욕식물원 가드너의 식물과 영성이야기란 부제가 붙은 《정원에서 길을 물었다》입니다. 우선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저자 얘기부터 하지요.
김현호 고려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15년간을 일하다 45세에 미국 주립대 식물학 조경개발 전공으로 편입하여 제2의 인생을 선택했습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 그는 4대강 사업으로 내성천의 모래 여울이 파헤쳐 ‘흰수마자’가 사라지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보르네오섬 여행 중 불에 덴 오랑우탄 등을 경험하고, 두 아이를 자연주의 혁신학교인 인도네시아 발리 그린스쿨에 보내기 위해 머무는 1년 동안 선진국 자본들이 농장개간을 위한 무분별한 자연파괴로 마을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파괴되는 것에 대한 신앙적 각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류지원 자연환경이 파괴되듯 저자가 겪은 교회생활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다녔던 3곳의 교회에서 겪었던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자연주의로 생태계가 회복되듯 위한 공공성과 지역성의 회복을 통하여 지역에 뿌리내린 건강한 교회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도시정원-뉴욕식물원
김길구 우리나라에도 제1호 순천만, 제2호 울산태화강 일원 국가정원이 있고, 2015년에 제정된 민간정원 제도를 도입하여 8년 만에 100번째 정원이 등록될 만큼 인기가 높아요. 1891년 설립된 뉴욕식물원 약칭 NYBG가 어떤 곳인지 알아봤더니 그 규모가 대단해요. 이 식물원은 1967년 미국국가유적(National Historic Landmark)으로 등록되었고,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의 전시장이며 미국에서 가장 복잡하고 화려한 대도시에 있는 오아시스라고 홍보하고 있어요. 식물원 면적은 100만㎡에 이르고 도서관에는 55만 권의 식물학 장서와 300년 이상된 식물표본 700만점과 보존전략센터에는 기후변화 위기를 대비한 식물생리, 병리학 등의 식물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요.
김현호 이 책은 만학도로서 학위를 마치고 미국최대의 식물원인 뉴욕식물원의 가드너(정원사)가 되어 근무하면서 그가 겪은 식물원의 사계와 그가 경험했던 평신도로서의 교회생활의 경험담을 비교하며 인간들의 자연생태계의 인위적인 간섭을 줄여 자연과 환경의 조화를 통하여 건강성을 회복하듯이 주님의 몸 된 교회도 성경적 가치를 토대로 회복의 탄력성을 발휘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이 식물원은 뉴욕시의 랜드마크 중에 하나입니다. 이 식물원에서 인기 있는 곳 중에 한 곳은 장미정원인 페기 록펠로 로즈가든입니다. 1916년 베아트릭스 패런드가 디자인 곳인데 석유재벌 록펠러가 장미를 좋아한 그의 부인을 위해 기부해 1988년에 완성되었는데 미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우수장미품종 선발대회에서 입상한 작품을 비롯해 650여 종의 장미가 5월과 10월에 만개하여 장관을 이룹니다.
‘정원’의 의미는
김길구 정원의 기원을 보면 메소포타미아에는 종교적 의식과 왕권을 상징하는 ‘걸어다니는 정원’으로 유명한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고대에 이미 존재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현재 우리가 처한 도시의 주거환경을 감안한다면 정원은 결코 우리가 가까이 할 수 없는 자연에 대한 콤플렉스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류지원 중세만 하더라도 정원은 주로 수도원과 교회의 영역이었으며 종교적 의미가 강했어요.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농사와 의약 식물, 기도와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지요.
김현호 정원이 단순히 식물과 꽃을 심는 곳이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 철학, 예술, 심지어 정치적 성격까지 반영된 공간이지요. 저자는 책에서 ‘정원은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하고, 그 안에서 내 삶의 속도와 방향을 다시 가늠케 한다’ 고 했습니다. 정원이 단순히 가꾸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대화하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란 의미죠.
자연주의가 대세
김길구 저자의 관점은 ‘자연주의’입니다. 인위적인 요소를 줄이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입장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제1호 순천만 일대 국가정원보다는 세계 조경계의 수퍼스타인 네델란드 자연주의 조경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가 조성한 제2호 울산태화강 국가정원을 ‘의미심장한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네요.
류지원 이 책을 우리가 잘 몰랐던 식물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관련사진이 50장 가까이 있어 지루하지 않으면서 깨알 같은 상식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예를 들면 잎이 짧고 지면에 낮게 퍼지는 우리나라 잔디에 비해 미국 잔디인 캔터키 블루그래스는 질감이 부드럽고 양탄자처럼 촘촘해서 북미와 유럽에 널리 쓰이지만 일 년에 적어도 네 차례 제초제와 살충제를 살포해야 하고, 고온 건조한 기후를 견디지 못해 엄청난 물이 소모되며, 잔디를 깎기 위하여 소비되는 휘발유의 양은 45억 리터로 한 해 수입하는 석유량과 맞먹는다는 것과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오후의 햇살을 머금으며 아름답게 빛나는 자태로 인기가 많은 핑크뮬리는 ‘각각의 성도가 제 빛깔을 내도록 진리의 빛을 비추는 빛을 포용한 정원 같은 교회’를 꿈꾸면서도, 정작 우리나라에선 생태계를 파괴하는 식물로 분류되는데, 그 이유가 식물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한 품종만 집단적으로 식재한 연유랍니다.
김현호 ‘정원을 가꾸는 일은 곧 나를 가꾸는 일이다. 흙과 씨앗을 돌보며 나는 내 마음의 땅도 함께 일군다’는 대목에선 정원가꾸기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내면을 돌보고 성장시키는 행위임을 보여 줍니다. 이는 정원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의미겠지요.
12개 정원에 12개의 교회이야기
김길구 가을이 오면 식물원에서 개최되는 국화전시 얘기가 흥미로워요. 일본황실 소유의 신주쿠 교엔 국민정원의 고난도 기술을 도입한 전시로 일본어로는 오주쿠리大作, 영어로는 보통 천 송이 국화a thousand bloom로 부르는 국화 한 포기에서 천 송이 꽃을 뽑아내는 기술인데, 천년 세월의 교배를 거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품종들이라 병충해에 취약해 살충제 사용도 많고 전시가 끝나면 수백 본의 국화들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정원사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얘기, 그리고 아스터 꽃잎 틈에서 날고 있는 제왕나비 한 마리는 곤충 중에선 특이하게 회유성으로 북미에서 이동을 시작하여 남쪽 멕시코까지 간 다음에 거기서 겨울을 나고 다시 미국을 거쳐 북쪽으로 캐나다까지 올라간다는 얘기를 하다가 서식지를 옮겨 다니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여 바이러스나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추정된다며 도심 속에서 먼 길을 떠나는 ‘나비 한 마리를 대접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면 그는 영락없이 일상이 곧 사역인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김현호 정원가꾸기와 오늘날 위기에 직면한 교회 사이에는 흥미로운 비유적, 신학적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저자는 영적 감수성으로 자연주의적 정원의 철학을 통하여 우리에게 교회의 본질을 되묻고 있습니다.
류지원 토착 식물은 생태계의 일부로서 다른 생물들과 긴밀히 연결됩니다. 마찬가지로 지역교회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이해하고 이웃과 상호의존적 관계로 연결된 열린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길구 식물의 토착화는 특정지역의 기후, 토양, 생태계에 적응한 식물을 정원에 심어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상태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교회도 특정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 필요에 적응하여 그 뿌리를 깊이 내리는 건강한 교회가 되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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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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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