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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우리 집에서 가정예배를 가장 드리기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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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5시. 일반인들의 퇴근 시간 보다는 빠르지만 그렇다고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넉넉한 오후 시작 시간은 아니다. 여느 일하는 엄마들이 그렇듯 나 또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아침에 미처 다 치우지 못한 거실, 방 정리를 시작으로 아이들 숙제 봐주기, 저녁 준비하기, 빨래 개기 등 산더미처럼 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퇴근 후 집에서 평안을 누리며 쉬는 것이 아니라 퇴근 후 또 다른 ‘육아 및 집안일 출근’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힘이 없고 지치지만, 아이들은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니 다시 새 힘을 내고 정리할 것들을 하나 둘 치운다.
아이들에게 저녁을 다 먹이고, 샤워까지 한 후 그야말로 나 지칠대로 지쳐, 아이들이 그저 조용히 책읽다 잠들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딱 그 때, 둘째가 이야기한다.
“엄마, 가정 예배 준비할까요?”
“어… 어… 그래, 오늘 가정 예배 하는 날이지… 그래 조금만, 엄마 준비해야 하니 10분만 있다 하자.”
그래, 맞다. 오늘은 화요일, 가정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매주 식탁에 모여 함께 찬양도 부르고 내가 준비한 가정 예배 순서지에 아이들 사진도 있으니 아이들은 가정 예배 드리는 시간이 신나는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1년 전만 하더라도 일주일이 [주일날 예배드리고,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은 가정예배, 수요일은 교회에서 수요예배, 목요일은 소요리문답 가정예배, 금요일은 교회에서 금요기도회, 토요일은 주일 준비하며 성경 읽거나 쓰기] 이런 식의 루틴으로 돌아갔다.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번 가정 예배 드리지만 그 때는 무슨 열심과 열정이 있었는지 아이들과 일주일 내내 예배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매주일 아이들과 함께 나눌 말씀을 준비하고 편집하는 일에 나는 쉽게 지치고 힘들어하는데 아이들은 할 때마다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한다는 사실이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포함하면 일주일 내내 예배를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 나는 그만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화요일, 목요일만 되면 가정 예배 드리자고 먼저 요청하며 기다리고 있다.
사실, 나는 아이들과 20~30분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 30분 이상을 혼자서 준비한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찬양을 고르고, 말씀을 읽은 후 아이들과 함께 나눌 내용들을 아이들 시선에서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함께 기도할 내용들을 정한다. 이 내용들이 다 정해지면 가정 예배 순서지를 만든다.
가정 예배 순서지는 오직 우리 가족의 이름과 사진만 들어있다. 처음에 순서지를 만들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예배 순서지를 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그런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오직 우리 가정 예배만을 위한 순서지를 계획했고, 아이들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넣으면 더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서 해보니 실제로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행복해했다.
예배를 드리는 것이 지겹거나 따분한 것이 아닌 즐겁고 재미있다는 인식이 가정예배로부터 조금씩 확립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매일 한 시간 고민하면 아이들이 즐겁게 예배를 드린다고 생각하니 나도 이 작업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정말 애석하게도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잘 준비해 막상 예배를 드릴려고 하면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하기 싫은 생각이 마음 속에 가득 찬다. 즉, 우리 집에서 가정 예배를 가장 드리기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나인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을 보며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면 아이들이 부르는 또롱또롱한 찬양 소리, 더듬더듬 읽지만 말씀을 한 절 한 절 읽으려고 하는 예쁜 입, 어렵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적용해보려고 하는 마음을 보면 없던 힘이 다시 생겨나 감사와 찬양이 저절로 나온다.
이렇게 하루 하루 예배 생활이 쌓이다보면 가정에서 예배 드리는 것이 아주 당연한 것처럼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매일의 가정 예배가 자양분이 되어 아이들이 세상 속에서도 넉넉히 승리하는 힘을 얻을 것이다. 그 자양분을 위해 엄마는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할 예배를 고민하고 준비한다. 비록 너무 피곤해 잠이 쏟아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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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충우돌 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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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엄마, 나는 달을 믿지 않아서 소원도 안 적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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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열심히 학교를 잘 다니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느끼겠지만, 잘못한 것이 없더라도 휴대폰 액정에 ‘아이 담임선생님’이란 문구가 뜨면 본능적으로 불안함이 밀려온다.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나?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났나?” 등 발생하지도 않은 일들을 상상의 나래를 펴며 미리 걱정한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어둡지 만은 않았다.
“은성이 어머니, 저 담임 ㅇㅇ선생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무슨 일이 있나요?”
선생님이 별일 아니라고 운을 떼며 시작한 이야기는 실제로 선생님에게는 큰 일이 아니었지만 부모인 나의 입장에서는 아주 큰 일이었다.
추석을 앞둔 국어 시간이라 그 날은 ‘달과 소원’에 관한 내용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칠판에 달을 크고 동그랗게 그린 다음에 음력으로 8월 15일이 되면 달이 엄청 큰 원이 되며 아름답게 빛난다고 알려주며 달에게 소원을 비는 우리 나라 풍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펴게 한 다음 문제를 읽고 답을 쓰게 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친구들이 이뤘으면 하는 소원이 있죠? 크고 둥근 달에게 소원을 말해보세요. 소원이 이뤄질 수도 있어요.”
문제를 읽고 1학년 학생들은 하나 둘 생각하며 자신의 소원을 책에 또박또박 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첫째 은성이는 쓰지도 않고 멀뚱멀뚱 담임선생님만 쳐다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은성이에게 “너는 왜 안쓰고 있어? 소원이 없어?”라고 말하니, 아이가 “그게 아니라, 저는 쓸 수가 없어요”라고 말을 했단다. 그리고 뒤에 따라 오는 말이 선생님을 당항하게 했다.
“저는 교회 다니고,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달에게 소원 빌면 안돼요”
지금까지 20년이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 온 선생님은 이 부분을 수많은 아이들에게 설명했지만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달에게 소원을 말할 수 없다고 한 아이는 우리 첫째가 유일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날 상황을 전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던 선생님은 내게 “어머니, 제가 은성이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했는데도 결국 소원을 안적었어요. 만약, 오늘 은성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대략 이런 상황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으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선생님과 통화를 마치며 그날 있었던 아이 모습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첫째는 엄마가 A를 말하면 A라고 있는 그대로 믿는, 그런 아이였다. 집에서 아이들 모두가 함께 예배를 드리거나 성경을 읽을 때도 다른 아이들은 “이건 왜 그래요? 예수님은 왜 선악과를 먹었어요? 우리는 왜 예배를 드려야 해요?” 등등 궁금한 것도 많고 의심스런 질문도 많은데 첫째는 있는 그대로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큰 아이를 불러 물었다. 큰 일도 아니고, 단순히 학교에서 달에게 소원을 적는 것인데 굳이 안 한 이유가 있냐고.
“엄마, 지난 주 집에서 예배 드릴 때 기억해요? 하나님 말고 다른 것들에게 비는 것은 다 우상이라고 했잖아요. 하나님이 우상숭배 하는 거 제일 싫어하고. 달에게 소원 비는 것도 우상숭배 잖아요. 나는 달을 믿지 않고, 우상숭배 할 수 없어서 소원도 안 적었어요.”
나름대로 신앙을 지키느라 애 쓴 아이의 모습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가, 융통성 없는 저 모습이 꼭 나를 보는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름대로 자신의 신앙에서 갈등을 했고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신앙 선택의 기준이 집에서 함께 한 예배고 말씀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가정에서 말씀으로 가르치려고 애쓴 나에게 작은 위로와 기쁨이 되었다.(물론,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맛에 힘들지만 가정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둘러 앉아 예배를 드린다. 아이들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수많은 선택 앞에 기준이 될 수 있는 가치가 형성되기를 바라며 힘들지만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말씀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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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충우돌 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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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미술 학원, 피아노 학원, 줄넘기 학원도 있는데 왜 성경 학원은 없을까? 없으면 내가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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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872호)부터 도서출판 엠마우스 김희정 대표의 ‘좌충우돌 크리스천 자녀 양육기’를 싣습니다. 교계 기자로 활동하다 기독교 서적 출판에 사명을 갖고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김희정 대표는 4명의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첫째가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 ‘아이와 함께 하나님을 알아가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엄마는 말씀을 읽고, 아이는 그 말씀에 관한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만들기를 한 것이 아이와 함께 한 신앙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한 명씩 늘어갈 때마다 소요리문답, 가정 예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함께 가정에서 신앙 훈련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네 명의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정 예배를 드릴 때마다 막내가 책상 위를 뛰어다녀 15초에 한번씩 다시 의자에 앉혀야 하는 일 등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희정 대표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워킹맘으로 네 명의 자녀를 바른 크리스천으로 양육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신앙 훈련이 중요한 이 때, 4명의 아이들과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며 노력하는 김희정 대표의 자녀 양육기를 통해 이 시대 많은 크리스천 엄마들의 삶을 나누고 공감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저녁 식사 후, 나는 설거지를 하고 뒷정리를 하면 아이들은 샤워를 합니다. 가끔은 욕실에서 물풍선 놀이도 하고 비눗방울 놀이도 하며 3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기도 하지만 일단 내버려 둡니다. 그 시간에 충분히 놀아야 이후에 내가 “이제 나와서 예배 드리자”고 말하면 불평하지 않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과 함께 모이는 책상 위를 정리한 다음 그날 아이들과 함께 할 자료들을 올려 놓고 그제야 아이들을 부릅니다. “이제 그만 씻고 나와, 엄마 준비 다했어” 한번에 말해서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 절대 그럴 리가 없죠. “빨리 나와, 빨리. 마지막에 나오는 애는 욕실 청소 다 해야 한다”고 협박이 섞인 투로 말하면 그제서야 부랴 부랴 나와 옷을 입고 책상에 앉습니다.
“우리 오늘은 소요리 문답하는 날이지. 엄마가 프린트 해 준거 먼저 봐봐”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처녀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학원’이었습니다. 학교 주변, 상가 주변, 아파트 주변 등 고개를 들면 학원 이름이 빼곡히 펼쳐졌습니다. 피아노 학원은 기본이고, 영어, 논술, 태권도, 심지어 줄넘기 학원도 있었습니다. 그렇죠. 학교 다닐 때는 이것 저것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 하니 이런 학원들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전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면, 크리스천 아이들을 위한 학원, 왜 성경 학원은 없을까? 교회 주변에 그런 학원 하나씩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조금 다른 생각 끝에, ‘성경 학원이 없으면 집에서 내가 우리 아이들 성경 학원 선생님 하지 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후 내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에서 본격적으로 우리 아이들만을 위한 성경 학원을 차렸습니다.
첫째가 13살인 지금까지 이 학원은 계속 운영돼 오고 있지만 매달 수강료가 들어오지 않아 적자이고 말을 듣지 않는 4명의 아이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엄마인 저는 오늘도 아이들의 신앙을 위해 뭔가를 공부하고, 뭔가를 만듭니다.
한국기독신문 지면을 통해 저의 이런 좌충우돌 육아기를 전하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와 같이 아이를 양육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어머니들과 함께 나누고 자녀들을 잘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들지만 부모와 함께 신앙 훈련을 하는 가정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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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