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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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근의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

 

이 책의 저자 지성근 목사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소장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일상’이란 단어에 푹 빠져 산다. 교회의 변두리에서 일종의 경계인으로 살아온 셈이다. 그런 그가 요즘 갑자기 바빠졌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사를 움직이시는 분의 한 번의 흔드심, 그 진동’ 때문이다. 그동안 외쳐왔던 패러다임의 전환이 코로나19의 여파로 ‘비일상이 일상화’ 되면서 교회의 위기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섰기 때문이다. 그에게 이 위기는 곧 기회이다. 이 책은 이 위기의 원인과 그 해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일을 비롯한 우리의 일상이 곧 예배이고 사역이며 선교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성경적 복음과 구원의 올바른 이해, 새로운 일상신학의 정립과 일상생활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지향하는 미션얼 교회(missional church)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 저자소개 ∥ 지성근

부산대 사학과와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뒤 IVF(한국기독학생회) 캠퍼스 간사와 부산 지방회 대표간사를 역임했다. 캐나다 트리니티웨스턴 대학교 ACTS와 밴쿠버 캐리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지금은 IVF 사역연구원 원장 및 일상생활사역연구소소장으로 일하면서, 작지만 교회 공동체를 꿈꾸는 부산 함께하는공동체교회를 섬기고 있다.

 

◇ 저서

《탈교회 시대, 교회를 말한다》, 《겸직목회》를 공저했으며, 《새로운 교회가 온다》를 번역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새로운교회가 온다》 마이클 프로스트, 앨런 허쉬 / IVF / 2012

《일상교회》 팀 체스트, 스티브 티미스 지음 / IVF / 2015

 

   

                                                  “일상은 보냄을 받은 곳이자 일터요, 사명의 공간이다.”

                                                           -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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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선교정신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이 성도들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먼저 일하시고 계신 것을 발견하고 경축하며 그 하나님의 일하심에 즐거움으로 동참하는 것 아닐까요? 일상생활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이웃을 섬기고 복을 끼치는 사역으로 여기는 것, 한마디로 일상생활 사역이 곧 성도들의 미션얼한 삶(Missional Life as Mission)일 것이다.”

 

김길구 오늘은 지난 10월 출간된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의 저자이신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소장이신 지성근 목사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는 저희들 외에도 온천제일교회 홍석진 목사님과 김해 기쁨의 교회 장재현 목사님 내·외분, 그리고 독자님도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선 목사님이 사역하시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말씀해 주시죠.

지성근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21세기 교회의 모습을 고민하도록 촉진하는 일과 무엇보다도 보냄 받은 일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고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신학적 기초뿐 아니라 ‘일상기도’나 <엘비스클럽>과 같은 성경공부 운동을 통해 일상생활이라는 주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알려 일반적인 성도들의 삶에 뿌리내리는 사역입니다.

김현호 우선 이 책을 쓰신 동기를 들어볼까요?

지성근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나 사회현상에 대한 관점도 다양화되고 상대화된 고도로 다원화된 사회죠. 거대담론 보다는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 미시사와 일상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죠. 그동안의 저의 사역에 대한 종합보고서이기도 합니다. 일상에 대한 강조, 일상의 재발견 통해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김길구 이 책의 특징은 200쪽으로 얇고 각 장 마다 성경의 사례가 2가지씩 들어 있어 성경공부에도 도움을 줍니다. 개인과 그룹을 위한 기초 성경공부가 있어 지루하지 않고 성경공부나 토론교재로 적합합니다. 딱딱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글이 쉽고 명료해서 읽기에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성근 요즘 독자들은 200쪽이 넘으면 힘들어해요. 그래서 199쪽으로 편집했어요.

 

코로나19팬데믹, 일상에 대한 관심 고조

류지원 모두에 이 책은 일곱 가지 주요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진행은 이 순서를 따라가 보는 것이 좋겠네요.

김길구 좋은 의견입니다. 목사님은 지금 우리는 바벨론 포로기같은 패러다임 전환기에 처해 있다고 하셨는데? 왜 지금 일상신학이죠?

지성근 지난 2006년 IVF 50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교회가 향후 50년간 주목할 의제로 ‘일상생활의 영성’이 부각되었지요. 그래서 제가 부산에서 하던 사역을 확대하여 IVF 중앙회 산하 ‘일상생활연구소’가 시작되었어요. 책 제목인 ‘새로운 일상생활이 온다’라는 문구는 2018년 연구소의 독립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공식 캐치프레이즈였고요. 같은 해에 이 책의 초고를 썼습니다.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가나안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교회의 대응은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2019년 말부터 우리가 일찍이 경험치 못한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비일상의 일상화가 그동안의 우려를 단번에 현실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한국교회도 이 큰 흐름에 역행해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일상교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일상생활, 일상신학

류지원 지금 우리 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원인을 예배와 사역 그리고 선교와 일상생활의 분리에서 찾으셨는데?

지성근 제가 말하는 ‘일상생활 사역’은 일상생활 자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요, 이웃을 향한 섬김으로서의 사역이자 사명으로 여기는 것을 뜻합니다.

김현호 성경에는 복음과 구원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지성근 우리는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하는 복음과 구원을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교회, 영혼으로 제한된 구속학적 관점으로 좁게 보고 있어요. 창조신학의 관점으로 넓게 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교회당뿐 아니라 그가 창조하신 온 세상에 있으며 시간적으로도 주일날 하루만이 아닌 나머지 6일 동안도 성도들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 곧 일상의 세상으로 흩어져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기를 원하십니다.

김길구 그렇다면 우리는 그동안 왜 작은 복음, 좁은 구원에 머물러 있었을까요?

지성근 금욕(분리)주의와 쾌락(혼합)주의 때문이죠. 그 뿌리는 영·육이원론으로 잘못된 신학입니다. 일상생활의 바른 신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김현호 본문에 마이클 프로스트와 앨런 허쉬는 《새로운 교회가 온다》에서 21세기를 위한 교회상을 인용했는데 “세상으로 들어가 흩어지는 성육신적인 교회, 계급적이고 전통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은사 중심적인 새로운 리더십을 경험하는 교회, 그리고 세상을 거룩한 것과 속된 것으로 나누어 이원론적으로 보지 않고 총체적으로 보는 메시아적인 영성을 강조하는 미션얼교회” 입니다.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팬데믹, 일상신학에 대한 관심 높혀

김길구 팬데믹 상황이 그동안 ‘변방의 북소리’에 머물던 일상신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면서요?

지성근 그래요. 코로나19로 교회 집회가 금지되고 예배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등 그동안 상상치 못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자 예배당에 가지 않고도 예배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생활신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시기였습니다. 우리모두 교회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런 상황은 엔데믹 상황이 와도 또다시 이전의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김현호 새로운 일상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제기 되어 왔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현대인들은 집단보다는 개인을, 거대담론보다는 작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소확행(小確幸)이라고 우리의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아 너도 나도 나서는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류지원 그렇다고 어느 한 쪽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고 봐요. 공동체도 중요하고 개인도 소중합니다. 그러나 거대담론에 묻혀 개인이 희생돼서도 안 되겠지요. 그것은 폭력이예요.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교회가 교회성장에만 급급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숫자로만 보거나 수단화 되는 일은 없어야지요. 여기에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기존 교회의 틀을 뛰어넘는 삶의 예배와 삶의 선교에 대한 혜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성근 모든 것이 불확실한 격변하는 이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상신학과 생활신앙에 입각하여 새로워진 우리의 일상생활입니다.

 

김길구 이 책은 매우 도전적인 책이었습니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 되어야 한다.’ 말처럼 어떻게 해야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시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연한 공동체가 될지를 생각케 하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평화로운 일상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도서출판 사자와 어린양에서 출간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시죠. 세계 화해와 용서의 상징이 된 테즈먼트 음필로 투투가 지은 《용서 없이 미래 없다》를 통하여 우분트 정신과 회복적 정의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Merry Christmas! 은혜와 평화가 가득한 즐거운 성탄절 되세요^^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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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일상은 보냄을 받은 곳이자 일터요, 사명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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