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9-30(금)
 

고신대 이병수 총장이 지난 5월 20일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김종철 목사)에서 제10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이사회가 이병수 총장을 선택한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타 후보자들보다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좋았던 점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장 초빙 공고를 살펴보면 상대와 비교할 수 있는 서류는 ‘경영계획서(지속가능한 대학 발전계획)’와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사회는 후보자들의 소견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단순히 발전기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실현가능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병수 총장의 ‘학교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는 상당부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엉터리 계획서라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병수 총장의 학교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는 크게 ‘개인과 교회, 기업’에서 200억, ‘정부재정지원 프로젝트’ 400억 등 총 600억 규모다. 전자의 경우 앞으로 4년 동안 지켜봐야 될 사안이지만, 후자는 어떤 성격의 사업인지, 대학이 수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를 검증하고 따져봐야 한다. 이것이 이사회의 역할이다. ‘고신대학교 총장 선출 규정’ 제5조(총장후보자의 평가기준) ‘이사회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7조(총장 후보자의 검증 및 심사) 2항에는 ‘이사회는 소견 발표회를 통하여 총장 후보자를 심층 면접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와 ‘심층 면접’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본보는 의혹이 불거진 이병수 총장의 ‘정부재정지원 프로젝트’ 공약 사업 총 9개 중 상위 5개(360억 규모, 모금계획의 90%) 사업에 대해 집중 취재를 해 보았다.

발전기금 마련계획서.png
이병수 총장이 4차(5월 20일) 총장선거에 제출한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

 

이병수 총장이 수주하겠다는 사업들

 

1. 링크사업(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링크사업은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맞춤형 사업을 벌여 일자리를 만들고, 여기에 정부의 지원까지 하는 사업이다. 2010년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해서, 2022년 현재 3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2단계가 끝난 뒤 사업 기초 기획연구(2020. 7-12), 전문가 토론회(2021.3.3.),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토론(2021.3.4.),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링크 3.0)’ 추진방향 심의 확정(2021.4.30.) 이후 공청회(일반대(2021.12.24.), 전문대(2021.12.29.))를 거쳐 금년 사업 공고(1월 13일)와 사업 신청(3월 3일)을 통해 지난 4월 28일 일반대학 총 76개 대학이 발표됐다.

이병수 총장이 선출된 이사회(5월 20일) 당시 선정대학 발표가 끝난 상황인데,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링크 3단계 사업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최대 6년간 진행된다. 다음사업이 시행된다고 해도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임기 내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 대학혁신지원사업

학령인구 감소의 위기 심화와 제4차 산업혁명 등 미래사회 변화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학이 스스로 혁신하여 교육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2주기(2022년부터 2024년, 3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총 7,350억이 투입되며 전국 147개 대학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고신대의 경우 지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이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미 지원 받고 있는 사업을 다시 수주하겠다고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에 포함시켜 이사회에 제출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 프라임 사업(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프라임 사업도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실업률 증가, 분야별 인력 미스매치 등에 정부와 대학이 서로 힘을 합쳐 선제적으로 대학의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추진하게 된 사업이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미래 사회 수요를 반영하여 정원조정 등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학생들의 전공 능력과 함께 진로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프라임 사업은 2016년 5월 3일 전국 21개교 대학을 프라임 대학으로 선정 발표했고, 3년간 재정지원 뒤 5년간 사후 성과관리를 통해 대학의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계획으로 진행됐다.

이 사업도 2016년 5월, 21개 대학을 선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2016년도에 끝난 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4. CORE(대학 인문역량 강화 사업)

CORE 사업은 기초학문으로서의 인문학 육성 및 사회수요를 반영한 학과/교육과정 개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 50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2016년부터 18년까지 3년 동안 진행됐다. 이 사업도 현재 끝난 사업이다.

 

5. CK사업(대학특성화 사업)

CK사업은 대학의 강점 분야를 특성화하여 대학이 경쟁력을 갖도록 학부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해서 2018년까지 5년간 추진해 왔다. 이 사업도 종료된 사업이다.

발전기금 관련.png
이병수 총장이 공약한 주요 5대 프로젝트(360억 규모) 중 사실상 현 집행부가 수주할 사업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사업들

그 외 이병수 총장은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사업’,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생교육지원사업’ 등 몇 가지 사업들을 수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업들 또한 실현가능성이 크지 않거나,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먼저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사업’은 이미 종료된 사업이다.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 담당자는 “그 사업은 2000년을 끝으로 종료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과 비슷한 사업이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이다. 이 사업의 특징은 교육부와 국토부, 중소벤처기업부가 MOU를 통해 함께 선정하는 작업이며 예산은 국토부 예산으로 지급된다. 대학 캠퍼스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데, 대학내 상당한 유휴부지가 있어야만 신청이 가능하다. 금년(2022년)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에는 전북대와 창원대가 선정됐는데, 전북대의 경우 36,580㎡, 창원대는 18,000㎡의 사업부지를 확보했기 때문에 선정 될 수 있었다. 고신대가 이 정도 규모의 사업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경우 고신대가 ‘유형Ⅱ’에 선정되어 이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이다.

 

동료 교수들은 아니라고 하는데...

‘발전기금 마련 계획서’는 말 그대로 ‘계획서’이다. 대학이 정부지원사업을 준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공모하더라도 그 결과는 계획대로 될 수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끝난 사업을 허위로 작성해서 총장공모에 지원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기독교대학 총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신대학교 총장직에 지원할 경우 ‘서약서’를 작성한다. 이 서약서 3항에는 ‘본인이 제출한 서류에 허위 사실이 발견되면 후보 등록 및 인선취소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서약합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려학원 이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층 검증해야 할 이사회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검증 자체가 힘들었을까? 그 또한 어렵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 단적인 예로 지난 6월 10일 오후 고신대 교수평의회가 주관한 ‘이병수 총장 경영계획서 발표회’에서 동료 교수들은 앞에서 언급한 사업들에 대해 ‘이미 종료된 사업’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실시한 ‘신임 총장 대학경영계획 발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평균 1점대 점수가 나왔다.(총 5점 만점, 34명 참석) 교수평의회 의장 이영수 교수는 “부끄러워서 정확한 점수를 말할 수 없다. (점수가)평균 1점 대 라는 것만 알려 둔다”며 “1점대라는 것은 교수들 대부분이 심각(실현 가능성이 없다)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법인 이사회에는 총 4명의 교수 이사들과 교육경력 이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알아볼 수 있는 정부재정지원 사업들을 아무런 검증없이 후보자의 말 만 듣고 선출한다는 것은 이사들의 자질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총 4차례의 총장선출이 있었고, 이병수 총장은 이중 3번이나 출마를 했다. 2차 선출에서는 단독으로 출마한 적도 있었다.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대해)검증할 시간이 촉박했을까? 아니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일까? 이사회의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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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정부재정지원 프로젝트) 마련 계획서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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