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29(월)
 

책.jpg김응교의《손 모 아》

-시련 앞에서의 시 이야기-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책 제목으로 하였다. 저자 김응교 시인 겸 평론가는 활발한 매스컴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문학인이다. 기독교문학을 포함하여 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가 2016년 겨울 KBS국제부 라디오에서 북한에 보내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편과 2017년 《월간 목회와 신학》 세계기도시에 연재한 내용 중 팬데믹 시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수정 보완하여 엮은 시 해설서이다. 츠빙글리로부터 기형도, 칼 바르트, 릴케, 까뮈, 윤동주, 디킨스,

톨스토이 등 국내외의 유명 문학인과 종교인

등 50여 편의 시편들이 수록되었다. 중학교 졸업식 때 저금통을 깨 기타를 사줬던 저자의 누이가 팬데믹 기간 중에 죽은 개인사도 있어 질병과 슬픔 앞에서란 부제가 더 공감이 간다. 늦가을, 시가 그리운 교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 저자소개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과 종교는 본래 하나로 출발했다고 믿고 있는 저자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분단시대에 시 발표를 시작으로 1990년 한길문학 신인상을 받았다. 1991년 《풍자시, 약자의 리얼리즘》을 실천문학에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였고, 1998년 와세다대학 객원교수로 10년간 강의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있으며, 트위터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저서∥

《씨앗/통조림과 평론집 한일쿨투라》, 《한국시와 사회적 상상력》, 《박두진의 상상력 연구》등 많은 저술이 있으며,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비아토르 간 / 2021. 5.25.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그늘-문학과 숨은 신》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 / 김응교 / 문학동네

 《곁으로- 문학의 공간》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기도는?

 “기도(祈禱)는 첫째 ‘나’를 잘라내는 영적인 도끼질이다. 내 정욕과 욕망과 고집을 쳐내는 대화의 시간이다. 둘째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깨닫게 해 달라는 말씀을 듣는 시간이다. 셋째 그 힘으로 노력하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고백하는 시간이다.”

 

김길구 휴가가 예상보다 길어졌네요. 그 사이 박 관장께서는 제8대 부산복지개발원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공직에 있어 바쁘실 텐데 이 코너를 계속하기로 하셨습니다. 참가자들의 자원하는 마음이 이 코너가 장수하는 비결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인사 한마디~

박영규 복지개발원은 부산광역시의 사회복지정책개발과 시민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증진시키는 일을 하는 기관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현호 3개월을 쉬었다 다시 시작하려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심기일전해서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팬데믹 시대의 성찰과 위로의 메시지

김길구 오늘은 계절에 어울리는 가벼운 주제로 정했습니다. 흔히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번 호에는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응교의 《손모아》로 정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김현호 요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매스컴들이 팬데믹 소식을 우선해서 다루잖아요?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저명한 분들의 기도문과 시편 등 50여 편을 묶어 해설한 책입니다.

박영규 그동안 코로나19는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우울한 일상을 표현하며, ‘코로나 레드’는 장기화에 따른 분노를, 그리고 분노를 넘어 폭발해 버린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코로나 블랙’이라고 한다더군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데요. ‘질병과 슬픔 앞에서’라는 부제가 상징하듯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고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김길구 저도 다양한 저자의 이력 그리고 시에 대한 해제까지 있어 한편 한편이 많은 것을 생각게 하여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월별로 4~5편씩 구성되어 있는 50여 편의 전 작품을 다 다룰 순 없고 오늘은 가을 편을 중심으로 몇 편만 소개해 보지요. 저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마지막 시가 여운에 남습니다. 「(중략) 아버지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우주의 영이시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날 도와주소서. 내 인생의 마지막 며칠, 마지막 몇 시간이라도 당신에게 봉사하며 당신만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 날 도와주소서」 이 시를 읊조리다 보면 생의 마지막을 시골의 작은 역에서 객사한 노 사상가가 떠오릅니다. 그 무엇이 이 거인을 거리에서 헤매게 하였을까? 기성교회를 거부하고, 그가 배회하며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는데, 이 시를 보고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교계도 거목들의 마지막 모습이 구도자로 보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마지막 며칠, 몇 시간이라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봉사하겠다는 거인의 간절함이 우리를 숙연케 합니다.

김현호 그의 일대기를 보면 유서 깊은 백작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군복무 중인 24살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데, 당시만 해도 그는 권위와 폭력에 길들여 있었고, 40대까지 방탕한 생활을 했어요. 결혼 후 그의 대표작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을 통해서 명성도 얻었지만, 그의 인생관이 바뀐 것은 그의 나이 42세 때 시작해 50세에 마친 안나 카레리라 집필 시기인 8년여의 기간이라고 해요. 국가와 권력과 종교에 대한 깊은 회의로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의 고뇌 끝에 50대에 이르러 그는 회심하게 되었고 58세 때 ≪바보 이반≫이란 작품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박영규 이 단편에서 톨스토이의 분신인 바보 이반은 톨스토이의 좌우명을 그대로 실천합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손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악마의 유혹에 “손과 등은 일하라고 주어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반처럼 우직한 바보들이 모인 나라야말로 누구도 정복할 수 없는 건강한 나라라고 말합니다. 농노해방운동에도 기여한 그는 기독교인의 실천적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어요.

김길구 저자의 전작인 ≪그늘≫을 보면 톨스토이는 헨리 조지가 쓴 베스트셀러 ≪진보와 빈곤≫이란 책을 읽고 큰 영감을 받습니다. 그 결과 당시의 농노제도에 가까운 토지제도를 신랄히 비판합니다. 헨리 조지의 토지 사상을 건너뛰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그의 대표작 ≪부활≫에 서 “땅은 사람의 소유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라는 것을 보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대장동 사건’으로 시끄러운 우리나라를 보면서 톨스토이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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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힘들에 관하여  

김현호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제일 많이 읽힌 책은 알베르트 카뮈의 <페스트 La Peste>라는 소설이라고 하는데, 저는 기도문에 실린 네 명의 인물에 주목하는데 도그마에 싸인 교리의 기독교와 부조리한 세계에 맞서 예수의 삶과 변혁적 기독교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인물들이죠. 의사 리유, 반항하는 인물 장타루, 성실한 임시직 공무원 그랑, 참혹한 현실 속에서 새롭게 깨달은 인물, 기자 랑베르를 통해 이상적인 ‘선한 사마리아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김길구 책에는 널리 알려진 곡들의 일화를 소개 하고 있는데, 디트리히 본회퍼의 기도문 <그 선한 힘들에 관하여>이 가스펠 <선한 능력으로>로 번안되어 교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독재자 히틀러 암살운동에 가담한 죄목으로 체포된 후 수감, 종전을 코앞에 두고 1945년 4월 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죽음을 예감하고 그의 약혼자에게 전한 편지에 쓰인 기도문으로 그의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 작곡가 지그프리 트피치가 곡을 붙인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마틴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가 못지않은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전편에 흐르는 신앙의 확신과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잔혹한 낙관주의’가 가슴을 여미게 합니다.

박영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렉>에 삽입되어 화제가 된 곡이며, 200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2010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던 2016년 82세로 작고한 캐나다의 다재다능한 시인이자 싱어송 라이터, 배우인 레너드 코헨의 중독성이 강한 노래 <할렐루야>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운데, 다윗과 밧세바의 금지된 사랑을 노래한 곡인데, 가사가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중략) 사랑은 승리의 행진이 아니야 사랑은 차가운 것 사랑이란 부서진 할렐루야~」나 「그래서 내가 사랑으로부터 배운 것은 그대보다 총을 빨리 뽑는 사람을 먼저 쏘는 방법이었죠」라는 노랫말이 부서질 줄 알면서도 사랑하고 욕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성서기자의 한 인간의 실수를 눈감지 않고 굳이 다윗의 아내가 아닌 우리아의 아내로 표현한 강직한 역사관, 그리고 부정한 가계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예수의 피할 수 없는 운명 등의 얘기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김길구 50여 편을 다 들려드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한편 한편이 다 귀한 글들 입니다. 이 짧은 가을날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호에는 도서출판 엠마우스에서 펴낸 홍석진 목사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통찰 《시선》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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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양읽기]“우리는 모두 주님 앞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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