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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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확 트인 강가에서 산들산들 봄바람을 맞으며 아이들과 나란히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다.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으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매주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겠노라고 꿈꿨었다.

자전거만큼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리는 이동 수단이 또 있을까? 어디든 달리거나 나아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장 건전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자전거라고 생각해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즐거움을 꼭 누리게 하고 싶었다.

 

첫째가 3-4살 즈음 페달을 혼자서 돌릴 수 있을 때 네발 자전거를 시작으로, 4명의 아이들 모두에게 비교적 성실하게 자전거를 가르쳤으며(물론, 이 부분은 대부분 남편이 담당했다.) 1년 정도 제주도에 살 때는 큰 애가 학교 갈 때를 비롯마트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곤 했었다.

 

아주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문득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전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첫째, “시선을 앞으로, 혹은 자연으로 돌릴 수 있어서 좋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최근에 초등학교 앞에 가본 적이 있는가?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 가보면 아주 진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삼삼오오 일렬로 모여 핸드폰 게임을 하는 장면이다. 학교 정문 앞이나 문구점 의자에 빼곡하게 앉은 아이들이, 손에 핸드폰을 들고 다 무언가를 하며 앉아 있다 태권도 학원, 피아노 학원 등의 차량이 오면 그제야 고개를 들고 후다닥 차를 탄다.

이런 아이들, 손바닥 세상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어떻게 하면 돌릴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자전거는 아주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시선이 앞으로, 더 나아가 자연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다. 저 멀리 있는 산, 펼쳐져 있는 구름, 길가에 있는 가로수 등 무심하게 지나친 것들이 자전거를 타면 이미지로 박혀서 남는 경우가 있다. 자전거가 주는 묘한 매력이다.

 

둘째,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좋다.”

아이들에게 자전거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 수단이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거리도 자전거만 있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보잘 것 없는 일인 것 같지만 의외로 아이들에게 뿌듯한 성취감을 안겨다준다. 아이들은 부모의 도움 없이 먼 거리를 간다는게 힘든 일인데, 자전거는 이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끔 도와주면서 동시에 “어른들처럼 나도 해냈다” “혼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한다.

어릴 때부터 쌓인 이 경험은 큰 자산이 되어 무슨 일을 하든 밑거름으로 자신이 될 것이다.

 

굳이 두 가지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자전거는 단순히 타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상쾌한 날씨에 아이들 모두가 자전거를 스스로 탈 만큼 건강하게 자란 것도 감사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함께 웃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우리가 있다는 것도 더없이 감사했다.

 

자전거, 앞으로 더 많이 애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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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크리스천 자녀 양육기]자전거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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