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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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란 작품을 아시지요? 남북전쟁 직후에 한 시골 마을에 살던 어니스트란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을 듣게 됩니다. 어니스트는 그런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도 큰 바위 얼굴 같은 부드러운 모습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삽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돈이 많은 부자, 전공을 많이 세운 장군, 유명한 정치인, 글 잘 쓰는 시인들을 만났지만, 큰 바위 얼굴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어니스트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외칩니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자기보다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큰 바위 얼굴과 같은 용모를 가지고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작가는 위대한 인생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행이 일치하는 진실한 삶에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본문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큰 바위 얼굴 같은 사람이었음을 말씀합니다. 모세는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함께 있으면서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의 말씀을 받았습니다. 모세가 십계명 돌판을 받아 내려올 때 모세의 얼굴에서는 광채가 났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신의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후에 그는 백성 앞에 나갈 때는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게 되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많은 후보가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국민에게 큰 바위 얼굴처럼 보이길 원할 것입니다. 얼굴에 빛이 나길 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장점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위해 많은 정책으로 훌륭한 봉사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과연 국민들은 그들의 얼굴에서 광채를 볼 수 있을까요? 이들의 모습은 모세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는 후보들은 스스로 자기 얼굴에 빛이 나게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기 얼굴에 빛이 나게 하려는 노력 따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백성 앞에 내려올 때까지 자기 얼굴에 빛이 나는 것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출애굽기 34장 29절 후반부를 보면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나 깨닫지 못하였더라>고 되어 있습니다. 얼굴에 빛을 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빛이 날 때, 그게 진짜입니다.

 둘째는 후보들은 자신에게서 빛이 나게 하려고 여러 가지 신경을 씁니다. 넥타이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준비합니다. 말도 품위 있게 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국민의 귀에 닿는 공약을 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모세의 얼굴에서 광채가 난 것은 여호와와 말하였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34장 29절을 보면 <모세가 그 증거의 두 판을 모세의 손에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오니 그 산에서 내려올 때에 모세는 자기가 여호와와 말하였음으로 말미암아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나 깨닫지 못하였더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호와와 말하였음으로 말미암아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는 것>이 진짜입니다. 하나님의 빛이 모세의 얼굴에 옮겨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빛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 안에 외모를 보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목회자를 청빙할 때도 가문, 학벌, 외모, 경력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인지,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는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 중시합니다. 저는 종종 매우 훌륭한 조건을 갖춘 목회자가 부임했음에도 교회와 목회자가 어려워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여호와와 말하는 것>, 즉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가 핵심입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의 빛이 그의 인격과 삶에서 배어나고, 하나님의 향기를 풍길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고 모세처럼 가릴 것이며, 그것을 자랑하지도 않고, 늘 하나님만 바라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성도가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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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어떻게 빛이 나는가(출애굽기 34장 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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