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담임목사 조기 은퇴 선언으로 후임목사 청빙에 나선 거제교회(옥수석 목사). 지난 5월 30일 공동의회를 통해 참석인원 2/3 이상(약 77%) 찬성으로 새 후임목사 선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축제분위기여야 할 교회가 일부 중직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당회가 양분되고 있다는 제보들이 이어지고 있다. 거제교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거제교회(수정).png
거제교회

 

1차 청빙위는 ‘담합’

거제교회 옥수석 목사는 작년(2020년) 초 조기은퇴를 선언했다. 당회는 담임목사 은퇴(2021년)에 앞서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목사 선출에 나섰다. 문제는 작년 10월초 구성된 청빙위원회(1차 청빙위)가 담합에 의해 구성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모 장로가 당회에서 양심선언을 통해 청빙위원직 사퇴를 하면서 알려졌다. 내용은 이러했다. 평소 각별하게 지내던 장로 7명이 사적 만남 자리에서 ‘후임 목사 선출을 우리가 하자’고 담합을 했고, 실제 담합한 7명의 장로 모두가 투표를 통해 청빙위원으로 선출된 사건이다. 양심선언한 모 장로와 어렵게 전화통화에 성공했다. 모 장로는 “어떤 특정인(후임목사)을 구상하고 (담합을)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우리 손으로 후임목사를 선출하자는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실제 7명 모두 청빙위원이 되고 보니,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 그래서 양심선언을 하고, 위원직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청빙위는 해산했다.

 

탈락한 후보가 최종 후보로

이후 몇 주 뒤 정기당회에서 2차 청빙위원회가 구성됐다.(10월25일) 당회 선임장로와 서기는 당연직 위원으로 선출했고, 지난 1차 청빙위의 담합사건의 여파로 인해, 청빙위원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자발적 지원을 받았다. 이때 2명의 당회원이 지원을 하면서 청빙위원이 됐고, 나머지 3명의 후보는 투표로 선출했다. 그런데 연말 당회서기가 바뀌었고, 새롭게 선출된 당회서기도 청빙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총 8명이 청빙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

2차 청빙위원회는 추천위원들의 추천을 받은 8명의 후보를 심사했다. 그리고 4명의 후보까지 압축했다. 이들 4명의 후보에는 거제교회 부목사이며, 이번에 담임목사로 선출된 A 목사와 A 목사와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수도권 모 교회 부목사인 B 목사가 포함됐다. 청빙위는 4명의 후보에 대해 설교청취와 면접 등을 실시했고, 두 번의 투표를 통해 B 목사(6표)를 선출했다. 당시 A 목사는 1차 투표에서는 3위(1표), 2차 투표에서는 한 표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런데 청빙위원회는 최종후보로 B 목사를 당회에 바로 추천하지 못했다. 청빙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정관을 만들었는데, 이 정관에 ‘만장일치로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 문제로 몇 주간 위원들끼리 대화를 하는 사이, 당회에 원로, 은퇴장로 일동으로 된 문제의 ‘건의서(담임목사 청빙건)’가 올라온다.(3월 28일) 이 건의서를 발단으로 거제교회 담임목사 청빙문제는 새롭게 흘러가게 된다.

‘원로 은퇴장로 건의서’(담임목사 청빙건)에는 청빙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청빙위원 선임(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게 원칙이라는 주장)과 면접 과정의 불공정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담임목사 청빙 문제를 옥수석 목사 은퇴이후에 진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건의문에는 “현재와 같은 상황 속에서 그대로 공동의회에 상정하여 결정한다면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사료되므로, 이와 같은 절차상의 문제 등을 당회 차원에서 다시 한번 깊이 논의하여 주시고, 조급한 결정보다는 담임목사 은퇴 후에 청빙절차를 진행하여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건의를 드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청빙위원장(선임장로)도 원로, 은퇴장로들에게 불려가 많은 질타를 받고, 결국 당회장에게 사임서를 제출하게 이른다.

또 건의서 2주 뒤(4월 11일) 이번에는 A 원로장로의 호소문이 당회와 교회에 돌게 된다. A 원로장로는 A 목사를 추천한 당사자이면서 청빙위원회의 청빙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꾸준히 해 온 인물이다. 호소문에는 지난날 거제교회의 담임목사 청빙 과정들이 설명되어 있고, 과거 특정 담임목사의 중도사임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에서 사역하시던 분은 모시지 않기로 묵시적으로 합의되었다”며 자칫 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한 B 목사에 대한 저격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대목도 포함되어 있다. 반면 “제가 A 목사님을 추천한 동기는...(중략) 정말 젊은 목회자로서 진국으로 느껴졌습니다(중략)”며 다분히 오해의 소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호소문 전체적인 내용은 교회가 청빙과정이 공정하고 부끄러움 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좋은 목회자를 모셔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청빙위는 다득표를 얻은 B 목사와 1차 투표에서 3위, 2차 투표에서 한 표도 얻지 못한 A 목사를 최종후보로 당회에 추천하게 된다. 모 당회원은 “(A 목사를 추천한 것은)원로 은퇴장로에게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만장일치로 한명의 후보를 추천하려던 청빙위가 압력에 굴복해서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회원은 “복수로 추천한다고 해도 1등과 2등을 추천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1등과 3등을 당회에 추천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만약 2등 후보가 이 사실을 알고 문제제기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걱정했다.

 

담임목사의 중재안 그런데...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을 공동의회에 추천해야 하는 당회도 두 목사에 대한 처리가 원만하지 못했다. 양쪽이 나눠져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자, 이번에는 옥수석 목사가 당회에 중재안을 제시한다. 두 후보를 놓고 중직자회(시무장로, 안수집사, 권사)에 투표를 붙이자고 한 것. 결국 공은 중직자회에 넘어갔다. 그런데 중직자회는 시무장로의 경우 17명에 불과하지만, 안수집사(80여명)와 권사(110여명)의 숫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거제교회에서 17년 동안(유학 3년 포함) 시무한 A 목사가 절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투표라는 지적이다. 반면, 상대방인 B 목사는 설교 두 편과 프로필, 투표(5월16일) 한 주 전인 5월 9일 3부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처음 얼굴을 알렸다.

불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모 원로장로는 “담임목사가 제안했지만 당회가 제안을 받았고, 중직자회 투표 이후 당회가 다시 모여 두 사람에 대해 투표를 다시 실시했다. 이때 8:7로 A 목사가 더 나왔다. 지금와서 일부 당회원들의 문제제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회원도 “A 목사도 갖가지 루머로 시달렸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두 분 모두 훌륭한 사람이다. 두 사람 모두 피해자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옥수석 목사 “큰 문제는 없다”

금년 10월 은퇴를 앞둔 옥수석 목사는 “교회가 후임자를 선출하는 큰 일을 했다. 찬반이 나뉠 수 있고, 여러 가지 목소리가 제기 될 수 있다. 하지만 곧 안정화 될 것”이라며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당회가 나뉘고, 일부 중직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쪽에서 흘리는 소리다. 교회는 새로운 사람이 오고, 또 기존 사람이 나가는 현상이 자연스러운 곳”이라며 “당회가 양쪽으로 나뉘었다는 소리도 사실과 다르다. 이번주 우리교회에 오면 직접 보여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담임목사 중재안이 불공정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교회가 많이 혼란스러웠다. 당회의 의견이 나눠져 있고, 교회안에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었다. 담임목사로서는 혼란스러운 교회를 빨리 수습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

거제교회 모 당회원은 “지금와서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A 목사님을 중심으로 교회가 더 발전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은퇴하신 분들의 과도한 간섭은 거제교회 발전과 후임목사 목회 사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분들의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어른답게 기도로 힘을 보태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당회원도 “이유야 어떻든 과정이 공정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도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교회가 회개하며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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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을 상실한 거제교회 후임목사 청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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