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6(금)
 

최현범 목사.jpg

독일의 주류가 되는 주교회(란데스키르헤)는 오랜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저녁교회(늙은 교회)로 생각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아프리카의 교회는 아침교회(젊은 교회)로 생각하고 있다. 젊은이의 특징이 무엇인가? 열정이 있고 생동감이 있다.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변화를 좋아하지만, 아직 경험과 안정감이 부족하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은 경륜이 많아 한 발짝을 내밀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변화에 둔감하고 열정이 부족하나 신중하면서도 균형을 중시하게 된다.

독일교회는 오랜 역사 속에서 한마디로 사회와 분리된 교회가 아닌 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발전해왔다. 신앙의 공공성과 사회윤리를 중요시 여기고 올바른 믿음은 곧 사회에 대한 책임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주일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에 얼마나 참여하느냐보다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를 어떻게 실천하고 실현해 가는냐를 중시한다. 교인 개개인에게도 이것이 강조되지만, 교회 자체의 사역도 여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것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이 바로 디아코니(Diakonie)라는 것이다. 섬김을 뜻하는 헬라어 디아코니아에서 나온 말로 19세기 뷔허른(J.H.Wichern)은 이것을 “가난한 자들을 향한 사랑의 돌봄사역”으로 정의했다.

이미 우리 개신교는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빈 때부터 성경의 가르침대로 구제사역을 신앙의 핵심으로 여겼지만, 특별히 독일은 18세기 경건주의에서 이 사역이 꽃을 피웠다. 경건주의의 창시자 프랑케는 이웃 섬김 사역을 조직화하는데 앞장섰고, 그 뒤로 영적인 각성과 부흥운동이 일어날 때마다 국내선교(Innere Mission)라는 기치로 더욱 발전해갔다. 그러던 중 다양한 기관과 사역들이 1957년에 디아코니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어 독일교회 안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금 디아코니에서는 병원이나 장애인기관, 양로원등 기관운영과 노숙자사역, 노인요양, 유치원과 어린이 돌봄 등등 광범위한 사회봉사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전쟁이나 난민, 자연재해 등이 일어날 때마다 가톨릭의 카리타스와 함께 앞장서서 구제금을 모으고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가를 지원하는 일과 그곳 유학생들을 불러서 교육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살았던 보쿰에도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전문학교(Oekumenische Studienwerk)가 있어서 많은 가난한 나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며 대학갈 수 있도록 교육시켰다. 이 학교에 또한 대학이 인증하는 어학시험을 보는 언어코스가 있어서 많은 외국인들이 저렴한 학비로 어학공부를 했고, 나 역시 이곳에서 시험을 치르고 대학교에 지원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이 각 기관들은 교회재정만이 아니라, 국가재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독일사회의 복지의 출발과 기초는 개신교의 디아코니 가톨릭의 카리타스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독일에서 교회는 정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이처럼 이웃을 섬기고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독일교회는 우리에게 도전과 귀감이 되고 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독일이야기] “독일교회의 저력-디아코니”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