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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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음악은 예배의 중요한 요소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 인간이 자기 죄를 뉘우치며 용서를 청하는 간구와 영육 간에 필요한 모든 은혜의 간청은 음악으로 더욱 아름답고 애절하게 표현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공포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제112조는 “음악은 기도를 감미롭게 표현하거나 일치를 도모하며 거룩한 의식을 더 성대하게 감싸준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聖化)를 지향하는 것이 성가(聖歌)의 목적”이라고도 했다. 음악, 범위를 좁혀서 성가가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계량화해서 분석할 수 없지만 신자들의 영성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하다.

 

젖소나 닭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우유나 계란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학자들의 임상실험 결과도 있었다. 하물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이야 말로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가사와 선율이 일치된 좋은 성가들을 들을 때 인간의 마음은 천사의 마음처럼 순수하고 경건해질 수 있다. 음악은 예배를 엄숙하고 경건하도록 도와주며, 신자들에게는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된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해주기도 한다. 구약시대 사울 왕이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소년 다윗이 하프 선율로 그를 안정시켜주었다든지, 성 아우구스티노가 청년 시절 밀라노 성당 예배에 참여했을 때 성가에 감동을 받고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들은 교회음악이 신자들의 영성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주는지를 잘 대변해 준다.

 

하지만 교회음악이 대중화 되면서 다소 무분별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일찍이 성 아우구스티노(St. Augustinus, 354-430)는 성가를 정의하면서 세 가지 요건을 제시한 바 있다. 즉 음악을 받을 대상이 하나님(Deus)이어야 하고, 수단은 입으로 하는 노래(Cantus)이어야 하며, 내용은 찬미(Laus)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 정의가 다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교회음악의 요체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근래에 유행되는 CCM 류의 음악들은 공교회적인 검증을 받지 않은 다분히 종교적 감정에 호소한 것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성가의 요건에 맞추어 세심히 분별해 부르는 것이 좋겠다.

 

어느덧 주현절기가 다 지나고 사순절이 다가왔다. 성서 속 악마의 유혹이 쟁쟁하게 들려오는 이 계절은, 종교적 허영을 벗고, 이마에 재를 칠하고, 사람은 흙으로부터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기억하며, 구원의 태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순례를 시작하는 성(聖) 시간이다. 이 즈음 가장 어울리는 성가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아닐까 싶다. 마태수난곡 (St. Matthew Passion BWV 244) 전 78곡 중 47번째 곡인 “아, 나의 하느님이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Erbarme Dich)”를 가슴으로 듣고, 온 심장으로 공명하며 이 성스러운 시간을 걸어가고 싶다.

 

 

한석문목사 | 해운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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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문 목사] 교회음악과 성(聖)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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