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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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지금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특징은 검찰과 사법부의 법 기술자들이 법적 수단과 장치를 동원하여, 보이지도 않고 의식할 수 없는 가운데 야금야금 민주적 제도와 규범을 침식하여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사법쿠데타라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주도한 법 기술자는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의 엘리트 연방판사였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우리 검찰이 가진 권한을 판사가 갖고 있죠? 아무튼 모루는 ‘라바 자투’ 곧 ‘세차작전(Operation Car Wash)’이라는 작전명으로 사법 쿠데타를 달성합니다. 과정을 볼까요?

모루 판사는 이탈리아의 정치부패를 소탕한 ‘깨끗한 손(Mani Pulite)’을 참고하여 2014년 세차작전의 수석 판사가 되어 브라질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수사합니다. 돈세탁, 반부패 스캔들, 뇌물과 공금유용 등을 지휘하여 선출직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를 구속시키고 사법처리하였습니다. 국민들의 인기도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故 노무현 대통령 때 경험했지만, 모루는 예비구금제도를 이용하여 구속을 유도하고, 대중의 분노를 폭발시켜 용의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공격하였습니다. 고려대 정외과 명예교수인 임혁백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루는 세차작전을 통해 브라질 집권당인 노동당(PT)과 정부 인사들을 구속시켰고, 모루와 야당은 2016년 5월13일 룰라 대통령의 후임인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를 ‘예산작성 규칙 위반’이라는 정책적 실수 혐의로 탄핵시켜, 노동당 정권을 붕괴시켰다. 모루는 사법쿠데타를 멈추지 않고, 차기 민선정부로 표적을 옮겼다. 사법쿠데타 세력인 호드리구 자노트 검찰총장은 호세프를 계승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을 2017년 6월26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테메르는 하원의장인 호드리구 마이아의 도움으로 탄핵 소추는 면할 뿐, 식물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마치고 차기 대통령에 출마하지도 못했다.”

이러한 모루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세계적 민주화 지도자이자 브라질을 경제 위기에서 구하고 발전시킨 룰라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따라서 모루는 당시 지지율 80%의 룰라에 대한 사법 공격에 들어갔고, 2017년 돈세탁과 간접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킴으로써, 룰라의 201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저지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렇게 모루의 사법쿠데타로 2018년 과거 군부독재 시절 대령 출신인 우익 포퓰리스트 보우소나루(아마존 산불 방치로 유명하죠?)가 룰라가 지명한 후임자 페르난두 아다드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또한 모루는 사법쿠데타의 공으로 2018년 법무장관에 임명되었습니다.

지금 모루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을까요? 자기가 대통령에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보우소나루가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한 데 대해 항의하면서 법무장관직을 사임한 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부패한 우익 포퓰리스트라고 공격하면서, 2022년 보우소나루에 대항해서 대통령 선거에 나설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혁백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브라질의 신흥 민주주의는 과거처럼 군부 쿠데타에 의해 전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법 권력과 법률지식을 동원한 검찰과 언론에 소리 없이 스텔스적인 방식(레이더에 의한 탐지를 어렵게 하는 기술)으로 전복되고 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보이는 거악’이 아니라, 법에 기초한 ‘평범한 악’의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의 ‘거악(巨惡)은 물론이고, ‘이명박근혜’의 ‘쪼잔 한 악’은 잊어버려야 합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대신 사법 권력과 법률 지식을 동원한 검찰과 사법부, 그리고 언론의 교활한 악에 맞서야 합니다. 그들은 법과 상식을 표방하기에 더 무섭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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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 브라질 민주주의 위기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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