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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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9월에 있을 총회 준비를 위한 지방 순회를 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은 서울에서 서북지역협의회 리더들과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5시부터 시작해서 6시 반부터는 같이 식사를 해야 하는데, 제가 초청을 해 놓고 식사를 못했습니다. 왜냐면 63빌딩에서 있는 남진 장로님 55주년 헌정 앨범 콘서트에 참석하여 유일하게 축사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헌정앨범 콘서트 자리에 본인이 새에덴교회 장로라고 소개하고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유일하게 축사를 받고 싶다고 하는 남진 장로님의 신앙이 더 별처럼 빛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무대에 올라가서 “불멸의 전설, 영원한 오빠, 노래하고 또 노래하는 남진의 55주년을 함께 축하합시다”고 하자 축사가 끝나기도 전에 청중석에서 “오빠”하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헌정 콘서트가 시작하자 남진 장로님의 젊은 시절부터 영상이 나오며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후배가수들이 남진 장로님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조항조씨가 ‘울려고 내가 왔나’를 부르자, 제 옆에 있는 미연방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장로님이 옛날 사귀는 여자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가수협회 회장 이자연, 알리, 서문탁, 육종완밴드 등이 남진 장로님의 노래를 재해석을 하여 각양각색의 느낌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어찌 트로트의 제왕, 남진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노래를 듣고 있자 저도 한 번 남진 장로님의 노래를 가장 근사치로 부르고 싶은 욕구가 솟아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수’를 비롯해서 ‘가슴 아프게’라든지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확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설운도씨가 나와서 ‘모르리’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역시 트로트의 레전드답게 거의 근사치로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 내가 안 나가기를 잘했다.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헌정 콘서트의 주제는 ‘당신을 노래 합니다’입니다. 우리나라 가요계 역사상 최초의 일입니다. 제가 남진 장로님의 뒷모습을 보니까 청년의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후배들이 헌정해주는 노래를 들으며 함께 박수를 치며 그렇게 행복하게 듣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가슴을 더 찡하게 하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팬들의 축하 영상 시간에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는 한 중노년의 여인이 나와서 축하를 하는 것입니다. 그 분이 젊은 시절부터 남진 장로님의 광팬이 되어 좋아하자 남편분이 얼마나 시샘을 하고 싸웠겠습니까? 그런데 나중에는 남편이 여자를 인정해주고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헌정 콘서트에 남편과 같이 오고 싶었는데 이미 남편은 하늘나라에 가 있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당신도 마음으로 함께 축하해 주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가슴이 찡한 것입니다. ‘음악이란 것이 이처럼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마지막 순서에 남진 장로님이 후배 가수들과 함께 ‘나에게 여러분이 있다면’노래를 부르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이처럼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가수가 우리 교회 장로님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 안수집사님들이 ‘나에게 새에덴이 있다면’, ‘나에게 소목사님이 있다면’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수 이선희가 부른 ‘청춘’이라는 노래의 가사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봄과 여름 사이 어디쯤에 있을 그 시절 노래 부른다 / 청춘 노랠 불러본다”

저도 봄과 여름 사이의 시절에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질주를 하던 청춘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그런 시절을 지나 지금은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고, 또 언젠가 가을과 겨울 사이에 서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때가 되었을 때 후배들이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존경해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전성기로 올라가고 있고 대부분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하고 박수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저의 전성기가 지나고 인생의 겨울을 맞을 무렵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있을 때도 우리 교인들로부터, 후배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인가 생각해 본 것입니다. 지금은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지만,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있는 저의 삶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때를 대비하며 인생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삶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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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칼럼] 봄과 여름 사이의 청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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