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7-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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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동화책 중에 <아기돼지 삼형제>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오래된 민담으로서 아기 돼지 삼형제가 각자 독립을 하여 집을 짓고 살다가 뜻하지 않게 들이닥친 늑대로 인해 첫째와 둘째의 대충 지은 집은 날아가 버리고 셋째의 벽돌집 덕분에 늑대를 물리친다는 이야기이다.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이 이야기가 자꾸 떠오른다. 이야기 속에서 궁금한 게 있다. 첫째와 둘째 돼지는 자기가 살 집인데 왜 그렇게 부실한 집을 지었던 것일까? 이 두 돼지는 인생을 너무나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두 돼지는 집을 짓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고 쉬운 길로만 가려고 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인생이 꽃길만 계속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 어디 쉽게 내 맘대로 펼쳐지는가? 살아보면 사방이 폭탄이요 지뢰밭이다. 그래서 유명한 드라마 대사가 있다. “회사가 전쟁터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다.” 그만큼 산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만약 이 두 돼지가 인생에서 늑대라는 복병을 곧 만날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렇게 쉽게 허술한 집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셋째 돼지처럼 튼튼한 집을 지어 대비를 잘 했을 것이다. 원래 튼튼한 집을 손수 짓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힘들고 고달픈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 셋째 돼지는 평상시에도 안전에 대한 고민, 적과 위협에 대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튼튼한 집으로 대비한 것이다. 이 동화를 아이에게 들려주며 인간에게 필요한 성실성, 현실감각, 미래예측, 자아성찰과 같은 다양한 덕목들을 부모로서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 이야기가 비단 미취학 아동의 생활습관을 지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과 같은 대혼란의 재난 상황 속에서 신앙인들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신앙과 삶의 정비가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재난이 닥치기 전에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가 이미 우리에게는 필요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학계에서 여러 차례 이러한 재난과 자연재해에 대한 이야기, 테러와 같은 사건 사고를 예상해왔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판데믹이 코앞에서 터지자 그제서야 교회와 교회학교는 대비를 시작하였다. 그나마 대비를 하고 있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아무런 대비도 못하고 속수무책 손 놓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여기저기에서 대비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모이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고, 교회학교는 가정 중심의 신앙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안전하게 모여서 할 수 있는 방안도 계속 강구 중이다. 한국교회 교회학교 다음세대에 대한 위기의식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확실한 재난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충격과 공포를 현실로 맞이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그나마 나은 것이다. 다시 소를 키우겠다는 의지라도 있지 않은가? 현재 상황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매우 우려가 된다. 많은 교회학교가 현재 제대로 신앙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여름성경학교와 여름행사를 취소하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 어른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신앙을 유지한다고 하지만 다음세대들은 여전히 지도가 필요한데, 어디에서 뭘 하고 사는지 생존확인조차도 안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지금이야 말로 신앙교육의 골든타임이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다. 살리기 위해서 뭐래도 해야 한다. 액션이 필요하다. 우리는 안 하면 절반이라도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하면 끝장이다. 이 사실을 담임목회자부터 인지했으면 좋겠다. 어느 교회는 다음세대들에게 성경공부 자료와 간식 등을 드라이브 쓰루로 전달해주고 가정에서의 DIY성경학습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어느 교회는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와 찬양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사진과 동영상의 피드백을 받아 서로 공유하며 격려한다. 그리고 철저한 방역과 거리두기, 칸막이 등을 준비해서 안전한 소그룹으로 모여 교재와 성경공부를 이어가는 교회도 많다. 이런 노력들은 대단한 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것도 아니다. 관심과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다. 또 다른 창의적인 노력들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 대비하고 액션을 취하면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는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넋 놓고 있으면 살릴 방도가 없다.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지금이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한 마지막 신앙의 재개발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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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살린다] 신앙의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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