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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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
류호준 저 <교회에게 하고픈 말>

 
  저자가 지난 2년 동안 월간 <목회와 신학> ‘유호준교수의 심중소회’(心中所懷)에 게재한 글들을 수정 보완하여 출판한 책이다.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구약학 교수로 25년, 현장 목회자로서 25년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마음에 품고 있는 회포 - 생각이나 정을 정리한 글로 탄탄한 이론 못지않게 현장감이 남다르다. 그가 지적한 우리 교계가 고쳐야할 <교회와 신앙의 적폐 목록>이 62개 항에 이른다. 그것도 모자라 끝에는 등이라고 표시하여 더 있음을 시사하며, 그 원인을 ‘실천적 무신론자’들의 득세로 보고 그 해법을 제시한다.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기독교계가 원로 신학자 겸 목회자가 던지는 묵직한 돌직구와 따뜻한 격려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 저자 저자 류호준 목사는 미국 칼빈신학대학원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 교수로 25년 재직했다. 미국 오하이오 톨레도 한인교회와 평촌 무지개교회에서 25년간 목회한 목회자이기도 하다. 2018년 은퇴 후 무지개 성서교실을 통해 평신도와 목회자들을 위한 신학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일상행전》, 《일상신학사전》, 《생명의 복음》 등이 있다.
두란노, 2020. 14,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일상행전》 류호준 지음/ 세움북스 /
  《슬로처치》 크리스토퍼 스미스, 존패티슨 지음 / 새물결플러스 /   


‘실천적 무신론자’의 득세가 위기의 원인
-교회와 신앙의 적폐 청산 시급-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소래교회.jpg▲ <소래교회>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생한 교회로 1883년 황해도 장연군에 세워졌다.
 
 
존중하십시오!
“ ‘첫째, 말씀(text)을 존중하십시오. 둘째, 강단(pulpit)을 존중하십시오. 셋째, 회중석(pew)을 존중하십시오.’ 선생님의 가르침은 그 후 목사가 되어 지금까지 설교단에 설 때마다 어디선가 제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신비롭고 소름 끼치는 유령의 손처럼 느껴집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교회 적폐들
김길구 코로나19의 창궐로 교회가 임시폐쇄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정말 믿어지지 않습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해야겠습니다. 오늘은 류호준 목사님의 《교회에게 하고픈 말》입니다. 읽고 난 느낌부터 말해 볼까요?
김형기 우선 저자의 뜨거운 마음이 전달되어 공감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제 제기의 심각성과 광범위한 측면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일부 해법이 시대적으로 과연 적절한 처방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도 있어요.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자가 60여 개의 적폐목록 중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부’라는 주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김현호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우리 교회가 버려야 할 적폐 62가지와 그에 따른 해법 등을 날카롭게, 그러나 교회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노학자의 일갈에 우리 모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그가 스승으로 여기는 손봉호 박사께 헌정했는데 두 분 다 네덜란드 자유대학 출신으로, 복음주의권의 개혁론자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김길구 속표지 다음의 2장을 할애하여 사랑과 존중의 예를 표하는 것을 보고 흐믓했습니다.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죠. 발표 당시 적폐목록이 화제였는데, 저자는 이런 폐습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을 ‘실천적 무신론자’들의 득세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김형기 실천적 무신론자는 입으로는 하나님이 있다고 하면서 실제의 삶에서는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이 말하고, 행동하고, 설교하고, 기획하고, 운영하는 교계지도자들을 지칭합니다. 언행불일치의 삶을 꼬집은 것이죠.

미국식 실용주의와 자본주의 병폐들
김길구 북한 달력에는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이 맨 앞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한 주간을 주중과 주말로 구분하는 현대인들의 인식을 다시 생각해보았다는 저자는 지금의 세태가 크리스천의 생각마저 바꿔 놓아 일요일은 새로운 한주의 첫날에서 주말의 둘째 날로 폐위시켰다는 분석이 재미있네요.
김현호 저자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안녕하지 못하다고 진단하면서 아닌 체 하지만 돈의 힘을 믿는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식 실용주의와 자본주의의 병폐가 교회 안에 고스란히 이식되었다며, 호객행위로 교인 수를 늘이는 것이 마치 재벌기업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듯 80%가 미자립인 한국교회에서 대형교회와 그렇지 못한 교회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는 추세를 우려하며, 저자는 이런 사태를 야기한 일부 소비자가 이끄는 교회에서 일하는 사역자들을 종교마약 거래상이라고 비판합니다. 이처럼 교회성장주의는 교회의 외적 부흥과 함께 교회 간의 경쟁도 부추겨 규모를 키우기 위한 온갖 세속적 방식들이 동원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목회자도 성공한 회사의 CEO처럼 셀렙이 되는 세태를 냉소적으로 봅니다.
김형기 저자는 신학교수의 경험에서 목회자들의 성경무시의 행태와 함께 목회현장에서 느낀 교인들의 성경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함이 어우러져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목회자들에게 마르텐 와우스트라 박사의 성경본문에 귀기우리는 말씀의 존중과 하나님의 현존이 경험되는 강단의 존중, 구원이 절실해 거룩한 굶주림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인 회중을 존중하라고 조언합니다.
김길구 이 책은 21개의 칼럼의 모음집입니다. 본문 중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면‥ 저는 “슬픔과 비통함을 고귀하게 여기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겪는 비애와 슬픔에 귀기우리세요. 마음을 다해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슬퍼하십시오. 그리고 ‘고치려 하지 말’고 말하는 연습보다 듣는 연습을 하십시오.” 란 대목입니다. 
김형기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십시오. 과거의 실패와 성공을 모두 묻어 버리십시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나라에 합당치 않습니다, 삶의 고정점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올인하십시오.”
김현호 “‘늙은 개는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란 말이 있다.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은 설교가 아니라 설교자 자신이다.”

신천지사태를 반성의 계기로
김길구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인 팬데믹의 공포가 이어지는 와중에서 신천지란 존재의 등장은 대반전이었습니다. 때가 때인 만큼 이 책과 연관해서 신천지사태가 주는 교훈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현호 신천지 집단의 반사회적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들이 전형적인 ‘종교중독’현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회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데 신천지 교인 중 절반이 젊은이들로 가치관이 확고하지 못한 상태로 이단과 사이비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을 상담한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는 ‘역기능 가정’ 출신이 많다는 점과 성격적으로 수동적이고 순진한 ‘외톨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교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신앙공동체가 유지할 때 신천지 집단과 같은 미혹에 빠지지 않겠지요.
김형기 우리 시대에 성공한 사이비 종교인들 대부분은 돈, 종교와 사업 사이의 알고리즘을 기막히게 판독해 외형적인 성공을 일궈내는 종교적 연금술사들입니다. 기존 기독교 CEO형 지도자들이 일궈낸 사적교회는 사이비교회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예수의 제자들에게 신앙과 돈, 종교와 재물은 물론 전광훈 목사류의 정치적 결합 등 아주 위험한 야합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 문제가 되고 있는 몇몇 교회의 행태와 신천지 등의 행태는 무엇이 다른지 시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속적으로 새로워져야할 이유입니다.
김길구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는 전도관의 박태선­성막성전의 유재열­통일교 등 이단 사이비종파를 오가며 얻은 노하우를 활용, 신천지를 만들어 사이비화 되는 과정에 있는데 코로나19의 창궐이 계기가 되어 그들의 행적이 표면화 되면서 사회에 경각심과 함께 기존 교계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의 적폐를 스스로 고치지 못하면 교회가 이단 사이비들의 온상이 되어서 꽈리를 틀게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항상 새로워져야
김현호 종교개혁 때처럼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23만 명에 가까운 신천지 교인들의 철저한 성경공부도 인상적입니다. 주4회 3시간씩 6개월간의 철저한 훈련은 생각해 봐야할 대목입니다. 저자는 덮어놓고 믿으라고 하지 말고 ‘앎을 추구하는 믿음’을 지향하라고 말합니다. 믿음이 최종적 목적이지만 믿음은 앎을 추구한다는 뜻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교육을 다시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성경교육이나 신앙교육을 함에 있어 정보전달이 아닌 신앙형성을 위한 교리교육과 함께 현장 실천교육이 병행되도록 했으면 합니다.
김형기 지금이 교회갱신의 기대와 요구가 높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개혁의 파도가 10년 혹은 세대주기로 밀려온다면 교회개혁의 파도는 세기 혹은 세대 단위로 밀려옵니다. 교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고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믿고 계속해서 자기갱신을 통하여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 변화의 첫걸음은 물론 나로부터의 변화입니다.
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문화돌봄’ 코드로 예술과 아름다움의 문제를 풀어본 마토코  후지무라의《컬처 케어》culture care, IVP 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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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실천적 무신론자’의 득세가 위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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