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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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본 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
난 10월의 마지막 날은 마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하여 비텐베르크 대성당의 정문에 95개조의 논제를 붙여 종교개혁의 횃불을 든지 50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저자들은 500여 년 전 참된 믿음을 추구한 마르틴 루터의 개혁 원리인 오직(SOLA)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의 5대원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신앙과 삶 속에서 적용되어할 원리라고 말한다. 제이슨 앨런과 동료 4명이 한 주제씩 알기 쉽게 풀이한 이 책은 교회의 편법세습 용인과 불법건축물 파문에 이어 종교와 정치의 위험한 동거 - 빤스××의 망동 등 교계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시선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이 때 교회갱신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좋은 지침서이다. 178쪽의 적은 분량이라 소그룹 토론 교재로도 좋을 듯.
 

◈ 저자소개
∥이 책을 주도한 제이슨 앨런은 텍사스대 남침례신학교(M.Div, Ph.D)를 졸업하고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의 최연소 총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웹사이트 WWW.jasonkallen.com을 통해 개혁적 관점에서 교육, 신학, 설교, 문화 등의 다양한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제라드 윌슨 목사(미 버몬트주 미들타운 스프링스 커뮤니티 담임)와 그의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 동료 교수들인 제이슨 듀싱 학장, 조직신학 매튜 바렛 교수, 기독교신학 오웬 스트라첸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생명의말씀사 간 / 2019년 /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교양으로 읽는 종교개혁 이야기》 / 이상규 저 / 도서출판 영음사
《종교개혁 핵심질문》 / 마이클 리브스 外 저 / 복있는 사람
《오직 믿음- 칭의의 교리》 /  토마스 슈라이너 저 / 부흥개혁사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noname02.jpg▲ 마르틴 루터는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종교재판을 받았다. 보름스에 있는 종교개혁기념공원. 루터를 비롯한 여러 종교개혁가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오직’ 교리는 기독교적인 삶의 토대이자 안내자
“‘오직’이라는 단어를 개신교가 강조한 다섯 가지 핵심, 즉 성경, 믿음, 은혜, 그리스도, 하나님의 영광에 붙여 말하는 순간, 신학과 교회와 우리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교리들이 생성된다.”

용어의 힘
김길구
이 책의 제목은 ‘오직’(SOLA) 종교개혁의 5대 원리입니다. 첫 장부터 용어의 힘에 대해서 얘기해요. 평신도들도 종교개혁 하면 낯설지 않은 슬로건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등 종교개혁의 핵심 주장을 이처럼 분명하게 표현한 사례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현호 교회사를 돌아봐도 용어나 문구 때문에 분열된 예가 많아요. 본문의 예처럼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를 지닌 ‘필리오크베’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11세기에 동방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분열되었고, 16세기 종교개혁가들이 ‘이것이 나의 몸’이라는 해석을 둘러싼 성만찬 논쟁으로 분열되었는데, 후에 ‘오직’이라는 이 단어는 종교개혁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간결하게 표현한 멋진 문구예요.
김형기 몇 마디의 말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가 쓴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는 의미인 ‘넛지(nudge)’ 란 책을 보면 짧은 용어와 문구 하나가 국민이나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요즘 교계를 보면 거친 용어와 문구가 난무해 기독교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염려됩니다.

95개 조항의 반박문이 종교개혁을 촉발
김길구 우리가 기념하는 종교기념일이 마르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한 토론 주제 95개조 논제를 비텐베르크 대성당 정문에 붙여놓은 날입니다.
김현호 대학가의 대자보처럼 토론의 논제를 성당입구에 붙여 놓은 안내문의 일종이지요. 이런 주제로 토론해 보자는 것인데 95개의 많은 논제 중에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면죄부’ 판매였습니다. 만연한 교리적 변질과 교황청의 부패, 성직자들의 도덕적 윤리적 타락과 함께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지요.
김형기 결과적으로 루터의 이 작은 시도가 130여 년 동안 전 유럽을 흔들며 교회는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죠.
김길구 루터 자신은 당시의 교회 즉 로마 가톨릭의 갱신이 목적이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교회를 넘어 결과적으로 세계사의 큰 물줄기를 바꿨습니다. 그 요인은 무엇일까요?
김현호 우선 루터 이전의 개혁자들이 있었어요. 위클리프, 후스 같은 이들이지요. 그들의 개혁은 실패했는데 화형을 당한 후스의 “ 너희가 오늘은 거위를 불태워 죽이지만 앞으로 백년이 지난 뒤에는 너희가 삶거나 죽일 수 없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유언이 이루어졌는데, 마르틴 루터는 당시의 국제 정치, 사회적 상황과 특히 인쇄술의 덕을 톡톡히 봤어요. 이 95개조 논제가 활자화되면서 한 달도 안 되어 전 유럽을 강타했으니까요.
김형기 구텐베르크가 서양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시기가 1453년으로 종전의 양피지 등의 가죽에 필사하여 성서 한 권을 찍어내는데 3년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활자의 혁명’이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했지요.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것은 60여 년이 넘은 1517년 후의 일이니 인쇄술의 급격한 발전은 문자가 소수 지배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 되었다는 뜻이죠. 혁명의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로써 성서가 자국어로 번역되어 대중화가 가능해줬으니까요.

오직 성서, 오직 은혜
김길구 첫 번째 원리 Sola scriptura 오직 성서입니다. 이 책의 표지그림은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514년부터 말씀을 전했던 성모 마리아 교회 정면에 붙어있는 종교개혁의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의 ‘개혁의 제단화’라는 그림 중에 하나인데 루터는 한쪽 손가락엔 성서본문을, 또 다른 손가락으로는 그리스도를 가르치고 있어요. 교회갱신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김형기 성서만이 우리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이라는 선언입니다. 여기서 성서란 우리가 쓰는 신구약 66권만을 말하는 것인데, 가톨릭은 지금도 성경 이외에도 토비트서, 유딧서, 마카비서 등 우리가 외경이라고 부르는 7권을 제2의 경전으로 부릅니다.
김현호 이뿐 아니라 전통(傳統)을 성서와 동일한 권위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교황이 공식적으로 선언한 문서나 교회의 결의사항을 포함하는 그런 개념으로 일상에서 우리가 쓰는 단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성서의 해석권도 교황에게만 있어요.
김길구 두 번째 원리로 Sola Gratia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죠.
김현호 우리는 값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인간의 수고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이를테면 우리의 선행과 하나님의 역사가 결합된 신인협력 사역의 결과가 아닌 오로지 하나님 자신의 단독사역이라는 것입니다.
김형기 가톨릭은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뭔가 인간의 공덕, 공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오직 은혜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힘으로 선행은 은혜의 결과라고 보지요. 본회퍼가 말한 ‘값싼 믿음’과 많은이의 공감을 일으킨 영화 ‘밀양’에서는 호도된 은혜를 고발한 것이지요.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김길구 세 번째 원리는 sola Fide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인데요…
김형기 이 원리는 루터 자신의 중세적 신앙의 경험에서 유래합니다. 인간의 선행과 참회를 통해 진로의 하나님과 화해하려는 그가 성서연구를 통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의한 구원이라는 이신칭의(以信稱義) 즉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루터신학의 핵심사상에 도달하게 되지요.
김길구 다음은 원리는 구원은 sola Christus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선언입니다.
김형기 이것은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사역과 그분의 제사장적 중보사역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사제는 하나님과 우리사이의 중보자이지요. 그러나 개신교는 성직자가 구약의 제사장이나 가톨릭의 사제로서의 중보자임을 부인합니다.
김현호 다만 사역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뿐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그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교회 현장에서 교역자의 성직주의가 아직도 만연한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
김길구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참고로 본문을 보면 종교개혁의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오직’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됐는지 알 수 없다고 하네요. 루터나 칼빈 같은 개혁자들도 이 말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멜란히톤이 “우리는 오직 은혜로 의로워지고,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은 있다고 합니다.
김현호 이 문구를 서구사회에 정착시킨 이는 두 명의 음악가들인데, 바흐와 헨델로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끝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뜻하는 라틴어 SDG를 적었답니다.
김형기 고전10:31에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하였고,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 소요리문답에 인간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되어있지요.
김길구 끝으로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5대 원리가 주는 가장 시급한 교훈은 무엇일까요.
김현호 리처드 백스터는 ‘강단의 개혁이 교회의 개혁으로 나가는 길이다’고 했어요. 500년이 지난 지금도 사제에서 목사로 명칭만 바꿨지 목회자들의 성직주의는 여전하다고 봐야지요.
김형기 루터의 말대로 ‘영광의 신학’을 버리고 ‘십자가의 신학’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
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김영봉 목사님의 삶이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드리는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를 가지고 힐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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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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