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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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기 힘든 이유는 형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은 그 형편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볼 때 늘 <다름>에 착안하여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보다 돈이 많을 때, 많이 배웠을 때, 재주가 많을 때, 지위가 높을 때 상대적 만족을 느끼며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남보다 못하면 좌절하고 고통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미세한 차이에도 민감합니다. 그 간극을 더 벌리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평생을 치열하게 다툽니다. 이 와중에 무시하기도 하고, 무시당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비극이 다 여기서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우리 삶은 심하게 망가집니다.
인생을 꼭 이렇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다름>에 착안하기 보다는 <같음>에 착안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에 한 동안 모 명문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의 신우회에서 성경공부를 인도한 일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들은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한 이들이니 모두 명석한 모범생들이었습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상당수가 명문대학교에 입학했고, 사회에서 상당한 성공들을 거두었습니다. 사장님들도 많고, 뒤에 ‘사’자 붙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많았습니다. 성공에 도취되어 바쁘게 사는 동안에 연락도 뜸해졌습니다. 그러다 나이 육십을 넘기게 되자, 삶에 회의가 느껴졌습니다. 잊었던 친구들이 생각났고, 한두 사람씩 연락해서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새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모여 하나님의 말씀 앞에 앉으니, 누가 더 낫다고 만족해하던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차이보다는 같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듬성듬성해지는 머리칼, 늘어가는 주름살, 자식들을 떠나보낸 허탈감, 직장에서 은퇴하면서 남아도는 시간들, 부질없는 것들에 매달려 살아온 데 대한 후회......모두가 비슷했습니다. 이분들은 자신들이 비슷하다기보다 오히려 똑같음을 발견했다고 하는 게 옳겠습니다. 깨닫고 보니 똑같았습니다. 같은 것들에 비하면 그 동안 그렇게 크게 느껴진 차이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분들이 깨달은 같은 것을 우리도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은 인생에서 더욱 근원적인 것들입니다. 우선 우리 모두는 하나님에 의해 이 땅에 태어난,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이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죄인이라는 점이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성공했다고 자부해도 모두가 삶의 고통 아래 있다는 점이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죽는다는 점이 같습니다. 그리고 죄 값으로 음부에 떨어져 영원한 형벌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깨닫고 보니 한 번 나서, 한 번 살다가, 한 번 죽어 멸망에 떨어지는 존재라는 점에서 조금의 차이도 없이 똑같습니다. 모두가 다 똑같은 비참한 존재인데, 그 동안에는 아주 미세한 다름에 매달려 우쭐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했으니,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성도들은 다름보다 같음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다름에 매달려 살면 마치 자신은 구원받을 필요가 없는 존재인 양 착각하거나, 자신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존재라 여기며 좌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같음을 생각하면서 산다면 겸손할 것이며, 더구나 자신이 멸망할 인생에 불과함을 깨달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며, 십자가 앞으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제대로 믿으려면 다름보다 같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본문은 의인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다른 이들을 볼 때 <나도 저 사람과 다를 바 없지. 나도 같은 존재야.>라고 생각된다면 그건 축복입니다. 우리는 다 멸망할 존재일 뿐입니다. 바로 이런 인식의 자리에서 우리는 주님의 은총을 바라보게 될 것이며, 그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대단한 사람을 만나도, 어려운 이를 만나도, <나도 당신과 같답니다.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답니다. 은혜의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같은 점이 많으니, 미워하고 갈등하지 말고, 서로 다름 때문에 고통 받지 말고,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면서 살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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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다름보다 같음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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