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수정)탁지일 교수.jpg
 
최근 이단들의 두드러진 특징들 중 하나는 친사회적인 봉사활동이다.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사회적 시각이 늘어날수록, 이단들은 양의 옷을 입고 동분서주한다. 마치 자신들이 기성교회의 대안인 것처럼 선전에도 열을 올린다. 이를 위해 ‘오론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알게’ 한다.
의아한 점은 교회의 선행과 순기능에 지면을 할애하는데 인색한 언론들이 이단들의 봉사활동은 다수의 지면을 할애해 적극적이고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일이다. 주요 언론들뿐만 아니라 지방 언론과 인터넷 언론들에는 하나님의교회, 신천지, 구원파, 전능신교 등 최근 주목을 받는 이단 단체들에 대한 기획보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광고인지 보도인지 모를 형식을 갖추고 노골적인 홍보매체로 전락해버린 언론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얼마 전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즉 거액의 대가를 받고 게재한 홍보성 기사라는 것이다. 적어도 공익을 추구하는 언론이라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단단체들에 대한 홍보성 보도는 자제했어야 한다.
이단들은 이러한 보도 내용을 가지고, 포교와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심스러운 점은, 사회적 논란이 되는 단체에 대한 주요 언론들의 홍보성 기사가 게재되면, 누군가는 경계심을 풀고 이단단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단들은 이러한 기사들을 십분 홍보에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 면죄부처럼 사용할 수 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와 동아일보 출판국 거래내역에 따르면 신동아를 만드는 동아일보 출판국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발행금액으로 받은 돈은 약 12억원 이상”이며, “특히 신동아 6월호가 나올 즈음 7억8000여만원을 발행금액으로 받았다. 신동아 외에도 동아일보 출판국이 펴내는 여성동아 역시 지난 3월22일자 동아일보 LIVING&ISSUE 섹션에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동아일보 출판국이 1월3일부터 6월14일까지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받은 액수는 총 12억여 원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앙일보 및 유관 언론기관들, 그리고 경인일보 등의 지역 언론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보도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지면에 그 정도 분량이 나가는 거면 기자와 데스크가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독자가 이를 믿고 읽는 것인데, 거기에 돈이 개입하면 돈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과대 포장한 것”이고 “독자 입장에선 기사로 알고 광고를 읽은 셈으로, 독자를 속이는 행위이자 지면 낭비”라고 비판한 곽영신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을 덧붙였다. 만약 이러한 부적절한 거래가 사실이라면, 언론이 거래를 통해 자신의 공신력을 매매한 것이다.
성경은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마태 6:3) 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하지만 이단들은 ‘오른손이 하는 것을 반드시 왼손이 알게’ 한다. 즉 양의 옷을 입고 자원봉사를 하고, 이를 사진으로 담아 언론에 보도하도록 한 후, 이를 가지고 공신력 있는 기관들을 찾아 수상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받은 상들을 인터넷에 올려 자신들을 홍보하거나, 복사해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들이 친사회적인 평범한 종교단체라고 선전한다.
대법원은 지난 해 “원고 교회[하나님의교회]는 1988년, 1999년, 2012년경에 시한부 종말론을 제시하여 여러 기독교 단체로부터 이단 지정을 받은 바” 있으며, “원고 교회의 일부 신도들이 통상적인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종교 활동과 헌금 등의 문제로 심한 가정불화가 발생하고, 이혼까지 이른 사례들도 있다”고 하나님의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언론의 자유는 침해당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언론도 국민의 올바른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일부 언론들의 실리에 대한 집착이 이단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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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교수]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알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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