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생활관전면.jpg▲ 생활관 전경
 
어린 나이지만 사회 어두운 곳에 발을 들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범죄를 저질렀고, 소년원을 다녀오게 됐다. 소년원을 나오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들의 앞은 더 캄캄했다. 돌아갈 집도, 가족도 없다. 그런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 줄 곳이 있어 찾았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에 위치한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이다.
(재)한국소년보호협회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관장 박용주 목사)은 법무부 산하기관이다. 1998년 12월 법무부는 산하기관인 (재)한국소년보호협회를 설립,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을 펼쳤다. 경기도 의왕시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 대전, 경기도 안양, 전북, 강원 지역 등 전국 8개의 자립생활관을 운영 중이다.
청소년자립생활관은 소년원 무의탁 출원생 및 가출 등 소외청소년을 대상으로 거주보호 자립지도, 진학 직업교육 및 안정된 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개별 특성에 맞춰 심리적 지원, 정서적 안정 지원 및 학업 지원, 취업 지원 등 사회적응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은 지난 2004년 개관해 활동해 오다, 2017년 새롭게 증개축을 실시했다. 2인 6실, 3인 2실로 총 8실을 운영 중이고, 정원 인원은 18명이다. 입주 자격은 법무부, 사회복지사업법, 보건복지부에 의한 대상자로 만 12~22세 남자 청소년이다. 소년원, 법원, 보호관찰소 등 소년보호 관련기관으로부터 의뢰를 받거나 무의탁 아동청소년, 저소득층 및 국민기초수급대상 가정, 근거리대상자 등이다. 1주간 예비 입주기간을 거쳐 정식 입주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6개월간 생활하며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재량에 따라 자립할 때까지 돕기도 한다.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의 대다수는 출원생들이다. 가끔 일반 쉼터에서 감당하기 힘든 청소년들을 의뢰할 때도 있지만 소년원을 나온 출원생들이 쉼을 얻으며 사회로 적응해 나가는 통로가 된다.
취업 및 취업알선, 취적·연고자 찾기, 사후지도 등을 한다. 검정고시, 인성교육, 직업교육, 음악 등 멘토링 활동도 하고 체육활동을 통한 건강증진을 도모한다. 또 운영 및 자립위원, 자원봉사자 및 유관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관장 박용주 목사는 “이 곳이 또 하나의 가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무부 산하기관으로서 지켜야할 규정들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규정으로 아이들을 옭아매기보다 가정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서 입주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당부하는 것이 있다. 외출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외박은 꼭 사유를 말하고 허락을 받을 것. 그리고 술, 폭력, 범죄에 연루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박 관장은 “이 곳을 찾는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가득하다. 이는 어른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제게, 직원들에게 불만을 표출하며 험한 말을 할 때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험한 말로 위협할 때도 있어 근무환경이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이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25일, 박용주 관장은 고민 끝에 제의를 수락했다. 목회를 하던 중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에 대해 알게 됐고 고민하던 끝에 결심했다. 이들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데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목사로서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낳은 결과였다.
“우리가 어떻게 만났든지, 한 지붕 아래서 살아가는 가족 같은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하고 가정이 깨어져 갈 곳 없어 이리저리 친척집을 다니다 어느 정도 커서 집을 나오게 된다. 그렇게 헤매다 범죄에 연루되고 소년원을 가게 된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에게 가정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싶었고, 복음을 전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고 싶었다.” 그 힘으로 세상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관장 박용주 목사.jpg▲ 관장 박용주 목사
 
▮작은 거라도 주고 싶은 부모 마음
잠자고 먹을 것이 있다고 충분할까? 그렇지 않다. 한 아이를 키우면서도 돈 들어갈 곳이 숱하게 많은 것처럼 생활관을 찾는 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게 많다. 여느 부모처럼.
생활관에 입주할 때 변변한 옷 한 벌, 신발 한 켤레 없는 아이들도 많다. 심지어 소년원에서 입던 원복 그대로 입고 오기도 한다. 그들에게 좋은 것은 아니더라도 외출할만한 옷과 신발을 사주고 싶은데 이런 경우엔 비용 지출이 힘들다. 생활관에 관련된 기본 운영 외에는 비용을 지출하기 힘들다. 취업이나 학교, 학원 등 수강료나 등하교하기 위한 교통비 등을 용돈으로 주고 싶고, 또 줘야하는 필요 항목이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그래서 외부 후원으로 용돈을 주기도 하고 그 마저도 없을 때는 박 관장의 사비로 용돈을 주기도 한다. 박 관장은 “아이들이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용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몰리다보면 결국 범죄 현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은 사회정착을 돕고 있다. 진학, 전편입학, 검정고시, 교양학습 등 학업연계지도를 한다. 또 취업알선, 직업체험 및 직업탐색을 돕고 사회정착을 지원한다. 부산 솔로몬로파크 상상드림카페를 운영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도 하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관장 박용주 목사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었다. 그들의 삶에 빛이 되어줄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4년 전 예배처소를 마련했다. 부산 덕천동에서 시작해 현재는 김해에 자리잡은 한소망교회. 이곳에서 매주일 오전 8시 30분 생활관 아이들과 직원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출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고, 자립해서 생활관을 떠난 아이들도 가끔 교회를 찾아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어느덧 대표기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만약의 경우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일반 성도들과 분리해 오전 일찍 예배를 가진다. 박 목사는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않기에 한소망교회의 재정은 교회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제와 선교비로 사용된다.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은 지난 2017년 12월 18~23일 타이페이 싼시아지역에 희망드림 해외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섬김, 그 행복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원주민센터의 정비를 도왔다.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 정립, 더 넓은 세계관을 확립하는 기회였다. 지난 2018년 6월 12~15일에는 중국 상해로 금연캠프를 떠났다.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하면서 변화된 삶과 성취감, 새로운 동기부여를 심어주며 건강한 성장을 도모했다. 또 지난 1월 13~15일 전남 완도에서 가족솔루션캠프 ‘소나기(소통·나눔·기쁨) 캠프’를 개최했다. 박 관장은 “아이들 대부분이 비행기를 처음 타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성취감도 높았고 또래 같은 밝은 표정을 보였다. 주변 목회자와 성도들이 멘토로 참여해 아이들을 자식처럼 품어주셨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생활관에 지급되는 운영비로는 불가해 후원을 받아 진행한다”고 말했다.
2004년 3월 세워진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은 ‘또 하나의 가정’이다. 함께 먹고, 나누고, 잠 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캄캄한 현실 속에 내일을 꿈 꿀 수 있게 만드는 공간이다. 박용주 관장은 “세상에서 소외되고 의지할 곳도 갈 곳도 없는 아이들에게 내 집처럼 꿈과 흼아을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도록 후원교회가 되어 주시고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달라”면서 “물질, 물품 등의 후원도 가능하고 재능기부와 여러 가지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함으로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믿음으로 당당하게 세상에 적응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후원계좌) 농협 301-0177-7014-71 (재)한국소년보호협회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
 
KakaoTalk_20190220_115517628.jpg▲ 한소망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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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청소년들의 안전한 울타리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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