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9-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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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고지라는 말이 있다. 원래 이 말은 페다고지라는 말의 반대말처럼 사용되었다. 말콤 노울즈는 페다고지가 미성년들을 위한 교육, 교사중심의 교육을 일컫는 말이라면 안드라고지는 성숙한 성인들을 대상하는 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안드라고지의 의미는 성인, 미성년을 구분하지 않고 적용되고 있다. 학습자를 단순히 배워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그들의 삶의 경험과 지식을 존중하고, 스스로 배울 내용을 찾아갈 수 있는 자율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교육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찾아가고 연구하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오랫동안 이러한 교육방법을 꿈꿔왔다. 교사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상호 존중과 상호 협력의 수업을 말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다. 바로 양육훈련학교를 진행하면서 말이다. 성민교회는 새해 첫 주일부터 설 연휴를 뺀 7주 동안 매 주일 오후에 교회학교 교사들과 부모들, 다음세대에 관심 있는 모든 성도들을 대상으로 양육훈련학교를 실시하였다. 이 훈련학교는 기독교교육의 기초과정으로서 기독교교육이 무엇인지, 왜 기독교교육을 해야 하는지, 학생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누가 교사인지,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어디서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 양육훈련학교는 기존의 교사대학이 강의 위주로 진행되었던 것과는 달리 그 날 그 날 주제를 가지고 조별토의도 하고 발표하는 시간도 갖고, 간략한 강의를 듣고 과제를 받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수업이 끝나면 그동안 다음세대를 양육하느라 수고하셨다는 의미를 담은 작은 선물을 드렸다. 혹시나 수업에 빠지거나 놓친 부분은 강의파일을 제공하여 따라잡을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1월 첫째 주부터 가장 지친 오후시간대에 개설되어서 처음에 시작할 때는 과연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세대와 조부모세대까지 많은 이들이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시간은 이해가 되지 않는 다음세대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발표한 내용이었다. 유치부나 어린이부 교사들은 꽃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며 발표를 시작한 한 청소년부 교사는 이해되지 않는 아이들의 언행으로 첫 번째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들 정도였다. 말을 하지 않고, 카톡이나 문자를 해도 대꾸하지 않는 아이가 참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일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는 이야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토의와 나눔을 통해서 참여하는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내놓기도 하고 다른 이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며 다시 한 번 자기 안에 있었던 소중한 교육의 노하우와 추억들을 꺼내어 갈고 닦는 시간을 가졌다. 가르치는 이나 배우는 이가 하나가 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숙해갈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수업에서 훈련학교에 참여한 이들의 소감 발표 시간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강의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자극받을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지금까지 이런 강의는 없었다.”라는 한 교사의 소감 발표를 들으며 필자가 지금껏 생각해왔고 꿈꾸었던 교육이 의미 있고 효과적인 일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교사들과 성인들은 교육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일방적인 교육이 싫은 것이었다. 양육훈련학교는 가르치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성인들이 자신의 삶의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익혔던 것들을 소환하고 정리하는 것을 돕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다음세대의 부흥을 꿈꾸고, 자녀세대가 바뀌기를 간절히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성인들과 부모세대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교회학교의 부흥을 위해 교사들만의 헌신을 강요하기보다는 교회 전체의 어른들이 신앙으로 다시 무장하고, 다음세대를 보다 더 이해하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한 해가 벌써 두 달이 넘게 지났다. 지금은 이 땅의 다음세대들을 위해서, 그들의 신앙과 삶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 교회가 무엇이라도 해야 할 시기이다. 그 첫 번째가 성민교회 양육훈련학교와 같은 온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적인 신앙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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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살린다] “교사대학이 아닌 양육훈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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