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0-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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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제주도에서 우리 교회 전반기 교역자 정책 수련회를 가졌다. 제주도의 바람과 구름과 하늘과 그 푸른 녹음의 풍경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는 제주도의 바다도 좋아하지만 특별히 교래리 휴양림이나 한라산 생태숲길 같은 곳 걷기를 좋아한다. 도심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깊은 원시림을 걷다보면 고요 속의 고요를 듣고 신비 속의 신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부교역자들과 함께 교래리 휴양림뿐만 아니라 평지로 잘 조성해 놓은 비자림 휴양림을 걷는 시간도 가졌다. 그곳에서 한 그루의 나무, 연리지(連理枝)를 보았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들이 서로 엉키고 붙어서 마치 한 그루의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말한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연리지를 실제로 보면서 나는 어쩌면 두 나무가 한 나무처럼 붙어서 저렇게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더니, “사람들도 서로 끌리는 사람이 있듯이 숲 속의 나무도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밀어내고 싸워야 정상인데 나무가 저렇게 붙어 있는 것은 무언가 끌리는 힘과 연정과 생명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고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과학적 답변은 아니었지만 그 말을 들으니 연리지가 더 신비로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사실 연리지는 비좁은 숲 속에서 서로 자라면서 바람에 부딪쳐 상처가 나기도 하고 그러다 또 비를 맞고 이슬을 맞고 햇빛을 맞으며 어느새 그 상처에서 새살이 돋아나 서로 붙어 한 몸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연리지를 사랑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한 그루의 연리지 앞에서 한국교회의 모습과 비교해 보았다. ‘연리지는 저렇게 서로를 사랑으로 부둥켜안고 한 몸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서로 싸우고 다투며 분열하고만 있을까. 우리도 한 그루의 연리지가 될 수는 없을까.’ 실제로 한 몸을 이룬 연리지는 태풍이나 벼락을 맞아 나뭇가지가 꺾이거나 쓰러져도 다른 반대편나무에서 영양분을 공급 받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나무이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는 모습인가?
세계 교회사를 보아도 어느 시대이든 서로 싸우고 분열하는 교회는 망했고, 하나 되고 연합하는 교회는 흥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싸우는 것이다. 아무리 일을 잘하고 봉사를 많이 하고 헌신을 많이 해도 싸우는 사람은 싫어한다.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하고 전도를 많이 한다 하더라도 상대를 증오하고 공격하며 충돌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서 우리 교회 평생표어는 ‘사랑하며 섬기는 교회’다.
그런데 교회를 하나로 만들고 연리지 교회를 이루게 하는 것은 딱 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띠로만 하나가 가능하다. 교회는 오만가지 사람이 다 모이는 곳이 아닌가?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며 출신 지역이 다르고 빈부격차 등 모든 교인들의 구조는 천태만상이다. 이런 천태만상의 사람들이 서로 자기하고 맞지 않는다고 얼마든지 싸우고 분열할 수 있지 않는가. 우리 교회 같은 경우는 수만 개의 입이 있는데 자기 소리를 한 마디씩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소리가 나겠는가?
그럼에도 우리 교회는 정말 바보스러운 교회이고 역설적인 교회이며 공동체 교회를 이루고 있다. 한 마디로 연리지 교회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담임목사의 리더십이 출중해서도 아니고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이 훌륭해서도 아니다. 우리 교회 안에 성령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과 생명, 하나님의 사랑을 한 띠로 묶어서 연리지처럼 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마인드로 본다면 다투고 싸우고 분열하는 교회는 주님의 보혈의 능력과 생명의 역사가 없다는 방증이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 되지 못하고 성령의 한 띠로 묶음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더 주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오로지 주님의 보혈과 생명과 하나님의 사랑과 섬김으로 성령의 한 띠가 되도록 기도할 뿐이다. 제주 비자림에서 본 한 그루의 연리지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신비하고 경탄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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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칼럼] 연리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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