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1-24(화)
 
(수정)탁지일 교수.jpg
외교부 여행경보제도는 4단계로 구분된다. 남색경보(여행유의), 황색경보(여행자제), 적색경보(철수권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색경보(여행금지)이다. 흑색경보 지역으로 분류되면 체류 중인 사람들은 즉시 대피하거나 철수해야 한다. 얼마 전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의 민다나오지역은 2015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흑색경보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정황으로는 흑색경보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갈등과 충돌의 땅 민다나오에 평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신천지의 언행이다. 지난 5월 25일 소위 평화걷기대회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동영상을 통해 반복적으로 주장되었다. 신천지에 따르면, 2014년 1월 24일 이만희 주도하에 민다나오에 평화협약이 체결되었고, “40년 유혈분쟁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5년 5월 25일에는 민다나오 분쟁지역에서 평화기념비 건립행사를 진행하고, “피로 얼룩진 민다나오에 평화가 왔다.”고 이만희는 주장했다.
하지만 신천지가 주장하는 평화는 요원하고, 오히려 2015년 12월부터 민다나오지역은 흑색경보지역으로 분류되었고, 현재는 유혈충돌이 벌어지는 최악의 계엄령 상황에 처해있다. 결과적으로 신천지가 주장하는 평화협약이나 평화기념비 건립은 모두, 현실과는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평화 코스프레였음을 알 수 있다.
신천지 이만희가 평화 깃발을 들고 민다나오를 비롯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시도이다. 대선 주자들은 어떤 누구도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무관함을 밝히려고 애썼다. 신천지와의 관계를 노출하려는 대한민국 공인들은 한사람도 없다. 신천지로서는 자신들이, 이단사이비종교가 아니라, 평화에 관심 있는 평범한 종교단체라고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숨겨있다.
또한 신천지 신도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신천지 신도들은 소위 모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도 못하고, 자신이 믿는 교리를 떳떳하게 밝힐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자존감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에게 마저도 거짓말로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하는 처지였다. 신천지의 국제화 시도는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제화를 노리는 신천지의 평화행보는 아직은 서투르고 어설프기만 하다.
신천지 지도부의 전략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보인다. 신천지가 이뤘다던 민다나오의 평화는 안 보이고, 오히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는 어떤 거짓말을 동원해 이를 합리화할지 자못 궁금하다. 혹은 144000 교리의 실패처럼, ‘아니면 말고’식의 두둑한 배짱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한편 신천지 신도들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괜찮아’로 보인다. 144000 교리의 실패가 드러나도, 헌신이라는 미명하에 노동력 착취를 당해도, 심지어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거짓말과 아픔과 고통을 주더라도, 스스로 ‘그래도 괜찮아’라고 되뇐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에게, 자신의 선택이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 때문일까?
필리핀의 민다나오처럼, 신천지는 영적 흑색경보 지역으로 분류된다. 결코 방문해서도 체류해서도 안 된다. 만약 그 안에 있다면, 속히 안전지역으로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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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흑색경보지역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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