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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 교양 읽기 ②] 교회의 위기 … ‘슬로처치’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좌담: 김길구 부산YMCA 사무총장, 김수성 경성대 외래교수, 김현호 기쁨의집 기독교서점 대표 ] “변해도 너무 빨리 변한다!” 주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푸념이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말이다. 이런 흐름에 역행하듯, 세 사람이 ‘천천히’를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모였다. 그런데 4월 9일 저녁 ‘기쁨의 집 기독교서점’ 한쪽에 자리한 테이블 주위에는 느긋함보다 ‘더 늦으면 안 된다’는 긴박감이 흘렀다. 물질주의 교회에 닥친 ‘당연한’ 위기김길구 : 그동안 우리나라 교회는 상당부분 미국 교회를 벤치마킹하여 성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교회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슬로처치》는 우리나라 교회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대안까지 제시해줍니다.김현호 : 그동안 한국교회는 엄청나게 성장해 왔지만, 자신을 성찰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습니다. ‘빨리빨리’에만 치중하다 보니 열매가 빈약할 수밖에 없었죠. ‘바쁠수록 빈곤하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김수성 :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교회 성장에도 ‘맥도날드화’가 적용되었다는 지적입니다. 교회의 본질과는 상반되는 패러다임인데,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교회가 성장해왔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죠.김길구 : 맥도날드화는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물질주의 가치관입니다. 교회가 여기에만 의존하려 했기에 위기가 닥친 것 아닐까요?김현호 : 중요한 지적입니다. 한국교회는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구역운동, 제자훈련, 셀교회운동 등.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이 처음에는 신앙의 건강성을 위해 출발했는데, 확산되면서 모두 교회성장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어 버렸습니다.김길구 : 한국 교회가 이들 프로그램을 마케팅 측면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프로그램의 프랜차이즈화라고 할까요.김현호 : 미국교회에서 유행했던 정형화된 사역자들, 성도들을 모으기 위한 표적 마케팅, 대중스타가 된 목회자들, 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한 교회성장 추진 등이 맥도날드화에 따른 부작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김길구 : 미국 교회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 중에는 미국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곳도 많으니까요.김현호 : 한국 교회의 경우, 형편이 다른데도 모두가 동일한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면 교회가 성장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목회자와 교인의 차이, 사이즈의 차이, 주위환경의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소화불량이 올 수밖에 없었죠.김길구 : 이 책의 저자들은 평신도입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이 놓치기 쉬운 실질적인 문제점을 보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좋은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역상점 이용하기 등 실천해야김수성 : 이 책에서 ‘지역성’을 중시한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교회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문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 현실에서도 적절한 것 같습니다.김길구 : 한국 교회가 지역성을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데이 교인(Sunday christian)을 양산했습니다. 교회는 예배 중심으로 흘렀고. 일상과 동떨어진 교회는 외부에서 공급되던 성장 동력이 차단되면 바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운동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은 지역가꾸기, 도심재생, 주민자치 등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김수성 : 그동안 교회가 부동산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부동산 재테크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교회가 앞장서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등을 전개함으로써 지역화하여야 할 것입니다.김현호 : 교회가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동으로 사역하고 봉사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 교회 구제비를 같이 모아 집중적으로 사용한다든지, 봉사 프로그램은 물론 전도도 같이 하는 겁니다. 그럴 경우 엄청난 파워를 형성할 것이고, 지역주민들의 교회에 대한 인식도 빠른 시간에 호전될 것입니다.김수성 : 여름성경학교 교재 제작이나 프로그램 개발도 공동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공동으로 지역문화를 탐방하고, 신앙의 선배들을 찾는 일 등은 그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죠. 또한 어르신들에게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김길구 : ‘노노케어(老老 care)’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마을사람들이 교회를 보는 눈이 달라지게 해야 합니다. 마을사람과 교회를 이어주는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재단’을 조성해야 합니다.김수성 : 문득 농어촌에서 개척교회를 했던 목회자들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정주하기 위해 마을 이장처럼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교회의 지역화는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김현호 : 지역상점 이용하기, 지역문화 활성화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배 후 공동 배식을 없애고 인근 식당들과 계약을 맺어 그 식당들을 이용하게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대형마트를 이용하지 않고 인근 구멍가게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고요.김길구 : 포틀럭(potluck) 식탁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교인들이 각각 조금씩 마련한 음식을 교회로 가져와 식탁을 차리고,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함께 식사하는 것이죠.김수성 :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어렵겠지만, 수요일 예배나 금요일 구역예배에 적용시킬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합리적 체계는 오히려 비인간화의 첩경김길구 : 슬로처치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김수성 : 슬로처치는 슬로푸드(slow food)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아직 체계화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한국 교회에서도 조금만 변형하면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많이 제시되어 있는 것입니다.김현호 : 이제 상가를 임대하여 교회를 개척하던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상당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개척교회보다 슬로처치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정신을 함유한 가정교회로부터 출발해야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신약교회의 정신이기도하고요.김수성 : 교회가 성장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목회자가 교회를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미국 수정교회의 경우 ‘상속’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죠.김현호 : 슬로처치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교회입니다. 맺는말에 나와 있듯이 삶·숨·음식·우정을 실천해야죠. 합리성보다는 생태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김길구 : 본문에 교회는 ‘해석 공동체’라는 말이 나옵니다.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환대’와 ‘너그러움’을 실천하는 교회, 그게 슬로처치라 할 수 있겠죠.김수성 : 조지 리처는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에서 ‘합리성의 불합리성’을 강조합니다. 효율성을 이야기하지만 그 효율성의 이익은 대부분 합리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합리적 체계는 오히려 비인간화를 가져온다고 지적합니다.김길구 : 슬로처치가 사람답게 사는 일상을 추구한다는 말과 연결되는군요. 다음 달에는 미국에서 목회하는 김영봉 목사의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Ivp, 2011)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수성] ▲ 슬로처치는 오래 참고 견디면서 천천히 변화를 이루어가는 하나님을 닮고자 한다. 그러나 맥도날드화에 물든 교회는 단기간 성장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제부터라도 지역의 고유한 맛과 향을 담아내는 믿음의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크리스탈 처치 모습. 메가처치의 상징이었던 이 교회는 목사 가족 간의 불화로 2012년 파산하였다. 현재 가톨릭교회가 인수하여 대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 때를 기다리는 삶 필요 ‘패스트(fast)’는 바쁘고, 호전적이며, 서두르고, 통제와 제압을 일삼는 삶의 방식이다. 사회학자 조지 리처(George Ritzer)가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라고 표현한 패스트문화 현상이 패스트푸드 매장을 출발점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지 리처. 김종덕 역.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시유시, 2003. 참조]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슬로푸드(slow food)운동이 등장, 여러 사회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슬로처치(slow church)도 그중 하나다. 슬로처치는 확실한 개념이나 추진 방향은 이제야 논의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슬로처치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슬로처치는 궁극적으로 사람답게 사는 일상을 추구한다. 질적인 신앙의 성장을 추구하고,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화목하게 하는 사역을 하며, 환대와 나눔을 실천하는 생활을 중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슬로처치의 모습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슬로처치가 지향하는 삶은 깊은 곳에 닻을 내리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조용하게 때를 기다리는 삶이다. 만물이 창조의 절정인 종말론적 구원을 향해 나아간다는 신학적 전망을 유지한다. - 슬로처치는 지역의 고유한 맛과 향을 담아내는 믿음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교회는 지역문화의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 슬로처치는 탄식 혹은 회개에서 시작해 생태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는 방법들을 강구한다. - 슬로처치는 하나님 나라의 풍성한 경제를 증언하기 위해 감사, 관대함, 환대를 실천해야 한다.공동 저자인 크리스토퍼 스미스(Christopher Smith)는 ‘잉글우드 북리뷰’ 편집자이고, 존 패티슨(John Pattison)은 ‘컨스파이어’의 편집장으로 《비사이드 바이블》를 저술하였다. 원제 Slow Church. 김윤희 역. 새물결플러스, 2015.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일상교회-세상이 이웃삼고 싶은 교회》 / 탐 체스터·스티브 티미스 지음 / IVP《세이비어교회-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 / 유성준 지음 / 평단《작은교회 이야기》 / 한희철 지음 / 포이에마 도/서/제/공 기독교서점 기쁨의 집(초량 일본영사관 맞은 편) 051)464-1734
    • 문화
    • 기독교 교양 읽기
    2015-04-16
  • [문화] 최병학 목사의 문화펼치기②
    : 도마, 사진-신학(Photheology)의 세례요한 매화 절벽에 매화 한 그루 바위틈에 끼어 있구나그렇게 구차하게 살아도 좋다하네청산에 비껴 서서 굽어 보며 사노라네청산에 비껴 서서 굽어 보며 사노란다네꺼꾸로 매달려도 제 멋 제 철을 못 이기어눈 쌓인 그 사이로 방긋이 피었구나멋없는 잣나무들이사 그 마음을 어이 안다하리 절벽에 매화 한 그루 바위틈에 끼어 있구나그렇게 구차하게 살아도 좋다하네청산에 비껴 서서 굽어 보며 사노라네청산에 비껴 서서 굽어 보며 사노란다네 - 김인곤 작시, 김규환 작곡 1. 매화예찬: 부활 예수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매화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한다. ‘겨울철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흔히 한 폭의 그림에 그려서 ‘송죽매(松竹梅)’라고 한다. ‘지조 있는 선비인 군자’를 상징하기도 하며 ‘탄탄대로를 걷다 인생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도 변치 않고 찾아주는 친구’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세한삼우 가운데 매화와 대나무에 국화와 난초를 더한 것을 매란국죽(梅蘭菊竹)’이라고 한다. 이 4가지 초목과 꽃을, 기품이 있고 고결한 군자와 같다 해서 사군자(四君子)라고 한다. 이들은 춘하추동의 순서대로 이 험난한 한반도 땅에 피어나고 자라고 있다. 특히 사군자 가운데 매화는 다섯 장의 순결한 백색 꽃잎을 가진 아름다운 꽃이며 그 모습이 애처로우나, 은은한 향기를 지녔다. 매화의 꽃말은 ‘인내, 품격, 기품’이라고 한다.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매화는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 찬서리를 이겨내는 강인한 성정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가는 선비의 의연한 자세와 닮았다 하여 군자의 꽃인 것이다. (경남의) 아이들은 눈치 밥 때문에, 어머니들은 가정 형편 때문에, 아버지들은 퇴직 때문에, 청년들은 일자리 때문에 이래저래 힘든 세상살이이다. 그럴수록 매화와 같은 고결한 지조로써 힘든 겨울을 이겨내는 강인함이 그립다. 외세의 억압에도 굽히지 않고 불의에 물들지 않으며 오히려 맑은 향을 주위에 퍼뜨리는 매화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순절 고난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보게 된다. 2. 아우라 없는 예수: 사진 신학(Photheology)의 세례요한, 도마 요한복음 20장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디두모라 불리는 도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 저녁 모임에 없었던 도마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한다.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요20:25).”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있을 때 예수께서 다시 나타나시어 도마에게 손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창 자국을 확인시켜 주시며 믿는 자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이에 도마는 “나의 주님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28)”고 고백한다. 사진 미디어는 인간의 ‘감성적 측면’과 ‘이지적 측면’을 종합하는 기능이 있다. 만지고, 찍고, 보는 기능은 미디어의 감성적 측면이 강조되는 반면, 말하고, 전시하고, 회상하는 기능은 이지적 측면이 강조된다. 도마는 감성적인 인간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를 자신의 손으로 만져야말 했다. 또 눈으로 보아야 했다. 이런 감성적인 인간이었던 도마는 그의 복음서에서 감성을 넘어선 깨달음의 경지를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예수에 관한 전통적인 아우라(aura)가 벗겨지지만 또 다른 신앙의 신비를 우리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사실, 114개의 어구로 이루어져 있는 <도마복음>은 동양적이고 신비적인 색채를 지녔다. 신약 성서의 다른 복음서들과는 달리 예수를 신의 대변자나 신의 아들이라기보다는 깨달음에 이른 영적 스승의 모습으로 묘사한다. 따라서 <도마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자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제자들 각자의 내면의 자각을 통해 하늘나라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곧, 믿음이 아니라, ‘깨달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중기만의 도구’로 대중문화를 비판했던 미학자 아도르노와 달리 발터 벤야민은 대중문화를 문명의 진보를 위한 도구로 본다. 따라서 벤야민은 사진 미디어를 통해 원본과 복제본의 관계, 기술과 마술, 현실과 초현실 간의 관계에 대해 논하는데, 사진에는 일반 회화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본다. 베일에 가린 채 먼 곳에 놓여 있던 종교적, 권위적 및 전통적 아우라(벤야민에게 있어서 아우라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느낌, 작품을 대하는 주체가 그 대상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종류의 거리이다)는 사진과 같은 ‘순간의 미학’에 의해 클로즈업되고 복제되어 만인에게 전시되고 공개될 때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가깝게 다가 온, ‘벗겨진 아우라의 새로운 현실’은 또 다른 신비체험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일방적이며 폐쇄적인 전통적 아우라는 사라졌지만, 사진 미디어를 통해 도달한 경험 세계에서 우리는 또 다른 현실과 추상 간의 긴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우라란 예술 작품이 원본이라는 대상적 속성과 결부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예술 작품을 대하는 주체의 주관적 경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성이 이지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깨달음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도마는 사진신학의 세례요한이다. 그에게서 우리는 아우라 없는 예수를, 그러나 나만의 예수를 발견하게 된다. 3. 매화 예수 2000년 전 부활하신 예수는 김인곤의 시와 같이 절벽 바위 틈 매화 한 그루의 모습에서 세상 죄 지고 가신 어린양의 모습으로 발견된다. 혹은 세상을 비껴 서서, 사람을 굽어 보는 매화에게서 우리는 도마가 들려주는 예수의 진솔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 눈 쌓인 바위 틈으로 방긋이 피어나는 매화는 십자가 고난을 이긴 부활의 예수를 우리들에게 그려준다. 인생의 험난한 길을 걷다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도 변치 않고 찾아주는 친구인, 아니 아예 죄인들의 친구인 예수는 매화를 통해 우리들에게 변치 않고 다가온다. 자, 지금 그 순간을 찍을 준비가 되었는가? 늦으면 늦으리!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담임, 부산대학교 문학박사, 부산대 윤리교육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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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02
  • [기독교 교양 읽기 ①] 디지털 시대에 교회가 노년층의 자존감 세워줘야
    본지에서는 3월 개편에 맞춰 9면을 ‘문화’로 기획 했습니다. 지난 호에 게재된 ‘최병학 목사의 문화펼치기’에 이어 이번 호에는 ‘기독교 교양 읽기’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기독교 교양 읽기’는 김길구 부산YMCA 사무총장과 김수성 교수(경성대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김현호 대표(기쁨의집)가 모여 사회적 이슈 및 교회가 직면한 현실과 과제에 대해 책, 전문가 등을 통해 알아보는 자리입니다. 매회 주제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며, 목회 및 설교에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제공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세 남자가 의기투합했다. 〈한국기독신문〉에서 멍석을 깔아준다는 데 어찌 마다하겠는가. 책을 읽고서 허심탄회하게 우리나라 교회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이 세 남자의 조합이 재미있다. 김길구. 부산YMCA 사무총장. 명실 공히 부산 시민운동의 대표이다. 신학에 청소년지도, 사회복지 등 다양한 공부를 했다. 백양로교회 안수집사다. 이 모임의 좌장이다. 김수성. 경성대 외래교수.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멀티미디어를 전공했지만, 독서지도사 자격을 따는 등 ‘책읽기와 글쓰기’ 보급에 여생을 걸었다. 교회에 잘 나가지 않아 항상 야단맞는다. 김현호. 기쁨의 집 기독교서점 대표. 엄청난 독서가로서 20년 이상 독서운동을 하고 있다. 책 이야기만 나오면 밤을 새울 기세다. CBS에서 ‘행복한 책읽기’를 8년째 진행. 부산행복한교회 안수집사다. 지난 3월 13일 저녁 김 사무총장 집무실에 모였다. 선택한 책은 《나이 드는 내가 좋다》였다. 둘러앉자마자 저마다 이야기 한 가닥씩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고령사회’ 진입 - 교회 기로에 서다! 김길구 : 이 책을 읽다 보니, 부산이 광역시 중에서 맨 먼저 ‘고령사회’가 된다는 최근 기사가 기억났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는 65세 이상 비율이 12.7%인데 비해, 부산은 13.98%였습니다. 3월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접어든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교회의 고령화는 이보다 좀 더 심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현호 : 그래서 요즘 ‘노년목회’ ‘사별목회’ ‘저출산 고령화사회’와 같은, 노년을 위한 목회 세미나가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도록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뉴스앤넷, 2014년 6월 25일; 10월 28일; 11일 18일 기사 참조] 김길구 : 이 책도 궁극적으로는 ‘나이 듦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김현호 : 교회에서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1주일에 한 번 건강 체조와 특강, 레크리에이션, 외부인사 특강 등을 진행하고 점심을 제공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자칫 시간 때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교회가 어르신들에게 시혜(施惠) 차원에서 운영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수성 : 어르신들이 자존감을 가지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도 사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하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자존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적용하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호 : 맞습니다. 그래서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의식을 일깨우고 품위 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베풂을 받기보다 베푸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전인적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합니다. #노년층과 젊은이 연결 방안 모색해야 김길구 : 이 책에 어느 교회가 도입한 ‘짝기도’라는 예가 나옵니다. 서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이지만, 어르신과 10대를 한 사람씩 짝지어 매일 서로를 위해 기도하도록 한 것이죠. 그리고 1년 후 만남의 자리를 가졌더니 어르신과 10대 사이에 진실하고 훈훈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도입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까요? 김수성 : 현재 우리나라 젊은 층에게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인터넷에 너무 의존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노년층과 청년층을 기도로 연결함으로써 교회에서부터 인간과 인간의 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현호 : 가톨릭교회에서 하고 있는 대부(代父)·대모(代母) 제도를 도입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 서점에서 운영하는 독서캠프 중에 ‘이야기 회복’이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화는 물론이고 사라져가는 우리 옛이야기를 서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어린이집 등을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잊혀져가는 옛이야기를 직접 쓰기도 합니다. 참가하는 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김길구 : 부산YMCA가 운영하는 한 복지관에서 평범한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발간하는 사업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구술(口述)하면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그것을 받아 적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의 기쁨은 말할 것도 없고, 자원봉사자들도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현호 : 교회에서도 어르신들이 돌아가면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자녀들에게 전달한다면, 자녀들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모들의 인생역정을 깨닫게 되어 존경심이 더해질 것입니다. 김수성 : 저는 그동안 어린이주일학교처럼 노인주일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령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 때, 교회가 적극적으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노인주일학교를 운영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호 : 자체적으로 인력을 개발할 수도 있겠죠.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 땅을 떠나기 전에 노년의 지혜를 다 풀어놓고 갈 수 있도록 하는 어르신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독서캠프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험했습니다. #교회가 노년공동체 디딤돌 역할해야 김길구 : 시민운동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런 경험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다가 은퇴하는 분이 재직 당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공무원들에게 전수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투명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도 은퇴한 어르신들의 사회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큰 작용을 할 것입니다. 김현호 :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교회가 홀로된 어르신들의 케어타운(care town)이랄 수 있는 ‘우정공동체’ 같은 것을 설립하는데도 도움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 돕고 말벗도 하고 할 일도 찾는 공동체라 할 수 있죠. 그러면 노년층도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역의 어르신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수성 : 부산의 경우, 앞으로 7년 후인 2022년쯤이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가는 것이죠. 현재 직장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60세를 넘기지 못하는데 비해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어가는 현실에서, 교회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하루 빨리 교회가 대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김길구 : 이 책에서는 어르신들이 자기 역할을 찾고, 남을 도우면서 남은 생을 보람차게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스마트 시대에 노년층은 구시대의 유물쯤으로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노노(老老)케어, 홀로된 어르신과 결연사업 추진 등 사목적(司牧的) 역할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다음에는 크리스토퍼 스미스와 존 패티슨이 쓴 《슬로 처치(Slow Church)》(새물결플러스)를 읽고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번역 출간된 책입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 김수성] 나이 듦…인생의 깊이를 더하다! 이 책 《나이 드는 내가 좋다》는 나이 드는 것이 서러움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노년에 겪게 되는 두려움, 외로움, 상실, 고통, 질병과 죽음의 문제를 주 안에서 힘차게 딛고 새롭게 일어설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건강을 우상화하면서 수명 연장에만 집착하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하나님의 관심은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데 있음을 강조한다. 인생의 깊이를 더하다! 이보다 귀한 삶이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늙는 것도 고통도 슬픔도 다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가운데서도 모험심을 시험할 줄 알고, 육체적으로는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면서도 젊은이들에게 부족한 지혜를 기꺼이 베푸는 삶을 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겸손하게 일상에서 맞이하는 작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고통조차도 하나님의 찬양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앙금을 씻어버리고, 용서하고 용서받아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얻은 평화를 다시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슬픔이 덮칠지라도, 슬퍼하지만 말고 다른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새로운 기쁨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면서 끝까지 신뢰하는 것이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럴 때 죽음도 인간이 겪는 경험의 일부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저자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Johann Christoph Arnold)는 기독교 공동체 부르더호프의 목사이자 평화운동가이다. 원제 Rich in Years. 원마루 역. 포이에마. 11,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할아버지의 기도》 레이첼 나오미 레멘 지음 / 문예출판사 《나이 든다는 것》 헨리 나우웬 지음 / 포이에마 《빛 색깔 공기》 김동건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도/서/제/공 기독교서점 기쁨의 집(초량 일본영사관 맞은 편) ☎ 051)464-1734
    • 문화
    • 기독교 교양 읽기
    2015-03-19
  • 완주자의 노래
    완주자의 노래 박종순 지음/쿰란출판사/2015.01.30./14,000원 충신교회 원로목사인 박종순 목사의 40년 목회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목회자의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 목회자로서 후배 목회자들에게 건네는 격려와 조언을 담았다. 목회는 세상 논리를 따라 일정한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 그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때와 장소, 감정과 상황을 따라 변하는 사람들을 대하려면 인내와 지구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목회는 마라톤이다'이라고 정의 내린다. 중도 포기나 탈락 없이 완주자가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단판승부보다는 완주 목회가 중요함을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한다. 결말을 알면 두렵지 않다
    • 문화
    • 도서
    2015-03-07
  • 결말을 알면 두렵지 않다
    결말을 알면 두렵지 않다 한홍 지음/규장출판사/2015.02.16./18,000원 요한계시록은 고통받는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교회를 박해하는 세력이 온 세상을 뒤덮고,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책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의 환난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이 땅의 그 어떤 제국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나라의 권세와 영광을 보여주심으로써, 당신의 자녀들로 하여금 고통스런 현실을 이겨내게 하신다. 답을 아는 사람은 문제 앞에서 걱정하지 않는다! 땅의 것에 목숨 걸지 말고 하늘의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
    • 문화
    • 도서
    2015-03-07
  • 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
    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 조정민 지음/두란노출판사/2015.02.16./13,000원 베스트셀러 저자 조정민 목사의 신작. 시간의 변화 없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시간을 건지려면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인생이 바뀌고 시간의 배분이 달라진다. 먼저 추구해야 할 것들을 분별하게 된다. 시간의 주인인 하나님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라고 하시는지를 알면 하나님의 시간표를 살게 된다. 이 책은 인간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이 어떻게 다르며,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시간을 살 수 있는지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다. 지혜롭게 사는 법이 하나님의 시간 안에 있다.
    • 문화
    • 도서
    2015-03-07
  • [문화] 최병학 목사의 문화펼치기①
    : 사진-신학(Photheology) 선포 1. 겨자씨와 ‘사진 한 장’“또 이르시되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마가복음 4:30-32).”예수께서는 이스라엘 요단강 북쪽 강가에 많이 자라는 식물인 겨자씨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비유하고 있다. 정말 자세히 보아야 보일 정도로 작은 씨인데, 일단 자라기만 하면 7m까지 자라, 새가 둥지를 틀 정도로 큰 나무로 자란다. 보잘 것 없는 작은 겨자씨 하나에 놀라운 생명력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동시에 겨자씨는 새의 모이이다. 먹잇감인 것이다. 이러한 먹히는 생명이 자라 자신을 먹이로 삼는 새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시 로마의 압제 아래 있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이 겨자씨의 비유로, 원수까지도 품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닐까?여기 사진 몇 장이 있다. 그저 그런 사진 몇 장, 그러나 그 한 장의 사진은 사람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겨자씨와 같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듯, 사진 한 장이라는 보잘것없는 도구가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진-신학(Photo+Theology)은 사진 한 장에서 신학적 의미를 발견하여 신학적 사유의 풍성함과 신앙의 깊이를 다시금 고민하는 것이다. 인류를 사랑하시고, 죄인 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시어 십자가 그 모진 고통을 받으셨으나,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흔적들이 담겨져 있는(혹은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은 신앙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뒤흔들 것이다. 일찍이 “사진은 아우라를 재현할 수 없다”고 말한 발터 벤야민(W. Benjamin)은 이렇게도 말했다. “20세기의 문맹은 사진을 모르는 사람일 것”, 그러나 사진-신학은 이렇게 말한다. “21세기의 신학과 신앙인은 사진 속에서 신학적 의미를 읽어낼 줄 아는 사람들”이다. 2. 사진 인문학부산외대 이광수 교수의 사진에 관한 책인 『사진 인문학』 (알렙, 2015)을 보면 ‘사진이 존재를 증명하는 도구’라고 한다. 어떤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사진은 나올 수 없기에 맞는 말이다. 따라서 카메라 앞에 반드시 뭔가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사진은 시간을 담는 매체가 된다. 모든 대상은 사진 속에 담기는 그 순간부터 과거에 박제된다. 그때 그 시간은 돌아올 수 없는 과거가 되고, 그래서 지금 현재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곧, 사진 속으로 들어간 모든 시간은 과거에 묶여버린다. 수잔 손탁(S. Sontag) 역시 이렇게 말한다. “사진은 시간의 흐름이 아닌 시간의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놓은 것이고, 그래서 사진은 ‘기억’을 하기 좋은 매체”라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전해준 구원의 사진첩이다. 창조로부터 타락, 회개와 구원의 길에 대한 모든 순간들이 역사의 현장에 사진처럼 기록되어 있다. 그것을 기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신앙의 결과 무늬가 갈라지는 것이다. 이광수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과 같이 시간, 존재, 재현 등에 관한 다양한 시선과 그것을 둘러싼 권력과 맥락을 포함하는 매체는 인문학의 향연을 펼치기에 매우 적합하다. 정해진 해답이 없고, 옳고 그름도 없으며, 접하는 사람에 따라 생각을 달리하고 그 가치를 달리 부여할 수 있는 사진이란, 인간 정신을 상실해 가는 이미지가 범람하고 복제가 만능인 21세기라는 시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문학의 보고”라고 한다. 사진에 관한 시각과 관점은 롤랑 바르트(R. Barthes)의 풍크툼(punctum)과 스투디움(studium)의 개념을 알고 구분할 때 풍성해진다. 풍크툼은 라틴어로 점(點)이라는 뜻이며, ‘해독하기 힘든 개별적인 효과’를 말한다. 곧, 화살처럼 꽂혀오는 어떤 강렬함을 뜻한다. 가령, 한 장의 사진이 뾰족한 창처럼 나를 찌르고, 나를 상처 입히고, 나에게 얼룩과 흔적을 남길 때 우리는 풍크툼의 효과를 느낀다. 반면, 스투디움은 ‘일반화된 상징’을 뜻한다. 성서 한 구절이 우리의 심령과 골수를 쪼개고 부숴 심령이 온전하게 그리스도의 영으로 지배받는 것처럼 한 장의 사진 역시 풍크툼으로 우리 존재를 흔들 것이다. 역사학자 라나지트 구하(R. Guha)는 ‘서발턴(subaltern, 소외된 하위 계층 사람들 곧 하위주체)’이라는 하층민의 역사를 통해, ‘작은 사건’이 어떻게 ‘큰 역사’에 묻혀버리는지 탐구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작은 사진 한 장’이 때로는 ‘역사의 큰 증언’이 될 수 있다. 가령 다큐멘터리 사진 한 장은 ‘현존을 증언’하기 때문에 역사로서의 사진의 본원적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의 ‘오리엔탈리즘’과 같이 사진은 그 초창기 역사에서 제국주의의 식민 침탈의 한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진은 서양 지배자들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식민지를 과학적으로 재현하여 실증적으로 보여주는데 다른 어떤 매체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과학은 어느덧 객관성과 보편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대접받았고 그 과학의 총아가 사진이었다. 그래서 식민 지배 초기에 아시아로 온 유럽의 많은 식민 지배자들은 식민지 곳곳을 사진으로 남겼다.3. 사진-신학바야흐로 사진 인문학의 시대가 열렸다. 이제 신학은 사진이 존재의 본질과 현실의 고통을 드러내는 찰나를 신의 이름으로 기억해 내고, 그 사진에 신앙의 깊이를 새겨 넣어야 할 것이다. 이제 카메라를 들고, 현실의 냉혹함을 넘어 존재의 신비를 찾으러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렇다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 찰나의 의미를 영원의 뒤안길에 소식전할 메신저가 될 수 있을진저!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담임, 부산대학교 문학박사, 부산대 윤리교육과 강사)
    • 문화
    • 문화펼치기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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