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선교비를 여름 단기선교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해외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단기선교나 비전트립을 통해서 오히려 선교를 위축시키고 현지 선교사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올해의 단기선교 사역을 잘 점검해 본 후 내년 사역을 지금부터 미리 준비했으면 합니다. 한두 달 전에 급히 준비하는 단기선교는 선교 현지에서나, 개교회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기선교는 이제 몇몇 중대형교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목회자가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단기선교를 잘 진행해서 목회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단기선교의 실패로 몇 십 년 목회를 까먹을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즉흥적인 선심성 선교를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한국교회 단기선교팀에게 물질적인 것만을 바라는 현상이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 채 감상적인 마음으로 접근하는데서 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선교사와 잘 협의하여 단기선교를 실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단기선교팀이 떠난 후에도 계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역개발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단기선교가 해마다 반복되는 화려한 공연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교회에서 단기선교를 함께 다녀온 성도들끼리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당회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사조직으로 변모하는 것도 매우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동참하지 못한 성도들과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겠습니다. 외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에는 물질과 기도로 더욱 잘 후원하는 신앙생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거나 들은 것을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주님의 시각으로 세계의 여러 선교현장을 살피고 있는 담임목사나 당회의 입장을 도외시 한 채 자신이 다녀온 선교지의 선교만을 고집하는 것은 단기선교의 역기능에 해당됩니다. 단기선교를 다녀와서도 담임목사의 선교방침에 순종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단기선교를 통해서 받은 은혜를 온 교회가 함께 공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교지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선교적 열정이 식어진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교회적으로 현지 선교사와 협의하여 잘 준비된 단기선교 사역을 통해서 단기선교 현장에서의 열정이 식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예산을 들인 만큼 전 교인들의 선교 동력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기선교 사역을 통한 타문화 경험을 공유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선교 금지국가에서의 무분별한 노방전도, 현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역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금년에도 한국의 각 교회들이 큰 어려움 없이 여름 단기선교 사역을 마무리하게 된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좀 더 철저한 준비로 선교사역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나 각 교단 총회 등에서도 각 교회 비전트립이나 단기선교팀 파송에 필요한 세미나 개최, 사역 매뉴얼 발행 및 보급, 단기선교 경험의 공유방안 연구에도 힘썼으면 합니다. 우리교회에서는 내년에 출발할 제48차 단기선교 준비를 벌써 몇 달 전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내년 사역을 지금부터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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