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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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신앙은 참 좋아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그럴 때면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신앙이 좋다는 말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가 누군가의 신앙이 좋다고 말할 때는 그 사람이 행하는 신앙생활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예배와 기도회, 새벽기도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기도도 오래 하고, 봉사생활도 열심히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그런 분들 중에는 교회 안에서 많은 이들과 이리 쿵 저리 쿵 부딪히기 일쑤여서 별명이 놀이동산의 범퍼카인 경우도 있다. 이런 일들을 반복해서 겪는 동안에 우리는 은연중에 신앙과 인격은 별개의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과연 이런 편견은 맞는 것일까? 하지만 신앙의 성숙과 인격의 성숙은 항상 같이 간다는 것이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필자의 판단이다. 인격이 성숙한 사람이 신앙인이 아닐 수는 있지만, 신앙이 좋은 사람이 인격이 나쁠 수는 없다. 신앙과 인격은 신앙인의 내면에 항상 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점이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상당히 큰 문제는 신앙의 성숙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놓친 것이다. 사회의 경제 발전 무드와 맞물려 교회 안에서도 성장과 발전이라는 화두를 앞세워서 무조건적으로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해왔던 결과물이다. 하지만 비만을 건강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그저 사람만 많이 모이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좋아하지는 않았나 정말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숫자나 인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 안에 성도들이 신앙적으로 성숙한 사람, 생활인으로서 인격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수 믿고 구원받은 것으로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머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은 정체가 아니라 후퇴다. 아무리 교회에서 목사, 장로, 권사, 집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도 그분들의 민낯을 보면 내면은 어린 아이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 11절에서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라고 고백했다. 신앙인이라면 장성한 사람, 성인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말과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어린아이의 말과 생각은 뭘까? 인지발달을 연구한 학자 피아제는 어린아이의 특징을 한마디로 ‘자기중심성’이라고 말했다. 어린아이의 자기중심성은 이기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자기중심적인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고 그 생각을 강요하기도 한다. 또한 사건이나 사물이나 현상을 한 가지 차원으로만 보기 때문에 다른 측면은 못 보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3세 미만 아이들이 하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면, 같은 공간에 서로 마주보고 있어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니 받거니 듣고 대답하는 게 대화인데 자기가 할 말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교회 안에서 이런 어른들의 모습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오늘날 많은 신앙인들이 교회 안에서 미성숙한 지도자들의 모습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거나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도는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가장 상처받는 그룹이 다음세대이다. 한창 모방학습을 하고 자랄 그들에게 미성숙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다음세대들은 실망하고 신앙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날마다 주님 닮아가는 성숙한 성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주님 바라보며 닮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다음세대들도 주님을 닮아가고 그렇게 될 때 결국은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다음세대의 부흥이 이 땅 가운데 불 일 듯 일어날 것이다. 자 이제 우리 모두 주님을 닮은 성숙한 신앙공동체, 성숙한 교회, 성숙한 어른이 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마음에 품고 삶으로 실천하는 1일을 오늘부터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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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살린다] 다음세대를 살리는 성숙한 신앙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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