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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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유대인들에게 붙잡혀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로 끌려가 재판을 받으셨다. 이 재판이 열리는 대제사장의 뜰은 한마디로 거짓으로 가득 찬 세계였다.
여기서의 거짓은 크게 두 가지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하나는 남을 죽이려고 하는 거짓말이다. 이 뜰에 모인 자들은 모두 예수를 죽이는 것이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거짓증인들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했다. 그러나 조작된 증언은 금방 거짓임이 드러날 만큼 서로 상충되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가 살려고 하는 거짓말이다. 대제사장의 뜰에 몰래 들어온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와 한패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저를 모른다’면서 세 번이나 거짓말을 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맹세하고 저주까지 하면서 말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다.
거짓이라는 것은 죄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이다. 예수님은 마귀를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라고 말씀하셨다. 거짓은 마귀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말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한마디로 거짓이 만연한 사회이다. 여기 유대인들처럼 자신이 적으로 여기는 자를 죽이려고 온갖 거짓을 서슴지 않는다. 과거는 국가권력이 이런 일에 앞장섰다. 무슨 간첩이라고 잡아들이고 심지어 사형까지 시켰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서는 조작극이었음이 밝혀진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이제는 SNS가 발달하여 열린사회가 되다보니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자신이 확신하는 바를 증명하기 위해 사실과 전혀 무관한 거짓내용을 만들어서 퍼뜨리기도 하고, 사실을 약간 비틀어서 가짜로 만들어 퍼뜨리기도 한다. 그런 가짜뉴스를 카톡이나 문자로 퍼 나르고 있고, 진실인양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야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베드로와 같이 자기가 살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도 헤아릴 수 없다. 수억, 수십억의 뇌물을 받고도 돈 한 푼 받지 않았다고 호언하는 정치인들, 거짓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서 뿌려대는 사업가들, 가짜원산지표기, 가짜 학력, 거짓 이력서, 거짓추천서, 거짓성적표, 거짓보고서 등등 살기 위해서 또는 더 잘 살기 위해서 거짓의 자리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거짓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어리석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 예수님을 보자. 자신을 모함하는 거짓증언들에 대응하지 않고 침묵하시던 예수님은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인지 우리에게 말하라”는 대제사장의 질문에 당당히 대답하신다. “네가 말하였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후에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결국 이 대답으로 인해 신성모독죄로 정죄되고 총독빌라도에게 끌려가서 마침내 십자가 죽음을 당하였지만, 주님은 굴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실은 위기와 고난을 자초한다. 그러나 결국은 승리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진리이시고 진리의 편에 서기 때문이다.
오늘날 거짓이 만연한 이 사회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가?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정직하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세상 사람들은 말할 나위도 없고 교인들조차도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스스로가 그런 자화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신앙이 우리를 정직한 길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신앙에 열정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들이 도리어 가짜 뉴스를 만들고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말해주는가? 하나님을 위하고 기독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거짓을 포장하고 있다.
우리의 신앙이 잘못되고 오염되어 있음을 인정하자. 거기서부터 바른 길로 돌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엡 4:25a)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리에 서신 주님과 같이 언제나 진리에 설수 있어야 한다. 거짓말로 우리의 뜻을 관철하느니 차라리 진실을 말하고 지는 것이 결국은 이기는 것이다. 이것이 이 거짓된 세대에 우리가 져야할 십자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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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거짓과 진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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