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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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초등학교 다니는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아들은 참 기특하게도 아침에 스스로 일찍 일어나서 부모님께 “아버님, 어머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아침 문안인사를 한 후 자기 방에서 성경을 한 장 읽고, 기도를 하고, 아침밥을 챙겨 먹고, 혼자 깨끗이 씻고, 스스로 가방을 잘 챙기고는 “아버님, 어머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꾸벅하고 학교에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 아들의 이야기는 실은 자신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그 이야기를 들은 성도들이 다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집 아이는 딱 그 나이또래의 아이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희망사항이라는 말에 모든 부모들이 공감하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오늘날 많은 아이들이 아침부터 부모의 마음에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유유히 학교로 사라진다. 주일에는 어떤가? 아침부터 늦잠 자려는 아이를 깨우기 위해 한바탕 실랑이를 하다가 찜찜한 마음으로 예배에 들어가는 부모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가정마다 일어나는 것일까? 왜 많은 아이들이 오늘날 혼자서는 하나도 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매우 강력한 이유는 우리의 교육방식이 학습자의 주도성을 길러주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입사, 결혼 등 인생의 대소사뿐만 아니라 오늘 당장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지극히 사소한 것까지 이제는 부모가 삶의 모든 것을 지정해주는 대행업체가 되어 버린 듯하다. 이러한 이른바 ‘시켜서’ 교육으로 인해 오늘날 많은 자녀세대가 어려서부터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역시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보다는 답을 알려주는 교육에 더 관심을 기울여져 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교회교육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설교와 공과마저도 많은 경우 정답주입식 교육으로 일관해 왔다. 물론 일주일에 한 시간 가량의 짧은 신앙교육 분량으로는 아이들에게 필수영양소라고 할 수 있는 말씀을 간신히 떠먹여주고 끝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스스로 신앙생활을 잘 하는 아이들을 꿈꾸지만 실제로는 수동적인 학습자를 양산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오늘날 교육계에서도 학습자의 주도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화두이다.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모코칭, 교사코칭은 학습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문제와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과 과정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유태인 교육으로 뜨고 있는 하브루타 역시 기존 학원의 수동적인 교육방법이 아니라 학습자들이 학습의 의미를 찾아가고, 동료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어 하나씩 채워가는 방식을 채택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부모코칭, 교사코칭이나 하브루타 교육은 결국 학생 스스로 교육의 주도성을 가지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찾아서 자율학습을 하는 것을 기대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이처럼 신앙교육의 패러다임도 이제 주도적인 신앙인을 길러내는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가정과 교회에서, 그리고 학교와 사회 속에서 스스로 신앙인,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한 신앙교육이 계속적으로 연구,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시즌이 시작되었다. 이 시즌은 다음세대에게 있어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지쳤던 삶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회와 신앙의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이 여름에, 우리의 자녀들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과연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물어봐주자. 과연 무엇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인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주자. 신앙 안에서 고민하게 해주자. 올 여름에는 우리의 다음세대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교회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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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 살린다] 주도적인 신앙인을 꿈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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