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김운성 목사.png
 
잠언은 성경 전체에서 매우 독특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살아야 할 지혜로운 삶에 대해 정교하고 분명하게 가르칩니다. 대부분은 솔로몬 왕의 잠언입니다만, 일부 다른 이들의 잠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매우 특별한 것은 마지막 장인 31장에 나오는 르무엘 왕의 어머니의 잠언입니다. 여성으로서 아들에게 주는 잠언이 잘 나와 있습니다. 본문은 그 중에서 잠언이 시작되는 부분으로서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아들을 부르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참 독특한 것은 왕의 어머니는 아들을 세 번 부르는데, 그 표현이 각기 다르고, 점진적입니다. 우선 처음에는 <내 아들아>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에서는 강한 소유 의식이 느껴집니다. 결코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어머니로서 아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납니다.
두 번째로는 <내 태에서 난 아들아>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내 아들아>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를 말해 줍니다. 어머니가 한 아이를 <내 아들>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뭔가 사랑의 수고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그 중 결정적인 것은 열 달 동안 태에 품은 후에 온 몸이 찢기는 해산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생명을 낳는 것입니다. 어머니들은 이 해산의 고통을 통해 아들을 낳았기에 당당하게 누구 앞에서나 <내 아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론 낳은 후에도 낳는 것보다 더 큰 키우는 수고를 다해서 아들을 뒷받침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내 아들>이라 부를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말씀하는 것 중 가장 특별한 것은 세 번째 표현입니다. 그녀는 <서원대로 얻은 아들아!>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그녀는 자신의 무기력과 무능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녀는 아마도 제때 아이를 낳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도 태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절망이 그녀를 괴롭히던 어느 날 그녀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로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그리고 서원합니다. 여기서 자식이 없던 한나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사무엘상 1장 11절을 보면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나는 서원의 기도를 드렸고,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주셨습니다. 르무엘 왕의 어머니도 이런 기도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르무엘 왕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원대로 얻은 아들아>라는 표현은 <하나님, 제 아들이기는 하지만, 제가 열 달 동안 잉태하여 수고롭게 낳은 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아들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으시고 은혜로 주신 아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았더라면 아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이 아들을 받으세요!>라는 고백입니다.
르무엘 왕의 어머니는 이렇게 아들을 세 번 부른 후에 남기고 싶은 잠언의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왕의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여러 가르침을 베풀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아들을 자신이 수고하여 낳은 자신의 아들로 여겼다면, 그녀는 아들을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도구 정도로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내 아들>이라고 고집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하나님의 아들>로 올려드렸습니다.
우리들도 이렇게 하길 원합니다. <나의, 나>라고 하는 나 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으로 옮겨가야 하겠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왔습니다. 나에서 하나님께로 옮겨가는 것이야말로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영역에 복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나에서 하나님께로 옮겨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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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나' 에서 '하나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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