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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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육개론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기독교교육’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을 이야기해보자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단어들은 ‘교회학교’와 ‘공과’이다. 기독교교육에는 굉장히 넓은 범위의 이론과 실천이 있는데 우리는 교회학교, 그중에서도 교회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과가 기독교교육의 전부로 착각할 때가 많다. 원래 기독교교육은 성서시대로부터 종교개혁기까지 가정과 학교와 교회,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되어 왔고, 각 장마다 서로 연계되며 풍부한 교육의 역할을 해왔는데 어느 순간 우리에게는 교회학교가 전부인양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주일학교 운동의 영향도 다분하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했던 주일학교 운동은 사실 당시의 시대상황 속에서 꼭 필요한 기독교교육이었다. 당시 영국과 유럽은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도시화가 시작되고, 계층 간의 양극화로 인해 도시빈민들이 많아진 상황 속에서 배우지 못한 빈민가의 아이들은 소외되고 범죄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래서 평신도였던 로버트 레익스는 주일에 그 아이들을 모아서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일반 교육과 신앙교육을 함께 하는 주일학교를 창건하였는데 이 주일학교가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나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퍼져나갔다. 그런데 주일학교가 성격이 바뀌면서 더욱 꽃을 피운 것은 미국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이 헌법에 수정되면서 더 이상 공립학교에서 종교교육을 할 수 없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대각성 운동으로 인해 개인의 신앙체험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교회들은 신앙교육의 대안으로서 주일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도 초창기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인해 주일학교가 세워졌고 한국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대부흥을 이루게 되었다. 이처럼 주일학교는 기독교교육 역사에 매우 중요한 일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평신도의 지도력을 개발하는 장이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시대적 사명을 다하는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한국 교회 안에 기독교교육과 교회학교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제한적인 사고를 가져왔다. 그 결과 우리는 기독교교육의 풍부한 역할을 교회학교에만 제한하게 되었다. 가정과 학교 및 사회에서의 기독교교육이 소홀해졌고, 청소년 이하 다음세대만을 교육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성인들은 신앙교육에서 소외되었다. 이렇게 목회자도 자연스럽게 담임목회자와 교구목회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만 목회를 하고 다음세대들은 주로 교육전도사들에게 맡겨버리는 목회의 이원화가 이루어지면서 기독교교육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오늘날 개 교회의 어려움을 계속 초래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에도 교회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목회를 회복하는 일이다. 교육목회란 교회 안의 전 세대가 교회안과 밖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신앙적인 가치관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하는 일이다. 기독교교육학자인 마리아 해리스는 초대교회에서부터 내려온 교회의 기본적인 존재양식으로서 예배, 선교, 교육, 친교, 봉사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는데, 이 다섯 가지가 성도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기본모습이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의 활동이 모두 목회 차원에서 교육과 훈련으로 양육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보면 아기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교육의 대상이며, 따라서 목회자와 성도들은 교회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교육적인 활동으로서 간주하고 실행해야 한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교회를 하나님의 백성을 교육하기 위해 세우신 기관이라고 이해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를 타개할 하나의 묘수는 교육목회에 있다. 이제 성인중심의 목회에서 전 세대 목회로, 교회 뿐 만 아니라 교회가 중심센터가 되어 교회와 가정과 학교 및 사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온전한 기독교교육의 연구와 실천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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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 살린다]“교육목회일념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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