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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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피해고발 캠페인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7년 10월 미국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성희롱 행위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게 된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인해 우리사회 전반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월 한 종편방송 뉴스에 출연해 과거 자신이 법무부 간부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과 가해자로부터 사과는 커녕 인사적 불이익까지 받게 됐다고 밝히며 법조계의 수치스런 민낯을 드러냈다. ‘미투 운동’이 문학계와 연극계, 영화계, 대학가 등으로 번지며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성권익, 성차별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목회자 성범죄, 또 교회 내 성범죄 파문으로 교회 권위를 잃어가고 있는 현재 ‘미투 운동’이 교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부산교계도 심각
최근 기독교 언론매체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한 작은 교회 목회자이며 청소년 사역·상담으로 알려진 이 아무개 목사가 상담학 박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여성 청년 1명을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3년 전에도 3명을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해 교회 문을 닫은 곳이었다. 피해시기는 제각각 이었으며, 이 목사는 여성 청년과 상담을 하는 중 조금씩 스킨십 강도를 높여 가다 갑자기 입을 맞추는 방법 등 으로 추행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사건이 발생한 뒤 우리를 도와줄 것처럼 하던 사람들이 결국 다 입을 다물고 어떻게든 자신들과 선을 그으려고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제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 C는 얼마 전 검찰 내 성폭력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보고 자기가 겪은 일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C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시태그(#MeToo)와 함께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적어 올렸다. 목사이자 상담사라는 직책을 이용해 심리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을 추행하던 이 목사의 비행은 그렇게 세상에 드러났다.
또 최근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경찰서가 19일 여성 청소년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해운대구 모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A씨와 아들 B씨를 입건했다고 전했다. 현직 목사인 A 씨는 한 승합차에 자신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C(13) 양과 함께 탄 뒤 C 양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아들인 B씨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여 동안 센터에 등록된 여중생 등 4명을 최소 7차례에 걸쳐 엉덩이 등을 만지는 방법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얼마 전 본보에도 한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해운대쪽에서 사역하는 모 목회자가 부산역 모 술집에 나타나 외국인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제보였다. 제보자는 “가끔 나타나서 외국인 여성들을 옆에 앉히고 추행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본보는 해당 목회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현재 취재 중에 있다.
 
예방교육 필요
사실 성폭력, 성추행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교계 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됐고,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 왔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항상 여성과 평신도는 약자였고, 오히려 ‘정신병자’ 아니면 ‘이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교회를 떠밀려 나왔다.
하지만 ‘미투 운동’의 영향 때문인지 현재 교계 내에서도 미투 운동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 예장 통합 국내선교부는 ‘교회 내 성폭력 예방 지도자 과정’을 지난 19∼2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여전도회관에서 개최했다. 여기에는 전국 67개 노회에서 추천을 받거나 총회 산하 기관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여했으며, 성폭력 예방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 수료증을 발급하고, 각 노회와 교회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 할 예정이다. 예장 고신의 경우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윤리 위원회를 만들고, 신학대학원에서부터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 신원하 원장은 “강의과목 반영과 특강 마련, 그리고 담임 교수들의 개별지도를 통해 (윤리교육을)강화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외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독일 개신교회(EKD), 캐나다연합교회(UCC) 등은 교단이 앞장서 성범죄 피해 신고·상담 접수 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에게는 면직, 출교 등의 처벌이 뒤따른다. 또 피해자 구제 대책과 절차 등을 자세히 안내하는 등 교단이 피해 구제 과정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교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 개교회도 예방교육이 꼭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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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서도 '미투 운동'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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