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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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전 회에서 성숙한 신앙을 지향하는 신앙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그런데 성숙한 신앙은 단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다. 많은 종교심리학자들이 신앙의 성숙에 대해서 논하였는데, 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신앙의 성숙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신앙의 성숙에 있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 가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는 태아시기부터 태어나서 한동안 주로 어머니의 품에서 자라난다. 아이에게 어머니는 세상 전부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나 동작, 감정 등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아이는 이 세상을 인식하게 된다. 어머니가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며, 부드러운 손길로 자신의 필요를 채워줄 때 아이는 이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들을 우리는 기본적인 신뢰와 정서적 안정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 기본적인 신뢰와 안정감은 인간이 갖는 하나님에 대한 첫 번째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아이는 어머니의 돌봄을 통해서 하나님을 항상 나를 안아주시는 분, 믿을 만 한 분으로 인식하면서 무의식중에 하나님의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이다. 대상관계이론에서도 이 시기에 해야 할 부모의 역할을 ‘안아주기,’ ‘다루기,’ ‘대상 제공하기’의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먼저 ‘안아주기’는 신체적인 포옹뿐만 아니라 아이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싸주는 것을 의미한다. ‘다루기’는 아이의 몸을 씻기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과 같이 아이를 신체적으로 잘 다루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적절히 잘 다루는 것까지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대상 제공하기’는 아이에게 먹을 것, 입을 것, 장난감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것을 제공해주는 것 뿐 아니라 아이에게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주는 것 그리고 나아가 하나님을 소개해주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예배에 참석하는 일도 모두 포함된다. 부모가 ‘안아주기,’ ‘다루기,’ ‘대상 제공하기’를 잘 해줄 때 처음 세상을 만나는 아기들은 세상과 하나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느끼게 되고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교회 생활이 시작되면 교회 또한 이런 돌봄을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쌓아가야 할 것이다. 교회가 어린 아이들의 눈에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 어린 시절 신앙교육의 대부분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방식으로 즐겁게 예배할 수 있고 마음 깊이 하나님을 느끼며 찬양할 수 있다. 비록 그 모습들이 아이들 스스로 기억하지 못한다할지라도 그 행복한 감정과 느낌은 아이의 온 몸과 마음에 저장된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이런 기초단계의 신앙성숙을 위한 교육과정을 추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아기학교를 예로 들 수 있다. 아기학교는 24개월에서 48개월까지 주로 어머니와 아기가 참여하는 신앙교육프로그램이다. 자녀들과 아기학교에 참여한 기억은 필자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당시 필자는 교회사역을 하고 있었지만 내 아이와 함께 아기학교에 참여하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두 아이 모두 각기 일 년 이상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청소년기가 된 큰 아이에게 아기학교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아기학교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신앙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어린 시절 꼭 경험해야 한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참 기뻤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의 안정감과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 아기학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신앙 활동들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주중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주일 하루라도 충분히 교회에서 부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누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교회에서 부모와 함께 행복한 경험을 만끽한 아이는 커서도 하나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며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신앙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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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 살린다] “신앙의 품속에서 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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