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소강석목사 copy.jpg
 
영화 덩케르크를 아는가. 영국과 프랑스의 40만 연합군이 덩케르크 항구에 포위돼 몰살 위기를 당한다. 연합군의 함선마저 독일군 잠수함의 어뢰를 맞고 침몰해 도저히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 윈스턴 처칠 총리가 3만명만이라도 구출해오라고 명령할 정도로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그때 영국 왕실과 처칠 총리는 온 교회와 국민에게 ‘연합군이 무사히 탈출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부탁했다. 처칠 자신도 웨스트민스터 사원성가대 좌석에 앉아 하루 종일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러자 갑자기 폭풍우가 밀려와 거대한 파도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져 모든 독일 전차들이 진흙탕에 바퀴가 빠져 한 대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덩케르크의 기적이 일어난다. 수백 척의 민간 어선이 자진해서 목숨을 걸고 군인들을 구출하러 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독일의 전투기였다. 그때 연합군의 전투기 3대가 출격해 사활을 걸고 공중전을 펼친다. 2대가 먼저 격추되고 마지막 한 대의 전투기도 연료가 떨어져 적진에 착륙한다. 그런데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전투기 조종사의 얼굴은 패배자의 절망이 아니라 승리자의 환희로 가득 차 있었다. 전투기 조종사와 민간 어선들의 필사적인 구출작전으로 34만여명의 연합군이 구출됐고 처칠은 그 군사들을 재정비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지금 한국교회 역시 덩케르크의 기적이 필요하다. 한국교회 생태계를 깨뜨리려는 수많은 반기독교적 사상과 문화, 입법안이 밀려오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국교회 역시 유럽교회처럼 급속하게 쇠퇴하다가 언젠간 사멸되고 말 것이다.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데 그런 지도자가 없어져간다.
각자 교회에서야 잘 섬기고 있지만 개교회가 아닌 공교회를 위한 희생과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사라져 간다. 그나마 한국교회를 지키던 몇몇 지도자도 다 은퇴해 버리고 은퇴이후에도 무슨 건수만 있으면 여기저기서 흠집을 내려고 한다. 그렇다고 그분들처럼 맨바닥에서 개척해 기적적인 교회 부흥을 일궈 대외 사역을 힘 있게 끌고 갈 수 있는 야성을 가진 목회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기존 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회자들은 자리매김하기에 급급하고 개교회 중직자들의 협력도 요원하다. 개교회만 생각했지 공교회를 향한 희생과 섬김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전체가 지도자를 만드는 데 인색하다. 그래서 ‘리더십 블랙홀 현상’이 일어난다. 더 이상 공교회를 위한 대사회적 연합사역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중소기업이 망하면 대기업도 망한다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한국 소비트렌드의 키워드를 ‘치킨 런(Chicken run)’으로 선정했다. 치킨 런이란 애니메이션 영화에 나오는 닭들처럼 위기의 담장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한국교회는 치킨 런을 하지 못했다.
2018년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왝 더 독(Wag the dogs)’으로 선정됐다. 내년엔 종교인 과세 등 급격한 변화 속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도 내년엔 덩케르크와 같은 위기가 올지 모른다. 그러므로 개교회뿐 아니라 공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덩케르크의 위기 속에서 구출해낼 수 있는 구원투수와 같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대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감독 같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한국교회여, 함께 힘을 모아 덩케르크의 기적을 만들자. 덩케르크 항구로 달려오던 소형 선박의 선장들처럼, 연료가 소진될 때까지 목숨 걸고 싸웠던 전투기 조종사의 불굴의 투혼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구출작전을 이끌었던 처칠 총리처럼, 우리도 공교회를 위한 섬김과 희생의 리더십을 회복하자. 덩케르크의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를 구출해낼 수 있는 마지막 구원투수와 같은 지도자를 키우자.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소강석 칼럼] 덩케르크의 기적을 만들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