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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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커뮤니티센터 향기교회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옆으로 200개가 넘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중간쯤에서 ‘향기커뮤니티센터’ 간판을 마주하게 된다. 향기교회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센터다.
카페 교회로 알고 교회를 찾아 갔지만 생각보다 지역사회를 위해 훨씬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향기커뮤니티센터 대표 이은수 목사(향기교회 담임)는 웃으며 “교회 병행체인 기관들에 대해서 모두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1년을 연재해도 모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수 목사.JPG▲ 이은수 목사
 
향기커뮤니티센터는 향기교회의 병행체로 교회는 본래의 기능인 예배 중심의 사역을 하고, 커뮤니티센터는 세상과 소통하고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다. 향기커뮤니티센터 안에는 독립된 기관들과 법인들이 있는데, ‘향기로운 사회 서비스 센터’와 ‘(사)향기로운 카페’, ‘협동조합 와라아카데미’ 그리고 ‘(사)향기’, ‘향기로운 인터넷 신문’, ‘향기 평생교육원’, ‘향기 바리스타 검정장’, ‘향기드림 상담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부산시 중구청에서 승인한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전문기관 향기로운사회서비스 센터에서는 ‘아동정서발달지원서비스’, ‘자녀의 성공을 돕는 학부모 코칭 키울 Mom난다’, ‘동화야 놀자(스토리텔링)’, ‘아동, 청소년 심리치유 서비스’, ‘찾아가는 치매예방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사회에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와 부산시가 선정한 마을기업으로 (사) 향기로운 카페와 협동조합인 와라아카데미 등 2개의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구별된 교회 본당과 테라스를 활용해 카페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로스팅 하우스 카페인 향기로운카페는 커피뿐 아니라 이은수 목사가 직접 구입한 생두로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하고 있고 다른 교회의 카페들에도 납품하고 있다. 현재 향기로운 카페는 교회 앞 신축 건물의 공사로 붕괴되어 한참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데 6월이면 새롭게 단장된 모습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와라아카데미.jpg▲ 와라아카데미
 
 
바리스타 검정장.JPG▲커피바리스타자격검정장
 
또 협동조합인 ‘와라아카데미’는 바리스타 교육, 도자기 핸드페인팅, 천연염색, 천연비누, 제과제빵 등을 한 장소에서 ONE STOP으로 체험 가능한 도심형 아카데미 서비스로, 부산시 중구청 평생교육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커피 바리스타 교육사업인 ‘도전! 커피 바리스타’에는 2030 청년을 비롯해 4050세대의 취업과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수강신청을 하고 있다. 센터 내에는 한국능력교육개발원에서 운영하는 한국커피자격검정평가원의 상설 검정장을 갖춰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그곳에서 검정을 하기에 합격률이 높다. 올해도 지난 9일부터 중구청 평생교육 프로그램인 커피 바리스타 자격취득과정을 개강해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그 외에도 와라아카데미는 중학교 학생 진로 적성 체험을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인 자유학기제의 협업기관으로, ‘진로체험학습’ 일일 체험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일커피, 천연비누, 제과제빵, 천연도자기 등의 수업으로 지난해에만 부산지역 30개 중학교에서 2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향기교회 본당 내부.JPG▲ 향기교회 본당
 
△대사회적 기능을 하는 작은 교회
많은 사회사업을 하고 있지만 향기교회는 소위 중대형교회가 아니다. 개척한지가 오래지 않아 성도가 50여명인 작은 교회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회사업들을 하게 된 계기가 뭘까? 이은수 목사는 ‘지역주민과 공간을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향기교회가 있는 곳은 부산의 유명 관광지가 된 책방골목 입구에 있어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이 목사는 “이곳이 지역교회이지만 사람들이 교회로 오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원래는 다른 교회가 있던 곳인데, 그 교회가 이사 가면서 향기교회에 세워지게 됐다. 오래된 곳이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지역주민과 공간을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공유라는 것이 아무나 와서 공짜로 써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교회 기능을 하면서 대사회적인 기능도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은수 목사는 “처음에는 이·미용 봉사로 시작했다”면서 “아는 분들을 통해 1년에 4~5번 봉사를 하고 점심을 대접했다. 3년 정도 하니 소문이 났고, 한방봉사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구조적으로 할 필요를 느끼고 사단법인 향기로운노년을 설립하게 됐다. 또 그렇게 하다 보니 향기로운사회서비스라는 바우처기관을 하게 됐고, 센터를 열어 어르신들 건강을 위한 운동, 아이들에게 악기 등을 가르치게 됐다. 바우처 기관을 하면서 마을기업을 알게 됐고, 책방골목과 연계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카페를 열게 됐다. 카페가 생기면서 구청과 연계한 바리스타 교육시설을 만들게 됐고 평생교육원을 하면서 언론법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通), 공(共), 창(創)
향기커뮤니티센터의 목표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통(通), 두 번째는 공(共), 세 번째 창(創)이다. “통은 소통을 말한다.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소통. 그것이 커뮤니티 센터다.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공유다. 장소, 은사, 사람을 복음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공유경제와 사회적 경ㅔ로까지 연결이 됐다. 그 다음 세 번째인 창은 창조를 말한다. 기존 교회가 하는 일도 물론 귀중하지만 사회를 향해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거룩한 일이다. 우리는 기존 교회의 성공 세미나에 가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가려고 한다. 새로운 교회, 새로운 미래에 대한 개념으로 새 술은 그대로 두되 새 부대를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인위적인 구호가 아니라 그 시대에 맞는 교회의 틀을 변화시키고, 그리고 하나님과 소통해서 교회는 있는 이 두 가지가 향기커뮤니티센터가 하는 대사회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기교회는 본당 의자는 여느 교회와는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회의 본질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 목사는 “카페인 교회가 있고 교회인 카페도 있는데 우린 그런 것이 아니다. 교회가 있고 교회기능을 하고 있다. 커피를 파는 것이 주 목적인 카페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카페 안에 여러 프로그램으로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안 하려고 했던 것도, 솔직히 하는 일을 노출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고, 사역을 잘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짓을 한다고 여기거나, 겉모습만 보고 대안 교회라고 쉽게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도를 하는 방법이 다른 것뿐이지 결국 우리가 하는 것도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그리고 향기교회가 있는 로컬의 특성상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지 모든 교회가 샘플링해야 하는 사역이 아니라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존 교회의 모습이 아닌 것에 이해를 못하는 목회자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제는 기존 교회에서도 이런 사역에 대해 많이 인정하고 있다. 복음 전도의 문이 닫히고 교회가 노령화 되면서 많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우리는 그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본 사람이 없어서 발품을 팔아가며 여기까지 왔다. 지금도 조금씩 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음, 설명보다는 생활로
향기교회는 기존 교회의 방식으로 전도에 나서지 않는다. 국가사업을 하면 적극적인 전도활동을 할 수 없을뿐더러 이은수 목사가 지향하는 전도와도 다르기 때문이다. “홍보성 전도, 요즘 환대전도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향기교회는 향기라는 이름이 들어간 다양한 기관들(교회 병행체)을 세우고 그것들을 통해 교회를 알리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이다. 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고, 교회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를 찾을 수 있게 그래서 스스로 감동, 감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회를 가자는 말은 복음이 아니라 초청이다. 관념론적 신앙인이나 생활에서 벗어나 복음을 꼭 말로 하지 않아도 일하면서, 우리의 삶으로 나타나길 바란다.”
향기 카페.jpg▲ '향기로운카페'
 
 
△소통할 수 있는 교회 병행체
이은수 목사는 이런 형태의 개척교회를 준비하는 이들을 향해 “카페를 한다고 부흥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사역들은 작은 교회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회 병행체 사역은 로컬을 잘 파악해야 한다. 주택가인데 카페를 한다면 어렵다. 향기교회는 책방골목과 도심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역주민이 많은 곳은 거기에 맞는 교회 병행체를 만들어야 하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병행체에 직원을 고용할 정도로 자립되어야 목회자가 목회자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수 목사는 계속해서 소통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외향적인 사람도 있고 내향적인 사람도 있는데, 단순히 말을 잘하거나 건네는 것이 소통이 아니다. 소통은 하나의 채널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말하는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연결고리 같은 것이다. 어떤 채널을 만들려면 거기에 맞는 구비조건이 필요하다. 상대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구비될 때 소통이 된다.”며 지역 사회와 소통을 위해 그런 채널(교회 병행체)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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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를 지향한다] 향기로운 소통이 있는 곳, 향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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