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작은 도서관’ 통한 마을 사랑방 ‘포도나무교회’
- 부산청소년신문 창간, 학원 복음화에도 앞장
  
(수정) 교회전경.jpg▲ 부산시 서구 보수대로에 위치한 포도나무교회
 
  
Q. 우선 간단하게 교회 연혁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A. 저희 부산 포도나무교회(서구 보수대로)는 지난 2013년 6월에 개척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석 달 후면 만4년이 되는 셈이네요. 처음 교회를 창립할 때 가족 몇 명하고 부족하지만 저의 목회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평소 저와 친분이 있었던 두 분의 권사님과 예배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좀 자질이 없어서 그런지 하나님께서 여기저기서 사람을 보내주셨지요. 지금은 약 서른 명 쯤 모이고, 초대교회처럼 뜨겁습니다. 이에 제가 성도님들에게 “대형교회를 지양한다. 이 시대에 또 하나의 교회가 아니라 꼭 필요한교회가 되자”면서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었죠.
 
Q. 포도나무교회의 방향성이라면?
A. 우리교회의 방향은 ‘다음 세대를 세우는 교회’ 그리고 ‘세계선교’입니다. 그래서 우선 교회 부설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생활과학교실’, ‘도시텃밭가꾸기’, ‘여름아 놀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봤었죠.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사람을 많이 모아서 얼른 큰 교회를 만들어야지 이런 것은 왜 하느냐는 것이었죠.
그래서 제가 이 분들을 설득했습니다. 큰 교회를 만드는 게 부흥이 아니고, 변화되는 게 부흥이라고, 그리고 우리 마을에 작은 도서관이라는 사랑방이 생겨서 마을 사람들이 서로 정겹게 인사하며 희노애락을 같이하고 또 무엇보다 돈이 없어서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우리 교회 도서관에서 미래를 그려 나가는 우리 마을에 꼭 필요한 곳. 이러한 인식전환과 변화의 바람이 곧 부흥이라고 설명해드렸습니다. 이에 지금은 다 환영하는 분위기죠.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A. 네. 두 가지 정도가 언뜻 떠오릅니다. 하나는 별것 아닌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무공해 비누 만들기’였는데, 천연향과 색깔이 환상적이었거든요. 또 하나는 ‘여름아 놀자’라는 프로그램입니다. 개울에 가서 그야말로 막 놀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요즘 노는 것도 어떤 단체에 가서 계획표대로 놀잖아요. 그런데 저와 하루 종일 그냥 막 놀다보니 아이들 표정이 너무 밝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1박 2일로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집에 갈 때 아쉬워서 자꾸 저를 쳐다봤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게다가 얼마 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세 자매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고, 집 근처 교회를 다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게 부흥아닐까요.
포도나무교회.jpg▲ 포도나무교회 작은도서관에서 청소년 신문 편집회의 모습
 
 
Q. 교회에 대한 인식 변화는?
A. 우선 주민센터에서 저희 교회를 달리 보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교회와 주민센터간 상호협력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이어 구청에서도 저에게 명예감사관을 맡아 주시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또 송도 관광지 개발을 위한 토론회 감사관, 일일 문화관광과장으로 구청에 한번 들러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 그 때, 자연스럽게 교회가 지역의 중심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우리 시대, 우리 시민들이 원하는 교회란 덩치 큰 교회가 아니라 마을 청소년들을 지도해주고 또 마을을 이끌어주고, 마을에 꼭 필요한 교회더라는 것이죠.
 
Q. ‘부산청소년신문’을 발행한다고 들었습니다.
A. 네. 부산시내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본지의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 산하에 있는 기관이죠. 단 심사를 합니다. 공부 꼴등해도 괜찮고, 집안형편이 안 좋은 아이들을 우선 기자로 선발합니다. 멋있는 기자증도 만들어주고요. 이 아이들로 하여금 기자 기본교육을 시키고, 저명한 크리스천 리더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면서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죠. 사실 요즘 애들 패배의식이 매우 심각합니다. 이른바 수저론, 헬조선이라는 신조어에 물든 가슴 아픈 세대들인 것이죠. 또 청소년 80%가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여론조사는 정말이지 우리 기성세대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일전에 고신대 보건환경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동규 교수님과 정선호 지도 선생님이 정말 준비를 정성껏 하셨습니다. 이곳을 기자로 방문했던 한 아이가 다녀와서는 “목사님,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것 같아요” 이게 부흥 아닐까요. 기독교 가치관 확산이라는 사시아래 분기별 발행되는 부산청소년신문은 교목실을 통해 부산 시내 고교에 무료로 배부되고 있습니다.

Q. 작은교회 부흥을 위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우선 제 짧은 소견에 수평이든 뭐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그저 사람을 많이 모으고 교회를 크게 지어서 ‘보라. 우리 교회의 웅장함을, 보라 우리 교회가 이곳에서 몇 번째로 큰 교회인줄 아느냐‘ 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맛을 잃어버린, 그저 밟히는 소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선 교계내부에서부터 진정한 부흥이 일어나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어서 잘 먹고 잘 잘사는 것, 출세하는 것, 또 막대한 자본유입으로 인해 교회가 무리 없이 운영되고 팽창하는 것.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과연 이것이 우리 기독교의 본질일까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한국교회가 궤도를 크게 이탈한 것 같다는 것이죠.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궤도 이탈을 부흥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작은 교회를 섬기는 분들은 주눅들 것 하나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신앙이란 주를 위해 일부러 고생길을 자초하는 것인데 지금 누가, 어느 교회가 궤도 가까이에 서 있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큰 교회는 모두 문제라는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이들 교회도 주님이 세우신 교회요, 큰 교회이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명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크다는 것이 곧 선이라는 이런 병든 인식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덧붙여 작은 교회에 머물러 있지말고 특화된 교회를 만들어보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즉 주님께서 각자 목사님들에게 주신 독특한 은사가 있을 것인데, 그것을 잘 개발해서 우리 교회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한국교회는 대형교회, 작은교회, 특성화교회 이런 식으로, 곧 세 갈래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중 미래시대를 이끌어가는 교회는 특성화교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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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를 지향한다] ‘포도나무교회 하현덕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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