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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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골드러시(Gold Rush)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성장한 도시가 바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20세기 들어서는 블랙골드(black gold)라 불리는 석유가 등장합니다. 중동 발(發) 몇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전세계경제가 몸살을 앓았고 최근까지도 석유전쟁은 멈출 줄 모르고 있습니다만, 검은 황금의 시대가 영원하리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황금은 무엇일까요? 미래학자 최윤식은 “블루골드의 시대, 물이 석유보다 값비싼 자원이 된다.”라는 답을 이미 제시한 바 있습니다.(『2030 대담한 도전』 588)
왜 물을 블루골드(blue gold)라고까지 부르게 되었을까요? 한 마디로 물부족현상 때문입니다.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와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나 중동은 벌써부터 물로 인한 분규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절대적 물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상대적 물부족현상에 시달립니다. 물은 있어도 마실 물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단적인 증거가 물산업의 폭발적인 증가세입니다. 영국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10년 이미 세계 물산업 규모는 약 4,848억 달러로 당시 반도체 시장 2,800억 달러, 조선(造船) 산업의 2,5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한국의 LG 경제연구원은 수년 내로 물시장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얼마 전 한국의 한 일간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공원(Golden Gate Park) 한복판에 설치된 병마개 모양의 음수대에서 시민들이 물을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물 관리를 위한 백년대계를 취재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공공서비스위원회는 ‘물은 인권’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009년부터 ‘글로벌 탭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골드러시의 도시로부터 이제는 블루골드의 도시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밴쿠버 또한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 공급과 원수의 지속가능한 사용, 상수원의 효과적 공급” 세 가지를 목표로 향후 100년간의 물관리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물 공급 전략은 물론 기후변화협약까지 준비하고 있다 합니다.
삼천리금수강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직까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물 소비량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지를 안다면 결코 그럴 수 없을 겁니다. 햄버거 한 개 만드는데 3,000리터, 면 소재 잠옷 한 벌을 만드는데 9,000리터, 초콜릿 1kg 생산에 27,000리터의 물이 소비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물관리를 위한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아르헨티나 등이 미래의 산유국 지위를 누리리라고 추정합니다. 블랙골드가 아니라 블루골드, 즉 물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나라들입니다. 그렇다면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한국이야말로 미래 블루골드의 산유국이 될 가능성이 누구보다도 크지 않겠습니까?
물은 성경에서도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 1:3)로 시작하는 성경은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계 22:1)로 마칩니다.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재창조의 주님은 영생을 또한 물로 상징화하셨습니다(요 4:13-14). 향후 ‘물의 신학’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21세기 한국교회에 주어진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에게 삼천리금수강산을 허락하신 이유가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블랙골드의 산유국은 못 되었지만, 블루골드의 산유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은혜로 주신 물의 힘을 빌려 영생의 물을 세계만방에 널리 전하는 생명수의 나라가 되게 하소서, 신년 벽두에 새로운 기도 제목이 하나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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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생명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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