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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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출신 임영준 시인은 2월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이제 / 한 꺼풀 벗고 / 당당히 나서 볼까 / 핑곗김에 둘렀던 / 장막도 걷어야지 // 햇살 마중 나가던 / 새순의 속삭임이 / 불을 지폈다” 얼어붙었던 겨울 땅을 뚫고 새순이 돋는 것을 보고 시인은 ‘2월 혁명’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2월의 속성인지-역사 속에서도 2월은 혁명의 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848년 2월 22일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공화정을 세웠고, 1917년 2월 22일 러시아에서도 파업이 일어나면서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되었습니다. 
  1919년 2월 8일, 흰 눈이 펑펑 내리는 일본의 수도 동경 한복판에 한국인 유학생 수백 명이 모여 이렇게 외쳤습니다. “조선청년독립단은 우리 2천만 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를 쟁취한 세계 모든 나라 앞에 독립을 성취할 것을 선언한다!” 3.1 운동보다 한 달 앞선 2.8 독립선언입니다. 일본 경찰들이 들이닥쳐 일단 강제 해산을 당했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2월 12일 오전 YMCA 강당에 50여 명의 학생들이 다시 모여 독립 운동을 협의하다가 주동자들이 검거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2월 한 달 내내 학생들의 독립 운동이 간헐적으로 계속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이광수에 의하여 국내외에 알려졌으며, 결과적으로 2.8 독립 운동은 다음 달에 벌어진 3.1 독립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97년 전 적들의 심장 한복판에서 일어난 2월 독립 운동은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 선포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독교학생운동의 본산이나 다름없던 YMCA를 거점으로 독립 운동이 일어났다는 사실 또한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합니다.
  1928년 1월 28일 이용도는 협성신학교 제14회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회 초창기 그는 ‘이성적인 전도인이요 문화적인 교역자’였다고 합니다. 결국 어느 날 뜻한 바 있어 그는 이른바 ‘신앙 혁명’에 들어갑니다. 박재봉이라는 청년과 함께 금강산으로 들어가 10일 간 불식불음(不食不飮)의 금식기도를 드리고 하산했습니다. 이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산기슭이나 시냇가에 엎드려 몸부림치며 기도했고, 초저녁이나 밤중이나 새벽이나 언제든지 때를 가리지 않고 엎드렸습니다. 어느 날 새벽 3시쯤 되어 성전에 나갔다가 성령의 감동이 그의 영혼을 감쌌다고 합니다. “아버지여 나의 혼을 빼어버리소서. 예수님께 미치기 전에는 주를 온전히 따를 수 없사옵고 또한 마귀와 싸워 이기지 못하겠나이다.” 그날 밤 마귀와 사투를 벌이고 동리 밖까지 마귀를 쫓아내고 할렐루야를 부르며 돌아왔다는 얘기는 유명합니다. 암울했던 일제시대를 살았던 젊은 목회자 이용도는 그렇게 내적인 신앙혁명을 이루기 위해 고투를 벌였고, 마침내 울분을 품고 살았던 이 시대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와 도전을 던지면서 영적인 회개와 쇄신을 부르짖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은 사람들 세상에 오셔서 얼어붙은 땅을 깨고 굳어버린 마음들을 녹이셨습니다. 전쟁과 공포와 학대와 차별이 횡행하던 세상에 오셔서 평화와 위로와 연합과 통일의 혁명을 이루신 분이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들은 언제 어디서든 동토의 땅을 뚫고 나오는 새순과 같은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힘들고 난해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용도처럼 필요하다면 신앙의 내적 혁명을 위해 금식하고 기도해야 할 때가 바로 이 때가 아니겠습니까? 기독청년들처럼 필요하다면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목숨 걸고 기도라도 해야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2월입니다. 새순 같은 그리스도의 나라가 우리 마음에 조국의 산하에 교회마다 곳곳에 불꽃처럼 일어나기를 간절하게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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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2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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