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민보은 선교사.jpg▲ 올해 83세 맞은 민보은 선교사. 그녀는 젊은 날 32년을 한국의 어머니와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최초 부인병원(1952년 9월)’, ‘국내 최초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1993년 4월)’, ‘단일병원으로 전국 최대 출생아수 병원(2월 9일 현재 291,745명)’. 일신기독병원을 가리키는 이러한 말들은 지난 63년 동안 일신기독병원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단적으로 표현한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1952년 9월 12일 문을 열어 당시 약자였던 여성과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 왔다. ‘일신기독병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켄지 선교사의 두 딸인 매혜란 원장(Dr Helen Mackenzie)과 매혜영 선생(Miss Catherine Mackenzie)을 떠올리게 된다.
두 자매는 매켄지 선교사의 큰 딸과 둘째 딸로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다.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수련을 각각 마치고 1940-1941년경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의료 선교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2차 세계대전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1945-1950년 중국 윤난성에 병원을 세워 같이 일하면서 자신들이 태어난 한국에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다. 1952년 2월이 되어 부산으로 들어왔고 그 해 9월 일신부인병원을 세우게 됐다. 이처럼 두 자매의 한국사랑의 결실이 일신기독병원을 탄생하게 만들었고, 두 사람의 헌신과 희생이 지금의 일신기독병원을 유지하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두 자매 뒤에서 묵묵히 32년간 일한 민보은(Dr. Babara Martin) 선교사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많이 알지 못한다. 함께 일한 일신기독병원 직원들과 동문들, 그리고 그의 제자들만은 그가 진정한 숨은 공로자라고 입을 모은다. 1964년 매혜란 원장이 안식년으로 자리를 비운 1년을 봉사하러 왔다가 32년간 일신기독병원에서 일한 그녀는 젊은 시절 낯선 이국 땅인 한국에서 부인들과 아이들을 돌보느라 결혼도 하지 못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하여 명예롭고 부유한 인생을 보낼 수 있었지만, 15세 때 참가했던 여름 캠프에서 선교사로 부르는 하나님의 소명을 깨닫게 되어 선교사의 길을 결심하게 된다. 그녀가 처음부터 한국행을 선호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친구가 일하고 있던 네팔에 관심이 많았지만 우연히 매혜란 원장을 만나게 되었고, 매 원장의 부탁으로 1년간 매 원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호주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 후 32년간을 낯선 이국 땅의 어머니와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1976년 매혜란 원장 은퇴 후 산부인과 전문의 교육을, 1978년 매혜영 선생 은퇴 후 조산원 교육까지 맡아 왔다. 95년 12월 본국인 호주로 돌아가기까지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고, 하루 30명 이상, 해마다 만 명 이상의 신생아를 받아냈다고 한다. 32년 동안 한 번도 병원 원장직을 맡아본 적 없다. 오직 진료와 교육을 위해 헌신한 32년이었다고 주변에서는 증언하고 있다.
일신기독병원 산부인과 동문회장 김정혜 원장은 “민보은 선생님은 일신 발전의 역사 그 자체이셨고, 온 열정과 지혜를 쏟아 부어 우리 산부인과 의사들을 가르쳐 주셨다. 평생 그 가르침을 기억하며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신기독병원 상임이사 임현모 장로도 “돈을 벌려고 했으면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호주에서 연금으로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하고 계신다. 한국의 어머니들을 위해 평생을 독신으로 봉사하신 저 분이 천사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0일 제자들이 ‘민보은 자서전’을 출판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기념식에서 고신대 이상규 교수는 “호주의 부족함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수재들만 다니던 호주 멜번 의과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한 민보은 선교사가 가난한 한국의 여인들을 위해 평생을 독신으로 봉사한 것은 참으로 훌륭한 사역”이라고 평가했다.
민보은 선교사는 “한국에 가기 전, 한국에서 그리고 한국을 떠나서 모든 나의 발걸음을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한국에서 보낸 지난 32년간)매 발걸음마다 지켜 주셨고 도전과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한국에서의 시간을 회고했다.
일신기독병원 인명진 이사장은 민보은 선교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현재 기장군 정관에 신축하는 병원을 ‘Barbara H. Martin 기념병원’으로 명명 하겠다고 밝혔다. 인 이사장은 “자신의 젊은 시기를 낯선 이국땅인 한국에서 어머니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한 민보은 선교사 님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한다”며 기념병원 지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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