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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임중칼럼] 너 하나면 된다
2019/12/09 14: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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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질랜드 부흥사경회 강사로 다녀왔다. 해외 한인교회의 실정이야 어딘들 다르겠는가마는 그곳에서도 예외 없이 어려운 가운데 믿음을 지키고자 애쓰는 성도들의 거룩한 몸부림을 보고 듣고 느꼈다. 그럴 때면 하나님 나라 소망이 감동으로 밀려든다. 그래서 시무할 때나 은퇴를 한 지금이나 사례비와 상관없이 부르심에 감사하면서 집회를 인도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은퇴를 한 이후에는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지 않아 특히 해외 자비량 집회는 벅찬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퇴 목사를 초청하여 말씀 듣기를 원하는 그들의 마음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내가 받은 섬김의 가장 아름다운 소명이 말씀사역임을 알기에 이번에도 자비량 집회로 길을 나섰다. 감사한 것은 이런 때를 미리 아신 주님께서 의사 아들을 주셔서 이번에도 아비의 교통비를 지원해 주게 하시니 기쁜 마음으로 말씀 사역을 하고 올 수 있었다.
V교회에서 집회를 하는데 A교회 장로님이 강사 목사 식사를 한 끼 대접하고 싶다며 V교회 담임목사님께 간청을 했다고 한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고맙다는 마음으로 그 댁으로 초대를 받아 갔다. 그런데 마당에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장로님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얼굴을 대면하고서도 도무지 누군지 알 수가 없어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응접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가 앉자 이미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자신을 소개하는데 가슴이 벅차오름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장로님은 V교회 부흥회 광고 플래카드에 적힌 강사 목사의 이름을 보는 순간 자기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분이라는 생각에 이 순간까지 그리움으로 나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내가 목사 됨의 감동과 기쁨을 이토록 가슴 벅차게 느낄 수 있었던 때도 별로 없었지 않나 싶은 순간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올해로 47세가 된 이재근 장로님이다. 그는 24년 전 스물세 살 청년시절 상주에서 생활 할 때 조금 방황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했다. 그 때 내가 그곳에 강사로 부흥사경회를 갔었고, 그 날이 자기 인생의 turning point가 되었던 날이란다. 그 때의 설교 제목과 내용을 암송하듯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온 몸으로 전율이 흘렀다. 그 때 사례비를 받지 않는 강사 목사도 놀라웠는데 오히려 경배와 찬양단 청년들에게 용돈까지 주면서 격려를 하던 것을 잊을 수 없었고, 강단 설교를 통해 주시던 말씀은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정리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하였기에 오늘에 이르도록 그 말씀중심으로 달음질하여 왔단다. 그는 스물세 살 어린 나이에 낯설고 물설고 공기조차선 이곳으로 건너와 청소의 일로부터 삶을 시작했다. 날마다 부흥회 때 받은 은혜의 말씀을 되새김질 하면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직 믿음으로 일관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는 회사의 대표가 되었으며 리브가 같은 아내를 만나 두 아이까지 선물로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어 이제는 주님 나라 선한 사업을 위해 마음껏 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어린나이에 장로로 임직을 받고 헌신할 수 있게 된 것이 자신에게는 날마다 기적 같은 삶의 행진이라고 고백했다. 들려주는 그의 삶은 모든 면면이 복을 받은 삶을 연주하고 있는 생활이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지만 그의 그런 평행감축(平幸感祝)의 인생여정에도 영적 아픔의 홍해 앞에 설 때도 있었다고 한다. 육신적인 아픔은 오히려 정신적, 영적 아픔에 비하면 견디기 쉬운 것이었다고, 정말 이겨내기 힘들었던 정신적 영적 아픔이 있었다고 회고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4년 전 마흔 세 살의 어린 나이에 자신이 장로 피택을 받게 되었을 때 선배들이 피택 되지 못해 교회가 혼란을 겪었었단다. 그로 인해 담임목사님이 힘든 상황이 되었기에 그 때 이 장로님은 ‘나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라(갈1:24).’라는 사도바울의 고백을 묵상하면서 담임목사님이 힘들고 교회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장로 피택을 사양하고 교회가 하나 될 것을 당부하며 담임목사님의 목회가 더욱 평안하기를 간구하자 담임목사님의 눈물어린 한 마디가 있었단다.
“다 떠나도 재근이 너 하나면 된다. 하나님이 택하신 것을 인간적인 생각으로 저울질하면 안 된다.”
그 때 이 장로님의 머리에 사도행전 13:22절의 하나님이 다윗을 향한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는 말씀이 불현 듯 떠올랐으며, 그래서 겸손하게 임직을 받아 목사님 목회에 동역하고 순종하면서 오직 장로의 사명을 감당함으로 오늘에 이르렀단다. 이제 주님 앞에 서는 그 날까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장로로 헌신하고 싶다고 눈물 담은 각오의 고백을 했다.
지난 날 부흥회 시간에 ‘인생은 지우개가 없습니다.’라는 설교 한편이 자신의 인생여정에 나침반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장로님, 이제 더욱 주님 앞에 교회 앞에 부끄럽지 않은 장로로 헌신하겠다는 이재근 장로를 품에 안고 축복하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기쁨, 그리고 행복을 마음에 담고 귀국했다.
출애굽 인원은 60만이었다. 그러나 가나안에 들어간 사람은 두 사람 뿐이었다. ‘하나님이 후회하신 사울’이 아니라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고 기뻐하신 다윗’을 다시금 깊이 묵상한다. 믿음이 있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 성도들이 자기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 앞으로 나온 사울의 후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간 다윗의 후예로 살았으면 좋겠다. 염소 떼 같은 몇몇의 사람들은 목사의 마음에 아픔을 남기고 목회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황량한 벌판으로 만든다. 맑은 물을 마시고 그것을 발로 밟아 흙탕물을 만든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너 하나면 된다.”는 말을 듣는 참 성도가 있고, 참 장로가 있다는 것이 새삼 감동이 되어 가슴을 적신다. 교회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너 하나면 된다”는 음성을 듣는 선한 청지기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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