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김홍석 목사.jpg
 
처음으로 교회를 개척할 때의 일입니다. 교회규모가 적다고 해서 감당해야 하는 사역이 적은 것이 아니므로 얼마나 바빴는지 모릅니다. 주일낮예배에 장년 60여명이 출석할 때 전도사와 동역할 때의 그 기쁨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후 사역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서 함께 동역하는 교역자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었고, 지금 부임한 교회에서는 약 스무 명에 이르는 교역자들과 동역하고 있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교회 관리 등을 맡은 직원들이 동역하는 것도 목회사역의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목회자가 몇 명의 교인들을 맡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대개 주일낮예배에 300여 명이 출석하는 규모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심지어 스무 명 정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국민일보 2014.7.31.,17면). 물론 두어 사람의 교역자가 함께 사역을 담당할 때의 경우입니다. 우리교회의 경우에는 부목사 1명과 교구전도사 1명이 약 400가정(700명 내외)를 담당합니다. 담임목사들 사이에서는 교인 1백명보다 부목사 1명이 더 힘들게 한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부목사가 사역의 큰 역할을 맡아 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부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을 동역자로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필자의 동기생은 주일학교 교육을 젊은 전도사에게 맡기고 담임목사가 직접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기는 하지만 현장에 대한 평가가 결여된 주장이라고 봅니다. 연령은 피교육자와 비슷할수록 더 좋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그 학교 교장선생님이 아니라 이제 막 교육대학을 졸업한 선생님들이 더 잘 가르치는 것과도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목사나 전도사가 더 전문가입니다. 교역자들은 담임목회자의 동역자입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 주님의 교회를 목양해나갈 동역자로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동역자라는 의미는 교역자로서,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전수해주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부름 받은 사역자라는 인식과 함께 담임목사의 목회를 돕는 자라는 것을 항상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돕는가요? 힘이 있는 자가 연약한 자를, 지식을 가진 자가 갖지 못한 자를 돕는 것이라고 한다면 교역자들이 담임목사보다 일정 분야에 있어서는 더 전문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담임목사를 도울 수 있습니다. 교역자를 동역자로 대하라는 것은 그 사람의 사역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교역자가 어떤 사역지에서 담임목사나 다른 동료 교역자들과 함께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한 교회를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영성과 지성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좋은 교회였거나 좋은 멘토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교역자들이 사역자로서의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담임목사 청빙은 물론이고 부목사 초빙에도 이력서가 넘쳐나지만 청빙할 목사가 너무 많아서 고민인 교회나 담임목사는 없습니다. 언제나 초빙할 교역자가 부족합니다. 교회나 담임목사가 초빙하고자 하는 교역자는 어느 시대에나 부족했습니다. 교역자로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강하게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역자도 퇴장합니다. 그 뒤를 이를 교역자를 양성하는 것은 신학교만의 일이 아닐 것입니다. 부목사나 전도사를 훈련하는 것은 담임목사의 시대적 사명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과감하게 사면하도록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열정과 비전을 상실한 교역자가 자리만을 지키는 것은 비극입니다. 우리는 전문 직업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본에 충실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교역자를 반드시 불러서 사용하신다는 굳건한 확신을 가지고 다음 세대의 교역자들과 동역해야 하겠습니다. 담임목사는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많은 실수를 했던 선배로서 부목사들에게 개인적인 목회학을 전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무난한 것은 탁월한 것의 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담임목사가 오랫동안 한 교회를 섬기다 보면, 교회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건설팅은 반드시 전문 지식과 함께, 사전 경험, 또한 반드시 외부인이어야 한다는 지침을 갖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새로 부임하는 교역자들에게 반드시 목회 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담임목사는 익숙한 것을 성숙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작은 개척교회가 아닌 한 담임목사 한 사람이 모든 사역을 담당할 수 없으므로 동역하게 되는 교역자들의 열정과 지식을 잘 활용하는 목회자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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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교역자들과 동역하는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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