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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칼럼] 말모이와 나
2019/02/20 11: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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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이름인데 “말을 모은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주시경을 중심으로 국어사전을 편찬하려 하였으나 그가 사망하고 관련자들이 망명을 하면서 미완으로 그치고 만다. 영화는 그들이 끝내지 못한 말모이를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완성해 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인 류정환은 조선어학회를 이끌어 가는 대표이다. 그는 대표적인 친일파인 경성제일중고 이사장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라며 유학까지 다녀온다.
그런데 공부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류정환은 조선의 아이들이 일본 이름과 일본말을 쓰며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말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하며 조선어학회의 수장이 되어 말모이를 완성하려고 한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불러서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한글사전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느냐. 다치기 싫으면 쓸데없는 짓 그만 하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류정환은 포기하지 않고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서 사람들을 모으고말모이를 완성하는데 진력한다. 그런 그가 일본 경찰들에게는 눈엣가시다. 그래도 류정환은 조선어학회 동지들과 말모이 편찬을 멈추지 않고 진행한다. 그들의 삶 하루하루는 참으로 처절하였다. 그러나 결국, 일본경찰에게 원고도 다 빼앗겨 버리고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였던 조선생이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죽게 된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류정환은 조선생이 훗날 어떤 일이 있을지 몰라 말모이 원고를 일일이 다 손으로 기록하여 따로 보관해 놓은 원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다시 그 원고를 중심으로 마지막 편찬을 앞두고 전국의 국어학자와 교사들이 비밀리에 모여 공청회를 갖게 된다. 그때 류정환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고,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말이 모이고, 말이 모이는 곳에 뜻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우리나라의 독립도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공청회가 끝나갈 무렵, 일본 경찰들이 급습을 한다. 류정환은 조선어학회에서 허드렛일을 도왔던 김판수에게 어떻게든지 말모이 원고를 지켜달라고 하면서 맡기고 서로 흩어진다. 류정환은 일본 경찰에 잡혀 투옥되고, 김판수는 말모이 원고를 가지고 도망가다 막다른 골목에 갇히게 된다. 김판수는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말모이 원고를 한 창고 속에 숨겨 놓은 후, 총에 맞아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그가 숨겨 놓은 말모이 원고는 해방을 맞은 1945년 9월 8일, 서울역 운송창고에서 발견된다.
그 길고 긴 시련과 고난이 지난 후,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말 큰 사전'이 편찬된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식민지 국가로서 완벽하게 모국어를 회복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모국어 사전을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 20여 개국 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러니 일제강점기 아래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선각자들의 투혼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결한 것인가?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말과 글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사상전, 문화전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달았다. 영국교회가 소멸하고 미국교회가 쇠락해 간 이유는 그들의 말과 글을 빼앗겼기 때문이 아닌가? 더 이상 성경을 말하지 못하고 기독교 언어를 쓰지 못하면서 점점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기독교적 사상과 정신의 뿌리가 뽑혀 나가 버린 것이다.
필자가 수많은 오해와 공격을 받으면서도 한국교회 생태계를 보호하는 공적 사역에 앞장서는 이유도 성경의 진리를 지키고 한국교회의 말과 언어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반기독교 세력의 최종 목표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말과 글을 빼앗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성경의 진리와 정신을 담은 말모이를 지키는데 힘을 모아야한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모이는 곳에 성경의 진리를 외치는 말이 모이고, 그 거룩한 말이 모이는 곳에 한국교회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려는 뜻이 모이고, 그 뜻이 모이면 한국교회도 능히 지켜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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