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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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의 계절이 돌아왔다. 11월은 부모로서 자신의 자녀를 위해 일생에 가장 간절히 기도하는 때이기도 하다. 자녀가 맞이하는 인생의 가장 큰 관문을 앞에 두고 기도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회가 해마다 이 시기에 맞추어 기도회를 진행한다. 학력고사 시대에도 기도회가 있었지만 1994년 수학능력평가로 입시제도가 바뀐 후로는 수능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 교회마다 이루어지는 수능기도회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수능 전부터 여러 날 동안 기도회를 하는 경우도 있고, 수능 당일은 수능 시험시간에 맞추어 기도하기도 한다. 자녀의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해주는 시험을 앞두고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여러 다양한 형태로 기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교회가 배려해주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교회와 교회학교가 수능시험을 치루는 자녀를 위한 기도 지침을 제공하여 단순히 내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잘 붙기만을 바라는 기복적인 기도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잘 되고 있는 수능기도회의 매뉴얼을 왜 재점검하라는 것인가? 첫 번째는 시기이다. 인생의 모든 날들이 다 자녀에게 중요한 순간 순간인데 왜 수능 때만 되면 학생이 학교 시험 앞두고 몰아서 공부하듯이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몰아서 기도해야 하는 것인지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물론 안하는 것보다는 몰아서라도 집중적으로 하면 더 낫겠지만, 평소에 교회가 아이의 성장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기도 할 수 있도록 부모에게 좋은 가이드를 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교회학교 각 부서에서 sns를 통해 부모로서 자녀를 위해 어떻게 기도할 수 있을지 기도의 내용을 나누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교회적으로 수요기도회나 금요심야기도회 시간을 활용하여 부모로서, 다음세대의 어른으로서 자녀세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할애한다던가 별도로 부모기도모임을 만들기도 하면 좋을 것이다. 두 번째 재점검할 것은 기도회의 내용이다. 현재 수능을 앞두고 있는 자녀를 생각하면 수능이 가장 중요한 코앞의 기도제목이지만 인생을 길게 놓고 생각하면 수능이 문제가 아니다. 신앙이 문제이다. 기왕에 수능기도회로 모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보다 수능이 지나고 난 후 성인으로서 살아가게 될 자녀의 인생이기에 부모는 하나님 안에서 깊이 뿌리를 내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아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도는 당연히 수능 때가 아니라도 자녀의 신앙교육을 책임져야 할 부모로서 평소에 늘 마음에 품어야 할 기도제목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기도회에 이러한 기도주제가 더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독교적 신앙관, 세계관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당장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기도회에 참석했다 할지라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며 하나님의 뜻과 마음에 나의 기도내용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세 번째 점검해야 하는 사항은 기도의 주체이다. 성인이 되기 위하여 태어나 처음 맞닥뜨리는 인생의 가장 큰 장벽 앞에서 당사자가 빠진 기도회가 너무나 많다. 부모가 대신해주는 인생은 없다. 신앙은 특히나 그러하다 누구나 자신의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 부모의 신앙은 저절로 자녀세대에게 전수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기도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기도할 수 있도록 부모와 교회학교가 도와주어야 한다. 기도는 수능을 앞두고 벼락치기 하듯 가르쳐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학교와 가정에서 함께 기도하는 부모와 어른 세대의 모범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시험에 왕도는 없다. “평상시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했다고 말하는 모범생의 말처럼 신앙의 모범생은 “평상시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여” 스스로 기도하고, 성공과 부를 따르는 세속적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며 인생의 시험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이다. 수능의 계절이다. 날씨가 유독 차게 느껴진다. 때를 알려주시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지금은 기도할 때이다. 특히나 우리의 다음세대들,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이다. 어두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할 때이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이 스스로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때가 되기를 수험생의 부모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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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살린다] “메뉴얼을 재점검하라2 - 수능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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