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BTS 즉 방탄소년단이 몰고 다니는 화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 옛날 전설적인 가수 마이클 잭슨이 섰던 바로 그 무대인 어메리칸 뮤직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시상식에서 최근 2년 동안 수상자로 섰을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에는 직접 피날레에 가까운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 현장에 있던 BTS 팬들의 함성 소리와 ‘떼창’(팬들이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을 의미하는 말)에 현지의 셀럽(Celeb)들의 처음에는 재미있어 하다가 나중에는 ‘한국의 BTS 인기가 이 정도였어?’라며 급당황하는 표정이 생생하게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미국 아침 방송이나 유명 토크쇼에 연이어 출연했고, 최근에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슈퍼스타들만 설 수 있다는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장관을 연출하며 공연을 마쳤습니다. 몰려든 인파 때문에 당국이 지하철 시간을 연장하고 차량을 증편할 정도였습니다.
1964년 2월 7일 오후 미국의 케네디 공항에 영국의 4인조 보이 그룹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현장에 3,000명의 소녀 팬들이 열광하며 맞이한 이들이 출연한 TV 쇼를 시청한 인원만 무려 1,300만 명일 정도로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미국 팝 음악계를 석권하고 전세계 청춘문화의 아이콘, 나아가 젊은 문화 그 자체가 되어 버린 ‘비틀즈(Beatles)’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빌보드의 K팝(한국 팝음악) 전문 칼럼니스트 타마 허먼(Tamar Herman)이 한국의 방탄소년단을 두고 “영어를 하지 않는 비틀즈”라 한 말이 유명세를 탔습니다. 공교롭게도 BTS 글자가 비틀즈(Beatles)의 처음과 중간과 나중 철자를 조합한 꼴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비틀즈의 미국 진출을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이라 말들 하는데, 그렇다면 BTS 미국 진출 역시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 될 수 있을까요?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 14:28)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방탄소년단을 자랑스럽게 여김은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두고 전세계적인 팬덤(fandom)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어를 하지 않는 비틀즈’라는 말에 들어 있는 일종의 비틀기를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런데도 이 젊은이들은 현지전략화를 위한 영어 사용의 유혹을 억제하고 기특하게도 원칙적으로 한글 가사를 고수합니다. 더욱 신기한 사실은, 이번 유엔 행사에서도 보았던 것처럼 언제나 올바르고 건전한 가치를 지향하면서 낙심과 실의에 빠져 있는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를 쓴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OVE YOURSELF 앨범을 발표하고 동명의 캠페인을 시작한 후 우리 팬들은 우리의 메시지가 어떻게 그들의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말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계속해서 일깨워줍니다. 모두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디딥시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BTS 유엔 연설 중에서)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습니다. 부모 세대가 이루기는커녕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그들이 지금 해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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