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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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온 첫 의료선교사는 미국 북장로교회가 파송한 휴 브라운(Hugh MacDermid Brown, MD, 1867-1896)이었다. 그는 윌리엄 베어드에 이어 부산에 온 두 번째 북장로교 선교사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체한 기간이 길지 못해 그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그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나는 2001년에 출판한 ‘부산지방 기독교 전래사’에서 이렇게 썼다.
“베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에 부임한 북장로교 선교사는 휴 브라운(Dr. Hugh M. Brown) 부부였다. 부부가 다 의사였던 이들은 1891년 12월에 부산에 왔다. 베어드의 요청으로 부산에 온 첫 의료선교사인 이들은 자기 집에 작은 시약소(dispensary)를 마련하고 의료선교사로서의 사역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브라운 의사의 예기치 못한 결핵의 감염으로 더 이상 선교지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부산에 온지 2년 후인 1893년 말까지 사역하고 1894년 1월 8일 귀국하고 말았다. 그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 2년이 채 못 되어 1895년 뉴욕 덴빌(Danville)에서 병사함으로써 북장로교 첫 희생자가 되었다.” (58, 210쪽)
 
그에 대한 정보는 고작 이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나는 마포삼열이 1891년 12월 16일 자로 엘린우드 박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브라운 의사가 미시간의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또 브라운은 윌리엄 가드너 의사(Dr William Gardner)와 함께 3년 간 미시간의대를 함께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시간 의대를 졸업했다는 정보는 중요한 단서였다. 나는 그의 삶의 여정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미시간 주 앤 아버(Ann Arbor)에 소재한 의대에 브라운에 대한 정보 소장 유무를 문의했고 그에 대한 자료를 수득하기 위해(물론 다른 목적도 있었지만) 2018년 6월 미국으로 갔고 7월초 미시간대학교의 아르카브라고 할 수 있는 벤틀리 역사도서관(Bentley Historical Library)과 접촉했다. 그리고 어렵게 이 도서관에 브라운 의사 관련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러 절차를 거쳐 이 자료들을 PDF파일로 수득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미시간대학교에서 MBA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여명훈 선생의 큰 도움을 입었다. 이 새로운 자료의 발굴을 통해 희미하게 알려진 휴 브라운과 그의 부인(Fannie Hurd Brown, MD), 그들의 내한과 브라운 의사의 질병, 귀국, 귀국 이후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었다.
휴 브라운은 미국 출생이 아니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르니아(Sarnia) 출신이었다. 그런데 지리상으로 멀지 않는 미시간으로 와 미시간대학교 의학과에 입학하였고 이곳에서 함께 수학한 부인 패니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휴의 누나인 메리는 휴 보다 앞서 미시간대학 의학과에서 수학하고 1889년 졸업하여 의사가 되었다. 이를 보면 브라운 남매는 우수한 남매였음을 알 수 있다.
미시간대학은 1837년 설립되었는데 의학과가 설립된 것은 그로부터 약 10년 뒤였다. 1848년 1월, 5명의 교수단으로 의학 및 외과(Medical and Surgery Dep.)가 설치되었다. 과장은 여성 및 아동 질병을 전공한 아브람 사거(Abram Sager) 교수였다. 당시 미국에서도 의학과가 많지 않았으나 미시간대학교의 의학과는 수준 높은 학교로 인정받고 있었고 점차 학생 수가 불어났다. 그래서 설립 20년이 된 1867년 당시 의학과 학생 수는 525명에 달했다. 1879년에는 2년 과정이 3년 과정으로 개편되었고, 전공과목 외에도 라틴어와 그리스어까지 요구되었을 정도였다. 미시간대학은 당시 미국의 관례대로 남자들만 입학하는 학교였는데, 1851년부터 여자 입학을 허용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1870년부터 여학생도 입학할 수 있게 했다. 말하자면 이때부터 남녀공학 대학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의학과도 여학생의 입학을 허용하게 된다. 이것이 미국에서 남녀공학을 허용한 미국의 주요 의대 중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미국에서 여자로서 처음으로 의학 학위(medical degree)를 얻은 이는 엘리자베스 블랙웰(Elzabeth Blackwell)인데, 이때가 1849년이었다. 그는 Geneva Medical College에서 학위를 수여받았다. 그런데 미시간대학교 의학과에서 첫 여성 의학학위 취득자가 배출된 때는 1871년이었고, 1872년에는 6명의 여자가 의학과를 졸업하였다. 여성 입학생 수는 점차 증가하여 1881년에는 전체 의학과 학생 중 20%에 달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학생은 남학생들과 구별되었고, 1893년 전후까지 수업 시간에 남자 좌석이 구별되어 있었을 정도였다. 바로 이런 시기에 휴와 패니는 미시간대학교 의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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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기독교이야기] 부산에 온 첫 의료선교사 휴 브라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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