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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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결정적인 차이를 여러 가지 들 수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차이는 언어일 것이다. 소통을 위한 명확한 언어가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과 여타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언어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언어를 배우는 결정적인 때가 있는데 생후1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소위 언어폭발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 시기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결정적인 시기이다. 가히 폭발적으로 어휘가 증가하고 다양하게 단어들을 조합해낸다. 그러나 유인원의 경우 단지 모방 수준에서만 인간의 언어를 따라할 뿐 언어폭발도 없고 다양한 표현을 생산해내지도 못한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한창 말을 배우고 말을 하는 이 때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잘 표현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시기 뿐만 아니라 전후로도 계속해서 격려해주고 경청, 공감해줄 때, 그리고 부모가 좋은 동화책을 자주 읽어주고 대화를 할 때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유창하고 적절하게 언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 뿐만 아니라 신앙을 형성하는 과정에도 적절한 때가 있다. 이를 신앙성장의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앙형성에 있어서 어느 시기가 결정적인 시기일까? 학자들은 회심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시기가 중년기와 청소년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나머지 시기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라고 볼 수는 없다. 사실상 모든 시기는 그때에 맞는 결정적인 신앙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가 16개월에서 24개월에 폭발하듯 발달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그 이전 시기의 돌봄과 이후 시기의 훈련이 더해질 때 공고해지는 기능인 것처럼 말이다.  영 유아기에는 건강한 신앙형성을 위해 아이가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아이는 태어나서 양육자의 돌보는 손길을 통해서 이 세상을 살아볼 만한 곳, 믿을 만한 곳으로 느끼게 된다. 먹을 것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주는 모든 사랑의 손길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교회가 하나님을 만나는 곳, 따뜻한 곳, 나를 사랑해주는 곳으로 경험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부모와의 분리를 강요하기 보다는 부모와 함께 신앙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주중의 아기학교 프로그램이나, 주말에 부모와 함께 하는 쿠킹 클래스, 체험활동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특별히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교회 안에 어린이놀이터나 카페, 어린이도서관 등의 공간이 있다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머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교회가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 주일에만 거쳐 가는 낯선 곳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오래 머물며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 제2의 가정처럼 친근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아동기는 아이들의 특성상 매우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때이다. 물론 요즘 아이들이 매우 조숙하여 5,6학년이면 이미 사춘기에 접어들어 매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동기에는 뭔가를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유능한 아이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이다. 그러나 행복하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뛰어들어야 할 많은 아동기 아이들이 오늘날 초등학교 때부터 소수의 우등생과 다수의 열등생으로 분리하는 사회풍조와 학교 현실로 인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아동기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자기 존재감, 정체성을 형성해줄 필요가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충분한 역량을 지닌 존재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도와주며 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격려를 실어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시기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앙의 열정적 참여자를 양성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가득 채워져야 할 것이다. 우선은 자꾸만 축소되어가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의 성경학교가 좀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며, 그 외에도 교회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많이 주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영 유아기에는 세상과 교회, 하나님에 대한 기본적 신뢰감과 안정감, 행복감을 형성하는 것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 아동기에는 가정과 교회에서 적극적인 신앙인으로서의 열정적인 참여를 주요한 과제로 삼아 다양한 활동들을 수행할 때 그러한 신앙의 체험들은 한 인간의 평생의 신앙생활의 특징을 형성할 것이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모든 시기가 신앙교육의 골든타임 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 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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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를 살린다] 신앙성장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ㅡ 영유아기, 아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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