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이성우 한의학박사.png
 
평소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하던 직장인 K씨(45세)가 동료들과의 회식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심장마비(心臟痲痺)로 사망하였다. 현대인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돌연사의 90%는 심장질환이며 특히 40~50대 중년층이 심장병으로 급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심장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이다. 국내에서는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급속한 증가추세로 곧 사망원인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이다. 심장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우리의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단 1초도 쉬지 않고 쉴새 없이 피를 펌프질하고 있다. 우리는 피곤하면 쉬거나 잠을 자지만 심장은 밤이나 낮이나 잠시도 쉬지 않고 성실하게 뛰고 있다. 두뇌가 멈춰도 생명은 지속될 수 있지만 심장이 멈추면 생명도 끊어진다. 심장은 1분에 약 60~80회를 뛰며 하루 평균 100,000번의 펌프운동을 한다. 이같이 심장은 ‘혈액공급’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으며 우리 몸이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산소와 영양분을 혈액을 통해 전신에 공급하도록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역동적인 기관이다. 아울러 다른 기관과는 달리 우리의 마음과 감정 등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영리한 기관이기도 하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심장병이 부쩍 증가하는 것도 알고 보면 급변하는 환경과 이에 적응하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심장병 환자들은 특히 마음을 편안하게 갖도록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에서는 心者 君主之官(심자 군주지관)이라 하여 심장을 ‘왕’이라 불렀다. 인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생명의 엔진과 같은 심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서 심장을 왕(군주)이라 부른 것이다. 심장은 바로 생명이요 왕이다. 한의학에서 심(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유형(有形)의 심으로 심장을 말하고, 또 하나는 무형(無形)의 심으로 정신, 마음을 말한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잘 다스리면 심장에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심장이 생명의 근본이 되고, 혈액순환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心者生之本 心主血脈)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한의학에서 여름은 불(火)의 기운이 왕성한 계절이다. 그리고 사람의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서 이런 여름의 불기운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심장이다. 심장은 인체에서의 양기(陽氣), 즉 따뜻한 불의 기운을 주관하는 장기이다. 심장이 주관하는 불의 기운이 지나치게 되는 경우에는 불기운이 위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머리가 무겁고 혈압이 오르고 눈이 충혈되거나 코피가 잘 나고 입안이 헐고 편도가 붓는 등의 증상과 함께 가슴 위쪽으로 열이 올라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또 신경이 예민해져서 잠도 잘 오지 않고,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몸의 아래쪽은 불의 기운을 받지 못하고 차가워져서 소화가 잘 안되고
자주 체하고 아랫배가 차가워지고 무릎과 다리가 시리거나 아프고 하체의 힘이 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은 수기(水氣)가 올라오고 화기(火氣)가 내려가야만 한다. 마치 햇빛이 내려쪼이고 나무의 줄기를 타고 수액이 빠른 속도로 오르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화기(火氣)를 내려줄 수가 있을까? 물론 정확한 진단을 받고 각자 체질에 맞는 처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약은 유형(有形)의 심은 다스릴 수가 있으나 무형(無形)의 심은 반드시 근본을 다스려야한다. 사람은 약으로만 치료되는 존재가 아니다. 영혼이 안정되고 평안을 얻어야 화(火)도 사라진다. 말씀으로 우리의 영혼이 먼저 다스림을 받아야한다. 그래야만 정신이 안정되고 심장이 정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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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心者 君主之官(심자 군주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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